▲ <여우뎐> 11일 공연의 테너 엄성화(남호 역), 소프라노 이영숙(연우 역) ⓒ 강희갑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18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시작되어 매 주말 라벨라오페라단 <가면무도회>(4.27-29), 서울오페라앙상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5.4-6),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5.19-20)와 누오바오페라단 <여우뎐>(5.11-13), 울산싱어즈오페라단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5.18-20)를 공연했고, 이번주말 코리아판아츠그룹의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5.25-27) 공연을 앞두고 있다.
앞 두 주가 민간 오페라단 중 국내외에서 가장 활발하고 영향력 있는 두 단체의 정통 오페라 향연이었다면, 누오바오페라단과 울산싱어즈오페라단의 공연은 창작 오페라의 가능성과 개선, 그리고 더 많은 우리말 번안 오페라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첫 번째는 구미호가 왜 인간이 되고 싶어했는지 그 당위성이 부족했다. 두 번째는 화려한 오케스트라 기법에 성악 선율과 가사가 가려져, 주역들이 충분히 훌륭하게 노래하고 연기하는데도 잘 주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도와 인희 노래에서 보여준 작곡가의 분명한 동기 구조와 전달력을 생각해 볼 때, 다른 부분들은 다소 의아하다. 우리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들에서 전통 5음 음계를 사용했던 것과는 달랐고, 음악스타일은 베르디 보다는 바그너에 가까웠다. 현대음악기법과 스타일로 유럽풍의 세련됨이 있었기에 오히려 이번 <여우뎐>을 잘 다듬으면 유럽에서도 잘 먹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만큼, 위 두 가지는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울산싱어즈오페라단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 2016년 공연.
바리톤 김종화(박만규 사장 역), 소프라노 김방술(노연정 사모 역) ⓒ 울산싱어즈오페라단
<여우뎐>은 2016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는 2015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각각 초연 후 몇 차례 공연되었다. 좋은 작품을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종합예술인 오페라 특성상 한 번 공연자체가 쉽지 않다. 정말로 오페라가 더 많은 한국인에게 침투하려면, 쉽고 재미있게 자주 들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왜 그 어려운 창작에는 도전하면서 제일 기초인 번역은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서양고전서, 철학서의 번역율이 낮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단계를 건너뛰면 그 깊은 의미에 도달할 수 없다. 번안해서 여러 오페라의 주요아리아만 모아 브런치 콘서트, 가족 주말 콘서트 등을 할 수 있다. 정통 오페라를 우리말로 해서 작은 공연에서 많이 불러봐야, 작곡가의 의도, 우리말 성악 발음과의 음역 충돌, 우리말 노래 만드는 방법, 관객 반응 등을 알 수 있고, 그 데이타로부터 다시 순수 우리 창작 오페라를 차분히 만들 수 있는 것 아닐까.
급하지 말자. 누군가는 실제로 대학에서 한 과목이라도 작곡과-성악과 학생들과 함께 번안 오페라 수업을 할 일이고, 누군가는 지역 곳곳 번안 아리아 브런치 콘서트를 할 일이다. 누군가는 오페라 아리아 벨소리를 만들 일이고, 누군가는 오페라 동화책을 만들 일이다. 정말로 오페라 대중화와 해외진출을 원한다면 말이다. 한국말로 된 <여우뎐>이 한국 창작 오페라를 세계에 알리고,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가 드라마 연속극처럼 한국사람 모두 아는 오페라가 되려면, 제일 쉬운 단계의 작업부터 많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바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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