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페라인협회 발기인 & 창립총회’ 에 모인 오페라인들. ⓒ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한국오페라인협회 발기인 & 창립총회’가 11월 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층 컨퍼런스홀에서 박은용((사)국제문화공연교류회 사무총장)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번 ‘한국오페라인협회’ 창립총회는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을 맞아 성악, 연출, 무대미술, 작곡, 지휘, 합창, 평론 미디어 등 오페라 관련 각 분야 종사자들의 권익보호와 복지증진을 통해 한국 오페라의 시스템화와 산업화 및 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오페라 허브를 넘어서 세계적인 오페라 공연의 메카를 만들고자 추진되었다.
이날 식순은 창립발기 취지문 낭독과 모두발언, 회원가입 및 개회선언, 정관승인 및 초대이사장 선출과 취임인사 그리고 앞으로의 폅회 사업추진에 대한 의견수렴 및 기념촬영으로 이루어졌다.
모두발언은 각 분야 연륜과 경험있는 인사 8인이 했다. 먼저 박수길(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초대 국립오페라단부터 각 시도오페라단과 주요 민간오페라단의 탄생과 주요 활동상을 간략히 짚었으며 "우리나라 역대 오페라계에 공로한 민간오페라단의 권익도 존중해주는 동시에 오페라 종사자 개인의 역할과 활동이 서로 도움을 주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승(전 한예종교수, 대구오페라축제 예술감독) "오페라공연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중요하고, 각 오페라단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오페라가 공연될 수 있는 오페라전용 극장이 시급하다. 오페라극장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운동과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대한민국 오페라 가자!“라는 구호로 발언을 마쳤다.
탁계석(음악평론가)는 준비해 온 모두발언 원고를 읽어 내려가며 열정을 보였다. "정부의 구성이 입법, 행정, 사법인데, 이것이 예술로 오면 우리가 원하는 예술행정이 되지 않는점이 문제다. 국가의 행정으로부터 예술로 오지 않는다. 방이 차가우니까 각자 아궁이를 만들어 집을 데우는 현실이고, 라보엠의 후예가 되어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행정의 전문화를 통해서 오페라인의 목마름과 차가움을 해결하는 수도꼭지를 만드는 의지의 집합, 행정의 콘트롤타워가 이번 협회로 비로소 만들어져서, 행정전문화의 출발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다짐과 축하의 인사를 했다.
박경종 성악가의 모두발언. ⓒ 문성식 기자
김종섭 대표(에듀클래식 발행인)는 "한국오페라70년사 발간을 맡은 적이 있는데, 장대한 역사에 비해 공연관련 자료가 적어서, 가담된 각 인원들을 수소문하며 자료를 모아 책을 냈다"라고 고충을 말했다. 또한 "만약 단체의 기능이 '이익'의 기능과 '압력'의 기능이 있다면, 우리 음악인을 광범위하게 대변하는 한국음악협회는 압력보다는 이익단체의 역할로만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필요한 건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주장이 서로 다르듯이, 기존 오페라단연합회와 이번 탄생하는 오페라인협회와는 기역할과 기능이 다르다고 본다. 오페라를 만드는 음악인 외에도 무대, 기술 등 다양한 역할도 포섭하는 눈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최지형 연출(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이사장)은 "많은 제도적 구조적 문제의 핵심이 우리를 대표하는 단체가 없었다는 것이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전국 약 100개 대학에 매년 2000명정도 성악 전공생이 배출되는 것으로 아는데, 어림잡아도 우리나라에 성악인구가 십만명은 될 것이다. 연극인도 연극인복지재단이 있는데, 우리는 없다. 오페라인의 고용, 건강, 산재, 출산, 육아, 노후 연금에 대한 연구가 하는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세대는 이것을 준비해도 혜택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30년후 후배들이 혜택받고 이 오페라가 즐겁고 보람되고 안정된 것이라는 환경을 남겨주고 싶다"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구유진 분장디자이너(SF메이크업 대표)는 "김자경오페라단, 서울오페라단, 한국오페라단 등 유수 오페라단과 함께 오페라쪽에서 분장일한지 30년이다. 그런데 그때 30년전 티켓값이 만원일때랑 지금 20만원일때랑 무대 뒤 우리 스텝들의 처우나 급여는 발전하지 못했다"라면서, "더 나아가 요새는 2차 경합 견적으로 최저입찰 방식이니까, 금액상 일잘하는 팀원을 데리고 올 여건이 안 된다. 오페라인협회라는 명칭에 동감한다. 오페라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협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진모 지휘자는 "사실, 관 주도 발전보다는 의지를 가진 민간예술인이 우리나라 오페라 발전을 이뤄냈다는 자부심과 감사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외국 극장에서 활동하던 젊은 후배들이 한국에 와서 3년, 5년이면 실망하고 도태되는 상황이 안타깝다. 우리 협회가 하나의 압력단체로서 문화와 관련된 정책을 정부에 제시한다든지, 오페라공연이 더 많아져서 오페라인이 자신의 장점을 다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박경종 성악가는 “저는 스스로를 잠정 은퇴가수라고 소개한다"라는 놀라운 발언으로 시작했다. "왜냐하면 2-3달에 한 작품을 해서 생계유지를 할 수 없으니까 다른 일을 더 해야한다. 내가 느낀 음악의 즐거움을 후배에게 권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만약, 정부에 음악가를 등록한다면, 음악가로 인정하는 범위를 대학졸업으로 할지, 아니면 그 이상 대학원, 유학, 혹은 유학 후 일년에 작품 2-3개를 하는 사람으로 로 쳐줄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서 "우리는 그 대학때의 동료 음악전공생이 우리 유학다녀오고 활동하는 음악가들의 관객고객으로도 모셔지지 않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증'을 만들어서 그들에게 음악을 다시 좋아하게 하고, 할인율을 책정해 우리 음악회의 관객으로 모실 수 있게 해 관객층을 확보하는 스스로의 노력을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많은 구체적인 현실과 생각을 내놓았다.
신임이사장에 선출된 김향란 이사장(국민대 교수)이 취임인사를 하고 있다. ⓒ 문성식 기자
중요한 모두발언들 후에 식순대로 진행되고, 이날 한국오페라인협회는 창립되었고, 신임 이사장에 김향란 국민대 교수가 선출되었다. 김향란 이사장은 취임인사로 "제가 한국오페라70주년기념사업회에서도 부회장이지만, 현장의 각양각색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중요한 자리, 불이익을 당하는 자리에 달려가서 의견을 내고 하면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천천히 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험과 포부를 밝혔다.
이날 총회는 이사장의 폐회 선언 및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에 민간오페라단 연합회 성격의 기존 단체로는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가 있고, 그 외 오페라 관련 단체로는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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