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오늘 열세 번째 이야기 -생황연주자 김효영과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의 파이프 ⓒ 음악오늘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음악오늘’이 오는 11월 22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생황연주자 김효영과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을 초대하여 파이프<Pipe>를 주제로 ‘열세번째 이야기’를 주최한다. 

‘음악오늘’은 역량있는 연주자와 작곡가 그리고 음악이론가와의 만남을 통해 창작곡을 위촉하고, 연주회와 세미나등을 기획해 오고 있는 비영리 단체이다. 젊은 작곡가의 발굴, 양성에 도 힘쓰고 있으며, 창작곡 뿐 아니라 기존의 작품들도 프로그램에 함께 구성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동양의 생황과 서양의 오르간이 바람과 관(Pipe)을 이용하여 음을 내는 인류의 근원적인 악기라는 공통점에서 출발했다. 발음 원리가 같은 두 악기의 같고도 다른 소리의 조합은 뛰어난 기량의 두 연주자의 연주로 새롭게 위촉된 다양한 작품들이 공연된다. 


생황연주자 김효영 ⓒ 음악오늘


생황연주자 김효영은 신비롭고 다채로운 음색을 가진 생황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연주가인 동시에, 지속적으로 생황음악을 만들고 있는 작곡가이다. 다른 악기와 타 분야와의 과감한 시도와 접목으로 전통음악에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음악가로 높이 평가 받고 있으며, 특히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넘어 현대 클래식 분야에 생황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 음악오늘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은 “차세대 최고 오르가니스트 중의 하나”(Echo Republicain, France), “당신이 지켜봐야 할 젊은 음악가”(La Marseillaise, France), “놀라운 테크닉, 감수성 그리고 재능”(ABC, Spain), 등으로 언론매체에 소개된 바 있다. 유럽, 북미를 비롯하여 남미, 아시아, 호주등 세계 각지에서 초청 을 받아 연주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작곡가 작곡가 이홍석(1964생), 최명훈 (1974생), 김지영(1976생), 양지선(1979생)의 작품이 세계초연 되며, 작곡가 배동진(1977생)의 실내악 작품이 재연으로, 작곡가 이수연(1993생)의 작품이 젊은 작곡가 위촉작으로 선정되어 세계초연 된다. 

이번 연주회는 지난 3월 ‘음악오늘’이 주최한 생황세미나의 연장선으로 연주자와 함께 기획되었으며,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공연문의 페이스북 카카오톡 '음악오늘'   010 304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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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음악오늘 열세 번째 이야기

             생황연주자 김효영과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의 파이프<Pipe>

일시 : 20181122() PM 730

장소: 경동교회

아티스트: 김효영, 신동일

프로그램 :

    *Edward Elgar Sonata No.1 in G-major Allegro Maestoso (1895)

    *이수연-생황 독주를 위한 당김을 통하여’ (2018)               *세계초연

    *김지영-생황과 오르간을 위한 산으로 오르는 배’ (2018)    *세계초연

    *이홍석-생황과 오르간을 위한 가을에 쓸쓸한 자(2018) *세계초연

    *배동진-생황, 비올라 그리고 첼로를 위한 만남’ (2018)

    *양지선-생황과 오르간을 위한 나선형 파이프‘ (2018)         *세계초연

    *최명훈-생황과 오르간을 위한 로코코-시나위’(2018)         *세계초연

티켓: 일반 2만원, 학생 1만원 (현장구입)

          장애인 복지카드 소지자 본인 및 동반1, 국가유공자 50%할인 

공연문의:

         페이스북 쪽지 또는 010 3049 0420

         카톡플러스친구 추가 및 문의

 ▶주최주관음악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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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무용단 '2014 춤이 말하다' 첫장면. 무용수들의 소지품 중,
치료 비상약이 눈에 띈다. 김설진(중앙)과 디퍼(왼쪽) ⓒ 국립현대무용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단장 안애순)이 <2014 춤이 말하다> 12월 19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춤이 말하다>는 국립현대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의 하나로, 무용 여러 장르의 대표주자들이 이야기를 하며 춤을 풀어내는 공연이다. 춤추며 겪은 에피소드, 힘든 과정, 소망, 습관들과 함께 무엇보다도 각 무용수의 대표 레퍼토리 주요대목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2014 춤이 말하다>는 발레, 스트리트 댄스, 전통춤, 현대무용의 대표 무용수들 6명의 춤과 진솔한 이야기를 두 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각 장르 춤의 서로 다름과 같음, 그들 무용수들의 개성과 고충 그리고 공통점이 춤과 ‘몸’을 쓰는 사람으로서 관통하는 하나의 과학과 종교처럼 보였다.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위에는 가방, 옷, 소품들이 널려져 있다. 6명 무용수가 들어와 자기 물건을 가방에 챙겨 담아 무대 양 끝에 앉아 무대를 지켜보는 가운데 첫 주자 발레리나 김지영의 순서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 경력으로 화려한 그녀의 몸은 작은 얼굴과 긴 팔다리로 과연 발레에 적합한 몸이란 저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했다.

▲ 발레리나 김지영은 발레리나로서의 고충과 에피소드를 소탈하고
당당하게 이야기로 들려주며 아름다운 춤무대 또한 선사했다. ⓒ 국립현대무용단


일단 발레 한 대목을 펼쳐내고 숨을 가쁘고 몰아쉬는 가운데 이야기를 시작한다.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만큼 춤에 대한 강한 인상을 준다. 어떤 설명을 할까. 이내 그녀의 소탈하고 당당한 얘기방식과 발레리나로서의 고충과 에피소드 등 맛깔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해 현대발레까지 다양한 춤을 보여줬다. 준비한 튀튀와 나풀거리는 얇은 소재 쉬폰 드레스로 금새 모습이 다양하게 바뀌며 자신을 표현한다.

다음으로 스트리트 댄서 디퍼가 등장한다. 김지영의 발레와 대비되는 경쾌하고 역동적인 리듬의 음악이 일단 시원하다. 여러 춤 장르 중 머리와 팔꿈치, 무릎의 스핀동작으로 위험함이 많이 따르는 춤을 추는 그에게 한쪽 어깨관절과 팔이 앞으로 춤을 추기에 위험할 지경이라는 김인아 교수(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의 진단 영상이 보여진다. 영국 유케이 비보이 챔피언십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우승하는 경력은 모두 그 혹사당한 몸에서 나오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직업을, 예술을 위해 유일한 도구가 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평생을 두고 건강하게 가꿔야 하는 “자신의 몸”이기 때문에 겪는 고충이 대단할 것이다. 젊은 시절은 조금 다쳐도 병원가지 않고 대수롭게 넘겼다던 디퍼는 이제는 자신의 몸을 소중히 생각해 한쪽팔꿈치에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나머지 팔과 다리로만 절충형태의 춤을 선보였다. 온전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러한 상황까지 끌어안은, 독창적인 춤의 형태가 인상적이었다.

▲ 오철주는 빨간 한복치마를 어여쁘게 받쳐 입고, 살풀이를
입장단으로 정겹고 구수하게 이야기로 펼쳐내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다음으로 오철주가 전통춤 순서로 살풀이와 승무를 선보였다. 이날 공연자 중 가장 연배가 높고 또한 순서 중 유일한 우리 전통춤이였기에 돋보였다. 마치 오늘 무용 수업 두 강좌를 듣는 것처럼 남자분이 빨강색 한복치마를 정말 예쁘게 받쳐 입고, 춤동작을 손마디부터 어깨, 얼굴, 시선, 발끝까지 하나하나 입장단을 하며 찬찬히 가르쳐주는 방식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의 설명대로 과연 제자들이 “선생님, 고와요~!!”라고 할 만 하다.

춤 강좌 사이사이 아들이 군대에 가서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도 능수능란하게 하는 등 춤이 어렵고 복잡한 먼 이야기가 아니라 옆집 아저씨가 한 장단 편안하게 선보이면서 중요한 기술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전수하는 느낌을 준다. 두 번째로 승무를 출 때는 살풀이의 여성스러움을 벗어나 어느새 높은 기백의 남성스러움이 느껴진다.

▲ 차진엽은 "내 몸과 내 상상력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다"라며
현대무용하는 심경을 전한다. ⓒ 국립현대무용단


한 사람씩 무용수가 등장해 이야기와 춤을 펼칠 때마다 “이 사람이 멋져. 제일 멋져!!”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매 순서 모두 동등하고 특색 있는 춤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현대무용가 차진엽은 "내 몸과 내 상상력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2000년대 초부터 차세대 안무가로 국내와 영국 네덜란드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한 그녀의 춤은 더욱 남성적이고 파워풀한 동작을 쟁취하려고 애써왔다는 그녀의 설명대로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우위”임이 춤과 신비로운 분위기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춤을 추고, 하루를 마무리 할 때 와인을 마시며 자신이 직접 만든 아로마 초의 향을 맡으며 즐거운 상상으로 몸의 피로보다는 정신적 피로를 푼다고 한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팔부터 시작해 머리, 가슴, 다리 온몸으로 원을 그리며 다시 춤으로 이어진다. 춤에 파워가 있고 상상력이 있다. 영혼을 움직이는 것 같은 춤이다.

다음으로 발레리노 김용걸이다. 한 마리의 흑마와도 같았다던 젊은 시절 못지않은 현재의 아름다움과 박력에 이날 그 어느 무용수보다도 가장 박수를 많이 받았다. 검정색 타이즈에서 흘러나오는 남성 신체의 아름다움과 힘, 그것과 함께 박력 있고 아름다운 무용이 정말 '참' 무용수다운 기량과 기교,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과연 국가 무용수 맞구나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끔 해주었다.

그가 뜬금없이 "발레는 참 재수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해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서양인 같은 특정 몸에게 맞는 발레를 한국인으로서 해내야 하는 고충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는 무용수의 나이 한계가 예전에는 30대만 되면 은퇴였는데, 요새는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자신이 몸담았던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경우 40세가 넘어야 정년퇴직을 할 정도로 수명이 연장되었다는 얘기도 들려주었다. 지금도 하루일과의 오전 시작에 스스로의 테스트를 <돈키호테> 중 바질 솔로로 날마다 하려고 노력한다는 모습에서 영원한 무용수이기를 바라고 실제로도 그러한 멋진 한 무용수를 느낄 수 있었다.

▲ 젊은시절의 흑마같은 모습이 지금도 여전한 김용걸은
박력있고 정확한 동작으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국립현대무용단


마지막으로 "좀 작죠~"라며 김설진이 뒷모습으로 등장했다. 자신이 몸담았던 독일무용단 시절의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 단장이 수면제를 먹이고 가수면 상태의 춤을 다시 재연하라고 해서 춤을 추던 시절의 이야기, 그 과정에서 실제로 몸 안의 소장에 작은 구멍이 나 있던 것을 모르고 춤을 추다 응급실에 가게 되었던 상황 등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는 현재도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일반인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독일 현대무용의 심오하고 정신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스타일 중에서도 그의 춤은 삶의 고통과 슬픔 등 어두운 면을 절절히 그리고 얼굴 가득 드러낸다. 뭉크의 그림 <비명>을 연상시키게 갖가지 괴로움의 표정은 정말 그가 요즘 춤에서 추구하는 ‘질감’, 인생의 질곡과 공간의 여러 가능성으로 몸의 형태와 속도로 표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는 표정이 얼굴에서 팔로, 배로, 점차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보는 사람도 함께 울고 싶게 만드는 공감력을 가진다.

마지막에는 출연진이 순서대로 한명씩 등장해 에필로그처럼 한 마디씩 말한다. 소망, 핸디캡, 일상이야기 등을 짧게 말하면, 바로 다음 타자가 등장해 자신의 말을 이어가는 식으로 이내 무대에 여섯 명 출연진의 말소리로 가득하다. 각 장르 춤추는 여섯 명의 공통점은 춤을 정말 좋아하고 그것으로 말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 각 분야의 탑 레벨 선수들이었기에 말도 그만큼 잘하더라는 것이다. 춤을 말하다, 그냥 춤을 볼 때보다 그들의 입을 통해 듣고 나니 더욱 흥미로워지고 더욱 멋진 장르임을, 나도 춤추고 싶을 정도다.

공연이 끝나고 벽면 영상에 김인아 교수와 여섯 명 무용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상담한 후, 모두들 의사에게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상담을 마무리하는 장면에서는 안정감과 고마움이 함께 느껴진다. 춤과 자신을 말하고, 자신의 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알게 되고, 늘 내 자신이면서도 내가 나의 실현을 위해, 직업을 위해, 청중을 위해, 혹사해야만 하는 ‘나의 몸’. 그들, 무용수의 몸은 우리 모두의 예술 자산이므로, 소중히 관리하는 그들에게 우리 모두 감사하며 또한 앞으로도 꼭 잘 관리하시길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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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 '돈키호테'에서 고난도 동작을 막힘없이 펼쳐보이는 이은원(왼쪽)과 이재우. ⓒ 문성식


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 <돈키호테>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공연되었다.

발레 <돈키호테>는 몇 안 되는 희극발레로 정열적인 스페인 춤과 시원하고 경쾌한 음악, 다채로운 군무와 주인공들의 화려하고 테크닉 높은 독무 그리고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럽고 고집스러운 성격을 통한 세상에 대한 풍자 등이 특징적인 작품이다.

작년까지 국립발레단 부예술 감독을 지낸 문병남은 세계 여러 발레단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재 안무되는 발레 <돈키호테>를 국립발레단 버전으로 다시 만들었다. 3막의 원작을 2막3장으로 줄이고 바질리오의 친구 '무자초'를 추가해 유쾌하고 밝은 인물로 살려냈고, 돈키호테의 상상 속 인물인 '둘치네아'를 직접 출연시켜 생동감을 만들었다.

전막 '해설이 있는 발레'로 2013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성공적으로 공연된 바 있는 국립발레단 <돈키호테>는 이번에 오페라극장의 큰 무대에서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1막이 시작되면 커다란 환상 속의 시계모양이 장막에 보이는 돈키호테의 서재다. 아름다운 서주가 흐르는 가운데 돈키호테는 그의 하인 산초 판자와 함께 환상 속의 여인 둘치네아를 찾아 큐피트 요정의 도움으로 먼 길을 떠난다.

돈키호테가 주인공이지만 액자식 구성으로 그가 여정에 만난 키테리아와 바질리오라는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주요 줄거리다. 스페인 광장에 젊은이들이 춤추고, 말괄량이 키테리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다니며 매력을 뽐낸다.

보통 난이도 있는 기술은 막이 무르익어가면서 선보이게 되는데 <돈키호테>에서는 1막 초반부터 작품 끝날 때까지 여느 발레들보다 독무와 듀엣의 양이 많고, 그 난이도도 높다. 특히 문병남 안무는 1막 시작부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스페인 리듬을 살려 '빨리빨리' 한 박자 안에 두 스텝씩 넣어서 다소 빠른 템포감으로 이은원 이재우 두 주역 무용수가 무척 바빠 보였다.

하지만 정열의 빨강 옷을 입은 젊은 주인공 커플은 산뜻하고 경쾌하게 스텝을 이어나가며 파드되를 선보인다. 27일 공연에서 이은원은 중학교 시절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그랑프리 수상 이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돈키호테>는 자신이 있다는 듯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고난이도 연기를 선보였다. 1막의 20회전 푸에테를 아주 쉽게 선보이고, 계속해서 경쾌한 스텝을 펼쳐 보이며 작품 내내 활약이 대단하다.

▲ 돈키호테에서는 정열의 스페인 춤과 음악이 인상적이다. 투우사 에스파다 역의 이영철(가운데). ⓒ 문성식


바질리오 역 이재우 역시 키테리아를 잘 받쳐주며 우아한 동작을 펼치는데 특히 한 손으로 이은원을 번쩍 높이 지탱하는 난이도 동작에서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투우사 에스파다 역의 이영철이 펄럭이는 빨강 망토의 스페인 춤도 인상적이다. 키테리아의 아빠 로렌조는 딸을 돈 많은 귀족 카마쵸에게 결혼시키려 하고, 돈키호테의 도움으로 두 젊은 남녀는 도망친다.

작곡가 루드비히 밍쿠스(1827~1907)의 음악은 흔히 알지 못했지만, 훌륭한 작곡가가 많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2막 도입에서도 우리를 아름다운 발레의 세계로 인도했다. 음악은 우아하고 느리다. 어두컴컴하고 스산한 집시촌에 도착한 주인공 커플은 검정과 보라색 의상 속에 우아한 춤을 선보인다.

1막과 2막 2장에서 투우사 에스파다의 파트너 메르세데스 역을 선보인 신혜진은 2막 1장에서는 거리의 무희 역으로 격정적인 춤을 선보인다. 에로틱함과 장렬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 무용수와 춤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나풀거리면서 둥근 어깨부분이 살짝 드러나는 흰 블라우스와 빨간 긴 치마를 입고, 머리는 길게 풀어헤치고 두건을 쓴 집시 여인의 외로움과 과 거리의 삶을 표현하는 춤이 무척 인상적이다.

▲ 돈키호테 역의 이수희(가운데)와 산초 판자 역의 김경식. ⓒ 문성식


로렌조가 집시촌에 쫓아와 카마쵸와 결혼시키려 키테리아를 데려간다. 집시들과 함께 인형극을 보 던 돈키호테는 내용에 화를 내면서 인형극을 중단시킨다. 강한 바람에 풍차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그것이 거인인 줄 알고 공격하다가 정신을 잃는다. 돈키호테는 작품 내내 춤을 추지 않고 마임과 같은 동작을 펼치는 것이 특징인데, 돈키호테 역 이수희는 4일 공연 내내 극의 상징이 되는 돈키호테 역으로 작품의 큰 틀을 잘 유지해 주었다.

키테리아가 환상의 여인 둘치네아로 변해, 큐피트와 숲의 여왕과 춤을 춘다. 신승원도 귀여운 요정 큐피트 역을 자연스럽게 잘 소화하며 극의 흐름을 잘 진행했다. 2막 2장, 정신을 되찾은 돈키호테는 키테리아와 카마초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인공 젊은 남녀가 진정한 사랑을 찾도록 돕는다. 바질리오가 가짜 자살소동을 벌이고 결국 로렌조의 허락을 받아 바질리오와 키테리아가 결혼하게 된다. 돈키호테는 모두의 배웅 속에 다시 먼 여정을 떠난다.

성대한 결혼파티의 군무와 다시 투우사 에스파다와 메르세데스의 화려한 춤, 투우사들의 춤, 그리고 무엇보다도 키테리아의 32회전 푸에테와 바질리오의 수차례의 회전동작과 두엔데가 대미를 장식한다. 막힘없이 정확하고 화려한 이은원 이재우 두 주역의 기술에 감탄과 박수세례가 절로 나오고 특히 그랑 파드되에서 바질리오가 옆으로 길게 누운 자세의 키테리아를 높이 들어 올렸다가 2회전 해 무릎 높이에서 재빠르게 다시 잡는 동작은 원래 버전의 안무에는 없는 고난이도 동작이다.

한편, 워싱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생활을 마치고 2년 만에 국리발레단 객원수석으로 돌아와 이번 <돈키호테>의 바질리오를 선보인 김현웅 역시 이전 그대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안겨주었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이번 작품 이후 달콤한 휴식기를 가진다. 부디 안정과 재충전으로 하반기에 더욱 힘차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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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리노 이재우가 '백조의 호수'에서 악마 로트바르트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두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주역무용수로 승급됐다. 사진은 로트바르트 역, 옆은 오데트 역의 박슬기.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공연되었다.

“발레는 몰라도 <백조의 호수>는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다. 국립발레단의 이번 <백조의 호수>는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와 궁정의 왈츠군무, 2막 각 나라 공주의 춤이 보강된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고전 프티파 버전의 <백조의 호수>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역시 <백조의 호수>를 이끄는 것은 우선은 음악이었다. 무대와 춤, 극의 전개 모두가 중요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끊임없이 흘러넘치는 아름답고 절절한 ‘멜로디’가 때론 웅장하고 품격 있게, 때론 애절하고 아름답다. 12일 토요일 오후 2시 공연에서 지휘자 박영철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서주와 반주는 안정되고 기품 있게 무대를 시작했다.

1막 1장은 지그프리트 왕자 성인식의 화려한 궁중연회 장면이다. 호화로운 금색왕관 문양이 커튼형태로 무대 가운데 한가득 드리워져 있고, 네 명 나팔수가 긴 나팔로 왕자의 등장을 알리자 흰 색 의상의 지그프리트 왕자(이영철)가 큰 점프로 등장한다. 디귿(ㄷ)자, 대각선, 방사선 대열로 귀족들의 다양한 군무와 광대의 익살스런 회전동작과 점프가 차이코프스키의 고풍스런 음악의 부드러운 울림과 함께 보고 듣는 재미를 준다.

왕자에게 기사(knight) 작위가 수여되고 그 증표로 왕자는 칼을 받는다. 두 명의 소녀가 왕자를 축하하는 ‘축배의 춤’을 추는 파드트루아에서 신승원, 박슬기, 이영철 왕자 세 명의 훌륭한 호흡이 좋았다. 연회 후 혼자 남은 왕자는 고뇌의 춤을 춘다.


▲ 1막 파드투아의 정지영(왼쪽)과 이영철, 김리회(오른쪽).


푸른 조명으로 바뀌며 왕자는 어둠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그는 악마 ‘로트바르트’인데, 안무가 그리가로비치는 흑조가 백조 내면의 모습이듯, 악마를 왕자의 또 다른 내면으로 표현했다. 유명한 ‘백조의 호수’ 테마가 들리며 로트바르트(이재우)와 왕자의 2인무가 시작된다. 악마가 왕자 뒤에 서서 같은 동작을 하는데, 이재우의 로트바르트 역은 두 팔로 카리스마 있게 왕자를 뒤에서 잡아당기는 모습으로 정말로 왕자를 지배하는 느낌을 준다.

1막 2장, 백조의 호숫가이다. 왕자는 악마에 이끌려 호숫가에 다다르고, 그곳엔 마법에 걸린 백조 여인들이 갇혀있다. 오데트 공주(김리회)가 호숫가에서 아름다운 날개짓을 하며 등장하고, 왕자와의 2인무가 아름답다. 24마리 순백의 백조들이 갖가지 직선과 원형 사선 등 다채로운 대열로 손과 발을 뻗으며 우아한 동작을 펼친다. 유독 <백조의 호수>는 손과 발을 날개짓처럼 뻗는 동작이 많은데, 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백조가 호숫가에 있는 모습을 세밀히 관찰해 발레동작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백조들의 군무가 장관이다. 황홀하고 고귀한 느낌까지 주며 백조가 12마리씩 무대 양 끝에 12마리씩 길게 일렬로 서고, 그 속에서 왕자와 오데트 공주의 애틋한 2인무가 이어진다. 오데트가 자신은 마법에 걸려 낮엔 백조이고 밤엔 사람이 되는데, 이 저주에서 풀리려면 영원한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날개짓하며 하소연하는 장면에서는 바이올린 독주 선율과 함께 무척 잔잔하고 고귀하다. 김리회는 한 마리의 백조처럼 우아한 동작을 펼쳐내며 박수를 받았다.

<백조의 호수>에서 또 한가지 유명한 부분이 백조 네 마리의 4인무(전효정, 신승원, 정혜란, 안효진)인데, 서로 맞잡은 손과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하나된 동작으로 브라보를 받았다. 이어서 키 큰 세 마리 백조의 시원시원한 3인무(정지영, 김지영, 한나래)도 좋았다. 오데트의 마지막 날개짓이 이어지고, 백조들은 왕자를 원형으로 에워싸고 왕자는 혼란을 느낀다. 날이 밝아 오데트는 백조로 변하고, 왕자는 손가락 두 개를 모아 위로 뻗으며 사랑을 맹세하고, 악마는 여전히 마법의 창 안에서 이들에 대한 마법을 펼치며 1막은 끝난다.
 

▲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백조의 호수'는 2막 1장에 광대(이영도)의 36회전이 등장한다.


2막 1장은 다시 왕궁 무도회이다. 광대(김경식)의 36회전동작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고, 원래 버전에 러시아 공주까지 추가되어 헝가리(김성은), 러시아(한나래), 스페인(박나리), 나폴리(정지영), 폴란드(정혜란) 5국 공주 각각의 개성 다른 독무가 보는 재미를 더하며 지그프리트 왕자에게 매력을 뽐낸다. 보통 군무 부분은 자칫 잘못하면 단조로워질 수 있는데,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백조의 호수>에서는 다양한 동작과 리듬감으로 지루하거나 반대로 복잡하지 않고, 다양하고 흥미롭게 진행되어 좋았다.

5국 공주가 다 함께 지그프리트와 춤을 추지만 그는 오로지 오데트 생각뿐이다. 이때, 팡파르 소리 후 ‘백조의 호수’ 테마가 기괴하게 변형되어 긴박하게 들리며, 악마와 그의 딸 오딜(김리회)이 날렵하게 등장한다. 오딜의 날개짓은 오데트와 닮아 있지만 악마적인 느낌이 마지막 손을 날렵하게 펼치는 동작과 표정에 나타난다. 왕자와 오딜의 듀엣 뒤에는 악마가 항상 이들을 지배하고 있고 왕자는 결국 오딜에게 현혹된다.

악마의 독무에서 이재우는 195cm라는 큰 키와 체구가 오히려 멋져 보일 정도로 무대를 누비면서 24회전 동작을 펼쳤고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브라보를 외쳤다. 보통 190cm이상의 큰 키로 날렵하고 정확하게 힘들 텐데, 이재우는 음악의 흐름에 대한 파악과 리듬감, 타이밍 감각이 좋아서, 특히 악마 로트바르트의 강렬한 손동작 지점을 음악의 강박 시작에 정확히 일치시키며 더욱 악마의 카리스마를 강하게 발산시켰다.

흑조 오딜과 왕자의 듀엣은 오데트와의 듀엣과는 또 다른 기교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영철은 자신의 짝을 찾아 상기된 왕자의 표정으로 큰 점프와 턴 동작을 선보였고, 이어 김리회는 빠르면서도 자연스러운 32회전으로 박수를 받았다. 왕자는 결국 오딜과의 결혼을 공표하고 무대는 어두워진다. 오데트의 환영이 나타나고 왕자는 속죄하기 위해 호숫가로 떠난다.

▲ 2막 2장 호숫가장면은 24마리 백조군무와 오데트(박슬기)와 지그프리트(이영철)의 듀엣이 아름답다.


2막 2장 호숫가 장면은 여러 대형의 우아한 백조 군무와 오데트의 독무가 다시 한번 일품이다. 왕자의 사랑을 놓쳤음에도 백조들만의 고귀한 세계가 따로 있는 듯, 혹은 마지막의 해피엔딩을 암시하듯 평화롭고 아름답다. 악마가 등장하고 고난의 장면들이 지나가지만 결국 주제선율이 장대하게 장조로 펼쳐지고, 악마의 저주를 오데트가 온몸으로 막아내고 왕자의 사랑의 맹세로 저주는 풀린다. 사랑의 힘이 악마를 쓰러뜨린다.

올해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은 한가지 특별하고도 기쁜 이벤트가 함께 했다. 11일 공연 후 커튼콜에서 무대에 올라온 강수진 단장이 이날 로트바르트 역을 맡은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이재우를 수석무용수로 전격 승급 발표를 한 것이다. 이날은 이재우가 로트바르트가 아닌 지그프리트 왕자 역을 선보였다.

그녀는 “이재우가 이번에 로트바르트와 지그프리트 두 상반된 캐릭터를 아주 잘 소화해냈다"며 ”요즘 콩쿨 준비로 짧은 시간에도 지그프리트 왕자 역까지 잘 준비했다. 그는 늘 한결같은 모습이다“며 승급 이유를 밝혔다. 이 깜짝발표에 강수진 단장 옆에 선 이재우는 눈물을 훔쳤고, 관객들은 그 모습에 뭉클해 하며 브라보를 외치면서 자기일처럼 기뻐했다.

이재우는 195cm의 국내 최장신 발레리노로 큰 키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테크닉과 연기력을 구사하는 무용수이다. 입단 전부터 객원으로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로트바르트 역과 <호두까기 인형> 드로셀마이어 역으로 실력을 보여줬으며, 2011년 <호두까기 인형>왕자 역으로 주역 데뷔했다. 2013년 <라 바야데르> 초연 시,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눈에 띄어 라자 역을 선보였으며, 그 해 7월 <차이콥스키: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인천 공연에서 차이콥스키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성숙한 연기로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편,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4월 18일과 19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도 공연된다. 이어 차기공연으로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돈키호테>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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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13일 15일 공연 감자티 역의 이은원과
솔로르 역의 이동훈. 각자 완벽한 기량과 호흡으로 2인무를 선보였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월 13일부터 16일까지 공연되었다.

2014년 올해 국립발레단 제7대 예술감독으로 강수진이 부임한 이래 첫 작품으로 <라 바야데르>를 올리게 되었다. 2013년 국립발레단이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과 다르게 국립만의 특성을 살려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작이었으며, 공연의 흥행과 더불어 입소문으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으로 손꼽혔던 이유이다.

이번 <라 바야데르>는  4일동안 5회 공연으로, 니키아에 김지영, 김리회, 박슬기, 이은원, 솔로르에 이동훈, 정영재, 이영철, 김기완, 감자티에 이은원, 신승원, 박슬기로, 작년보다도 더욱 다양한 주역 무용수의 캐스팅으로 매 공연마다 같은 캐릭터의 다른 색깔을 느낄 수 있었다.

3월 12일 프레스리허설에서 본 이번 <라 바야데르>는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더욱 이야기전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음악의 깊이나 무용수들의 춤과 연기가 농익은 모습이었다. 또한, 국립발레단 최초로 여성지휘자 주디스 얀이 지휘를 맡았는데, 1막 전주에서부터 오케스트라가 평소에 비해 확연히 풍성하고 안정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막에서 이동훈의 솔로르는 더욱 늠름해졌으며, 김지영의 니키아는 말할 것 없이 순수하면서도 김지영 특유의 세련미를 잃지 않는 점이 좋았다. 이영철의 브라만은 더욱 인간적인 모습이 되었으며, 이은원의 감자티는 더욱 사랑스럽고도 카리스마 있어졌다. 이동훈 솔로르와 이은원 감자티의 만남 장면은 사랑스러운 동작과 춤사위가 한편의 아름다운 그림 같았다. 그리고 국왕 역의 이재우는 왕으로서의 근엄함이 더욱 자연스러워졌다.

▲ 13일, 15일 공연에서 니키아를 맡은 김지영.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면서도 순수함으로 니키아를 표현했다.


2막 솔로르와 감자티의 약혼을 축하하는 호화로운 연회는 각종 군무와 금색신상의 이국적인 춤이 보는 재미를 더하였다.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음악인데, 금색신상의 웅장함은 강박을 잘 강조하고, 다음 물항아리 소녀의 춤은 경쾌한 바이올린의 트릴과 실로폰 소리가 익살스럽게, 노예들의 남녀3인무와 북춤은 박력 있게, 여성4인무는 우아하게, 음악이 웅장하면서도 경쾌하고 또한 단정하게, 한마디로 춤을 잘 출수 있게 너무나도 잘 받쳐주고 있었다.

이어진 감자티와 솔로르의 2인무에서 이동훈과 이은원은 언제나 그랬듯 잘 어울리는 아름답고도 완벽한 호흡과 우아한 춤사위를 펼쳤다. 이동훈의 공간을 휘도는 완벽하고 높은 점프는 단연 최고였으며, 이은원의 회전동작과 손동작 역시 우아하고 기품이 있었다.

김지영은 첼로의 처연한 선율과 함께 처절한 슬픔이 묻어나올 것 같은 표정과 동작으로 두 약혼자 때문에 슬픔에 빠진 니키아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결국 니키아는 자신의 사랑을 굽히지 않다가 감자티의 계략으로 전달받은 꽃바구니 사이에 담겨있던 독사에 물려 죽게 되고, 슬픔에 찬 솔로르는 연회장을 떠난다. 

3막 시작, 푸른 조명 아래 솔로르는 더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있다. 32명 망령들의 춤이 <라 바야데르>의 백미인데, 이날 공연 역시 느린 템포로 하나씩 무대에 등장하며 점차 32명 모두 무대에 가득차 사랑의 망령들이 우아한 동작을 보여주었다. 그 망령 속에서 니키아가 등장한다. 푸른 조명과 흰색 군무진 속에 김지영과 이동훈의 2인무는 우아하고도 슬픔에 잠겨 있다. 긴 흰색 띠를 마주 잡고 니키아는 사랑과 슬픔을 표현한다. 3막에도 이동훈의 높은 점프 동작이 긴 여운을 남기며 마지막은 둘의 듀엣으로 솔로르가 멀리 니키아를 그리며 끝난다.

▲ 3막은 '발레 블랑' 중 가장 큰 규모로 32명 무용수가 흰색 튀튀를 입고
아름답고 서정적인 춤을 선보인다.


공연 마지막날인 16일 공연의 니키아는 이은원, 솔로르에 김기완, 감자티에 박슬기, 브라만은 이영철, 황금신상에 이동훈이었다. 앞 날 공연에서 감자티를 맡았던 이은원은 순수하지만 강인하게 사랑을 지키는 여인의 모습으로 니키아를 잘 그려내었다. 박슬기의 감자티는 이은원의 앞선공연의 감자티가 성숙하고 세련된 여왕의 이미지가 있었다면, 박슬기는 깜찍하고 야무진 공주같은 느낌을 주었다. 김기완의 솔로르는 1막에서보다 2막, 3막으로 가면서 푸른 조명과 사랑의 표현을 깊이하는 대목으로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면이 있었다.

또한 16일 공연 전체적인 관객의 호응도는 좋았으며, 발레 무용수들의 멋진 동작에는 어김없이 브라보와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2막 궁정 연회장면에서 박슬기와 김기완은 각각 깔끔하고 시원한 턴 동작으로, 이은원 역시 3막에서 완벽한 턴 동작을 보여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동훈의 황금신상은 등장만으로도 환호를 받았다. 

새로운 단장과 새로운 출발, 첫 작품으로 성공적인 2014년 항해의 시작을 알린 국립발레단의 올 한해, 기대된다.

 *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 인터뷰


▲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해가 바뀌어도, 단장님이 바뀌어도 무용수들의 매일은 똑같다. 연습하고, 공연하고, 몸 관리하고, 또 연습한다. 몸을 쓰는 일이라 하루만 쉬어도 몸이 안다. <라 바야데르>의 프레스리허설이 끝나고, 짧은 휴식시간을 틈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을 만나보았다. 

오랜만입니다. 이번 작품소개와 배역설명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은원입니다. 이번 <라 바야데르>에서 감자티와 니키아 역을 맡았구요. <라 바야데르>는 클래식 발레 중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인데요. 3막 ‘망령들의 춤’에서는 흰색 튀튀를 입은 32명 군무의 아름다운 ‘발레 블랑’을 볼 수 있습니다. ‘발레 블랑’이란 흰색 튀튀를 입고 서정적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발레를 말하는데요. <지젤>이 그 대표적 예죠. 

이번 작품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이라면?

-1,2막은 인도풍의 볼거리와 주역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을 볼 수 있고요. 1막은 특히 감자티와 니키아의 팽팽한 경쟁구도, 2막은 황금신상이 온몸에 금색칠을 한 부분이 볼거리예요. 여러 주역 무용수마다 표현하는 방식이나 드라마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점들 눈여겨보면 재밌을 겁니다. 3막 망령들의 춤의 32명 군무의 '발레블랑'은 당연히 하이라이트죠.

니키아와 감자티 두 역할을 동시에 맡으셨죠? 본인에게 어떤 캐릭터가 더 맞는지.

-니키아는 인도의 무희로서 순결하고 고귀한 여성이고요. 감자티 역시 우아하지만 강인하고 절대로 지지 않는 여성입니다. 니키아를 출 때 더 마음이 편해요. 감자티는 테크닉적인 면도 강해서 힘든 면도 있는데, 제가 감자티를 할 때는 니키아 역이 발레 대선배이신 김지영 언니잖아요. 솔직히 더 많이 긴장이 되죠. 그래서 저 혼자 니키아 할 때가 좀 더 편한 거 같아요. 너무 솔직했나?(웃음)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호두까기 인형을 국립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이 하는 것을 어릴 때 봤는데요. 제 또래의 친구들이 예쁜 옷을 입고 아름다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완전히 반했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발레하다가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나요?

-사람이니까 다 좋을 순 없잖아요. 마음 안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라 밖으로 표출하는 성격이라 한번 잠자고 나면 다 잊어버려요. 또 스트레칭이나 요가동작, 마사지로 근육이나 몸에 무리가지 않도록 컨디션 관리도 하구요.

본인이 맡았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의 배역은?

-작년에 롤랑프티의 밤을 했어요. 그때 했던 <아를르의 여인> 비베트 역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프레데릭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여인이잖아요. 클래식 발레와는 또다른 롤랑프티만의 모던 발레가 배울게 많고 그래서 그 여운이 아직까지 남는거 같아요.

2014년의 계획은? 

-제가 스스로 책임질 나이가 됐잖나요(이은원 1991년생). 올해 국립에서 주어지는 역할 잘 맡으면서 무용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몸 관리, 몸 다치지 않게 잘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늘 그렇지만, 목표라면 목표일까요?(웃음)”

잠시의 휴식을 빼앗은 것은 아닌지. 인터뷰는 또 그다음 연습일정으로 아주 짧게 마무리되었다. 분명히 그녀에게 물어볼 말이 많았을텐데, 아쉽다. 다음에는 더욱 인간적인, 진솔한 이은원씨의 면모를 밝혀내야지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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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차이콥스키의 우울한 최후

발레 2013.06.27 13:40 Posted by 이화미디어
▲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국립발레단 연습실 현장 공개 동영상
(1막 백조 첫번째 장면)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기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뭐냐고 묻는다면 맨 먼저 차이콥스키의 첼로협주곡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이 두 곡을 말할 것이다. 이렇게 베스트곡들을 밝히고 나면 어떤 이들은 내 성격까지 대략 파악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토록 좋아하는 곡들을 작곡한 작곡가들,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작곡한 슈베르트는 성병인 매독으로 죽었고 로코코 바리에이션을 작곡한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동성애를 비관하여 음독자살하였다는 유력한 설이 있다는 사실은 2009년 국립발레단이 초연한 '차이콥스키: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를 보고서야 알았었다.


최소한 차이콥스키가 비소를 복용하여 음독자살을 한 게 아니라 이전에 알려진대로 콜레라로 죽었다고 할지라도 그가 동성애자였다는 사실만큼은 이제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는 공공연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한다.


보리스 에이프만의 안무로 국립발레단이 2009 9월 10일 초연한 발레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는 당시 블라디미르 말라코프가 직접 내한공연을 벌여 화제를 모았는데 2010년 2월 재 공연에 이어 이번에 다시 제3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일환으로 6월 28일 금요일부터 30일 일요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상연된다.


'차이콥스키: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는 차이코프스키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그리고 있다. 막이 오르면 차이콥스키가 병상에 누워 있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마지막 장면은 결국 그가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무대 위의 모든 장면들은 결국 차이콥스키가 생을 마감하기 전 병상에서의 비몽사몽인지 모를 환영 속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회상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차이콥스키의 꿈 속에선 자신이 작곡한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의 주요 장면들이 나오는데 흑조들의 군무가 나오는 장면에선 괴롭힘을 당하다가 백조들의 등장으로 다시 평온함을 되찾기도 한다. 이어서 호두까기 인형의 드로셀마이어가 나타나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하는데 호두까기 인형은 다시 왕자로 변신해 차이콥스키를 유혹한다. 차이콥스키는 이러한 동성애의 유혹을 결코 거부하지 못한다.


또한 그의 환영 속에는 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던 두 여인들이 등장한다. 하나는 그에게 작곡에 필요한 물질적 지원을 꾸준히 해주었던 폰맥 부인, 또 하나는 그가 동성애자임을 숨기기 위한 방편으로 피치못한 결혼식을 올린 밀류코바다.

 

거짓된 결혼은 결국 서로에게 비극이 될 뿐, 차이코프스키는 술과 도박에 빠져들고 밀류코바는 다른 남자들과 바람을 피운다. 결국 유일한 후원자인 폰맥 부인도 차이콥스키와의 교류를 끊게 되고 밀류코바도 미쳐버리게 된다. 마침내 차이콥스키 스스로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게 된 것이다.


'차이콥스키: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는 사실 차이콥스키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빼고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의 모든 고통과 방황의 뿌리는 그가 동성애자라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호두까기 인형의 왕자의 유혹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의 남다른 성정체성을 결코 숨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거짓결혼으로 그것을 위장하고 덮어야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의 입지를 한없이 좁게 만들고, 결국 정신적 고통으로 말미암아 술과 도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까지 몰아갔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발레 작곡가로 유명한 차이콥스키의 또다른 주옥같은 작품들, 교향곡 5번과 6번, 그리고 이탈리아 기상곡 등 3곡의 작품들을 잘 엮은 데다 그가 만든 대표적인 발레 작품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등의 장면을 넣어 차이코프스키 그 자신의 일대기를 꾸몄다는 것.


무대나 의상은 필요없는 군더더기를 최소화하면서 간결하고 현대적으로 꾸며져 세련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데렐라'가 요정과 신데렐라, 계모 등을 통해 상당히 여성적인 매력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차이콥스키'는 주연 차이콥스키와 분신이 주된 역할을 하여 남자 무용수들의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국립발레단 발레 '차이콥스키: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는 보리스 에이프만 안무로 차이콥스키 역에 이동훈 이영철, 차이콥스키 분신 역에 정영재 박기현, 차이콥스키 부인 밀류코바 역에 김지영 박슬기, 폰 멕 부인 역에 이은원 유난희, 왕자 역에 배민순 이영도, 소녀 역에 김리회 신승원이 맡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6월 28일(금)부터 30일(일)까지 공연한다. 금요일은 7시 반, 토요일은 오후 2시와 7시, 일요일은 오후 2시.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B석 2만원, C석 5천원.

ewha-med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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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국립발레단 연습실 현장 공개 동영상
(1막 첫번째 장면)

▲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국립발레단 연습실 현장 공개 동영상
(젊은 남자, 소녀 장면)

▲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국립발레단 연습실 현장 공개 동영상
(2막 카지노 장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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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넝쿨 안무, 무용-권병준 음악 '파이팅 룸'. 삶이라는 주제를 
실시간 음악과 역동감 있는 춤으로 표현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13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팀의 공연이 있었다.

'한팩 솔로이스트'는 국내외 활발한 활동 중의 능력 있는 무용가와 안무가가 함께 선보이는 무대로 올해는 총 7팀의 안무가-무용가 팀이 공연을 펼친다. 5월 31일부터 이틀간의 첫 번째 팀 공연에는 밝넝쿨-권병준, 김지영-김보람, 김혜림-김재덕, 김성용-지슬라 로샤 팀이 짝을 이루어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의 다양하고 신선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이날 작품의 주제는 인생과 춤, 혼돈, 선택, 엄마와 아들 등으로 ‘인생’의 여정과 고난 갈림길,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의문을 소재로 한 것들이었다. 각기 특징 있는 소재와 안무,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1인 무용수들의 수준 있는 몸동작으로 집중감 있는 무대공간이 되었다.

첫 번째 작품 '파이팅 룸(Fighting Room)'은 차세대 안무가 밝넝쿨의 안무와 춤에 사운드아티스트 권병준의 음악이 결합된 작품이다. 우선 음악을 맡은 권병준이 무대 왼쪽 위에서 실시간으로 음악을 넣어주어 현장감이 좋았다. 여기에 역동감 있고 에너지 넘치는 밝넝쿨의 힘찬 몸짓이 주제를 잘 표현했다. 매 순간 삶이라는 거대한 방 안에 ‘살아있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 미세한 차이가 주는 의미를 자신의 ‘춤 인생’으로 느끼며 표현했다.

삶이라는 것은 참 버겁다. 존재하게 되어서 그것을 내가 진행시키는 것, 그리고 멈추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는 그것을 안무가이자 무용수 밝넝쿨은 보여주고 있었다. 무대에 등장해 “여러분, 여러분“을 20여 번 외치며 관객을 불러 깨우더니, 음악에 맞춰 소용돌이치듯 웨이브 섞인 몸동작을 한다. 다양한 운동과 스포츠, 무술, 노동, 놀이 동작을 펼친다. “I love Music, I love my threat, I love Audience, I love this theater, I love music, I love Dance". 그의 마지막 외침이 그가 사랑하는 인생과 춤, 그리고 다시 한번 분투하고픈 의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 김지영 무용-김보람 안무 ‘혼돈의 시작'. 발레무용수와 
자유분방한 안무가의 결합이 의외로 안정적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김지영 무용, 김보람 안무의 ‘혼돈의 시작(Chaos Begins)'이다.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이 특징인 안무가 김보람과 우아한 자태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의 결합이 의외로 안정적이었다. 안무가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사회로부터 혼돈되어지는 것‘ 보다는 ’스스로 우리 혼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평소 김보람 안무가가 양보하지 않는 두 가지- 선글라스와 음악- 도 여전히 고수되었다. 시작되면 몸에 딱 붙는 흰색 타이즈와 상의에 선글라스를 낀 김지영이 앉아 있다가 일어나 걷는다. 걸은 궤적대로 조명이 들어오는데 ‘파이(Φ)‘ 모양이다. 


슈만의 '트로메라이'에 맞춰 우아한 발레동작을 펼치더니 프랑스 듀오 다프트펑크의 '테크노로직'에 맞춰 디스코를 춘다. 발레리나의 댄스도 일직선과 멈춤이 어우러진 오묘함을 보여주며 재미있었다. 음악이 멈추더니 안무가 김보람이 등장해 김지영의 몸 앞뒤에 붓으로 자유롭게 색칠을 한다. 그가 퇴장하고 영화 서편제 ost 중 심청가 대목음악을 배경으로 김지영은 발레동작과 한국음악의 이질성을 넘어서서 경쾌한 발짓, 턴 동작, 날렵한 손동작으로 음악을 표현해낸다. 

다시 등장한 김보람은 이제 발레슈즈가 담긴 멍석을 김지영에게 가져다준다. 이제 보니 마치 심청의 아버지 심봉사 같다. 그녀는 멍석을 깔고 앉아 발레슈즈를 갈아신고는 구슬픈 대금소리에 대조되게 경쾌한 동작으로 뒤돌아서 천천히 퇴장한다. 무대에는 ‘파이(Φ)‘모양을 따라 원형 조명이 반복적으로 회전하는 것이 혼돈을 의미한다.

▲ 김혜림 무용-김재덕 안무 ‘초이스’. 김재덕 특유의 판소리적 미학을 표출한 음악과 무대가 압권이었다.


세 번째 작품 ‘초이스(Choice)’는 김혜림 무용, 김재덕 안무로 구성되었다. 안무가이자 무용가인 김재덕 특유의 판소리적 미학을 표출한 음악과 무대가 압권이었다.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들리는 시계소리는 선택을 죄여오는 압박처럼 들린다. 소리꾼의 아니리가 두런두런 계속되고 무용수 김혜림은 그것을 손짓으로 표현하더니 이내 발짓으로 표현하며 한국춤의 몸짓을 보여준다.

“밑으로 내려갔다가 옆으로 꺾는 것은 어떻사옵니까, 밑으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가는 것이 원래의 선택지이며“ 라고 반복되는 소리꾼의 구음이 작품의 주제를 무척 인상적으로 표현한다. 시계, 북, 멜로디온, 첼로소리까지 배경음이 더해져 익살스럽고도 구슬프고 처량하며 한편 음산하기도 하다. 열두개의 선택을 의미하는 시계 문양이 바닥에 그려지고, 노란색 테두리의 반원 조명이 여인을 둘러싸고, 소리꾼이 계속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아래로부터 등장한다. 여인은 계속적으로 선택의 통증을 표현하는 격럴한 춤사위를 표현하는 가운데, 아니리는 줄어들고 시계소리만 남은 채 무대는 끝난다.

▲ 김성용 무용-지슬라 로샤 안무 '엄마와 낯선 아들'. 헨리무어의 조각 작품 ‘모자상’에서 착상했다. 


네 번째 작품은 브라질 출신 안무가 지셀라 로샤의 안무에 안무가 겸 무용수 김성용이 춤을 춘 '엄마와 낯선 아들(Mother & Alien Son)'이다. 헨리무어의 조각 작품 ‘모자상’에서 착상했다. 무대 바닥을 따라 크게 ‘ㄱ’자로 밝은 녹색선이 있는데, 헨리무어의 ‘누운 모자상’에서 아이를 감싸 안은 엄마의 팔처럼 보인다. 무대 왼쪽 끝에 있는 나무와 작은 수조안에 담긴 물은 생명의 근원, 엄마의 젖을 뜻한다. 무용수 김성용은 엄마의 품을 벗어날 수 없는 아이처럼 ‘ㄱ’자 선 안에서 주로 움직이는데, 동작은 엄마가 아이를 감싸듯이 둥근 곡선 동작이 기본 모티브다. 

엄마로부터 태어나 엄마를 인식하고 성장하면서 고통을 겪지만 결국 엄마의 존재에게로 돌아가고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바닥에 있던 동그란 돌을 수조에 넣었다 꺼내고, 그것을 공기놀이하듯 던지고 받는 등 자유스런 몸짓을 한참 펼친다. 이내 쌓여있던 돌무더기 위에 머리를 묻으며 괴로운 듯 끌어안더니 그것을 흩쳐버리고, 수조에 가서 머리를 헹군다. 바닥에 흩친 돌을 입안에 마구 쑤셔 넣고는 무대 왼쪽으로 앉은 채로 게걸음질 친다. 왼쪽 끝에서부터 빠르게 걸어서 ‘ㄱ’ 자 맨 앞까지 걸어 나온다. 맨 앞에 있는 빨간 와이셔츠를 입고는 수조에 가서 세수를 한다. 

나무를 향해 뒤돌아서더니 이제 격렬한 몸짓을 시작한다. 돌을 주워 오른손에 들고 멈칫하더니, 앞쪽으로 천천히 기어 나온다. 주인공은 큰 주춧돌 위에 올라선다. 불어로 여자의 낭독이 흘러나온다. 중세풍의 실내음악 반주와 함께 수조의 물을 머리에 뒤집어쓴다. 주춧돌은 무대 가운데 조명을 받은 채 위치해 있고, 남자의 빨간 와이셔츠가 조명을 받아 두드러져 보인다. 남자는 자유로우면서도 고립되어 보이면서 한편으론 동양무술을 변형한 듯한 몸짓을 보여준다. 이내 그 큰 주춧돌을 들어 배위에 올려놓고 누우며 공연은 끝이 난다. 

'2013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팀은 6월 7일과 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건중 무용-하이디 비어탈러 안무의 ‘스위프트 시프트(Swift Shift)’, 허성임 무용-스테프 레누어스 안무의 ’출입구 또는 몽환(Entrance or en-trance)‘, 정훈목 무용-프랭크 샤띠에 안무의 ’존 막(Jean Marc)'의 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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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리나 이은원(23). 어린나이에 국립발레단 4년차의
수석무용수로 한마디로 '대단한 여자'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발레계의 블록버스터 ‘라 바야데르(La Bayadere)'의 국립발레단 공연이 4월 14일 막을 내렸다. 웅장한 무대와 무용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로 볼거리와 작품성이 조화를 이루었던 ‘라 바야데르’에서 감자티와 니키아 두 가지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눈에 띄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발레리나 이은원(23)이다.

168cm 48kg 날씬한 몸매, 이국적인 큰 눈에 오똑한 코 뚜렷하고 깜찍한 이목구비. 무대 밖에선 수수하고 수줍은 여느 소녀와 다름없지만, 무대만 올라가면 정확하고 깔끔한 동작에 풍부한 표정으로 캐릭터에 맞는 몰입감으로 관객을 흡입한다. 거기다 91년생, 이제 23살인데 벌써 국립발레단 단원 4년차에 수석무용수라는 타이틀의 한마디로 '대단한 여자'다.

그녀가 이제 막 끝낸 '라 바야데르'는 어떤 작품일까? “‘라 바야데르’는 한마디로 인도풍의 ‘지젤’이라 할 수 있죠.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해요. 1막과 2막은 인도풍의 화려한 무대와 소품, 2막 황궁의 파티장면도 좋구요. 3막은 발레 블랑인데 특히 32명의 쉐이드 군무가 압권이예요. 클래식 레파토리 중에서 테크닉적으로 많은 걸 요구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힘든 작품에 속해요”라며 그녀는 또박또박 부드럽게 작품소개를 한다.

큰 무대와 인원수 때문에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라 불리는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의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러시아 황실을 위해 1877년 만든 작품을 러시아의 살아있는 전설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1991년 볼쇼이발레단을 위해 재해석하고, 다시 올해 국립발레단 버전으로 수정해 초연한 것이다. 또한 올해 국립발레단의 레파토리 중 유일한 신작이자 18년만의 '라 바야데르' 공연이어서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인도황실의 이국적인 모습을 잘 살린 무대와 웅장하면서도 감미로운 오케스트라의 연주, 그리고 자유롭게 몸짓으로 말하는 턴 동작, 32회전 등 주역 무용수들의 화려한 개인기가 오랜만에 새로운 레파토리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공주 감자티는 악녀 같은 캐릭터예요. 하지만 아버지가 정해준 혼사를 따르는 걸 악녀라고만 볼 수 없잖아요? 솔로르의 연인 니키아와 약혼녀 감자티 중 어느 배역이 더 좋으냐고 하는 건 엄마랑 아빠랑 누가 더 좋으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니키아는 무희이고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신과 사랑하는 역할이예요. ”

무대에서 그녀의 니키아가 애잔하고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가녀림이 있었다면, 감자티는 '이은원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나' 싶게 도도하고 날렵함으로 자신의 최대한의 기량과 매력을 발산했다. 그런데도 그녀가 표현한 니키아의 슬픈 감정선과 표정이 더욱 눈에 선하며 잘 어울린다. 2011년 지젤에서 보여준 발랄함과 윌리의 애잔한 감정선이 맞물리며, 참 예쁜 만큼 노력파고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발레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초등학교 1학년 때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본 것이 강한 인상으로 남으면서 발레를 하게 됐어요”. 그녀는 예원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로 입학, 스무살이던 2010년 7월 조기졸업과 동시에 국립발레단 연수단원으로 입단, 그 해 12월 호두까기 인형의 마리역으로 주역을 맡았다. 이듬해 정단원이 되면서 바로 지젤로 주역을 맡고, 2012년에는 수석무용수로 승격했다. 2007년 중국 상하이 국제콩쿠르 2위, 2008년 불가리아 바르나국제콩쿠르 주니어 3위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 '라 바야데르'에서 감자티와 니키아 역을 훌륭히 소화한 이은원.
감자티의 도도하고 화려한 턴 동작.


그녀가 예원학교 3학년 때인 2006년 서울국제무용제에서 시니어들을 물리치고 그랑프리를 거머쥘 때 춘 세 가지의 춤을 본 사람이라면 이 발레리나, 정말 실력도 대단하지만 야심도 만만찮구나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노랑 튀튀를 입고 정확 깔끔한 ‘파키타’로 클래식 발레를 출 때나, 붉은 정열의 의상을 입고 돈키호테 ‘키트리 캐스터네츠’를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갈채를 이끌어 낼 때, 그리고 흰색 몸에 딱 붙는 의상으로 ‘Heart Beating' 안무를 하며 난해한 현대발레를 두려움 없이 가볍고 과감한 동작으로 표현해 낼 때의 그 당참과 대담함이 그녀를 지금의 자리까지 끌어갔으리라.

발레 신동으로 살아오면서, 힘든 일은 없었을까. “17살에 대학생활을 시작한 거죠. 주변에 모두 좋은 분들이었어요. 절 힘들게 한건 주변사람들이 아니고 오히려 저였죠. 저 자신에 대한 '믿음'과 ‘부담’이 사춘기를 지내면서 스스로 힘들었어요. ”

연습은 어느 정도나 할까. "평소 연습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해요. 공연이 있을 때는 밤 10시 넘어까지 공연을 하는 거니까 하루에 꼬박 12시간 정도를 발레연습에 매진하는 거죠. 공연을 바로 앞두고 며칠은 페이스 조절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는 않구요. "

자연스레 국립발레단 자랑이 이어진다. “최태지 단장님께서 무용수를 아끼는 마음이 크세요. 무용수들에게 가능한 한 기회를 많이 주시고 공연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시죠. 국립발레단에 있으면서 클래식 발레 뿐 아니라 모던발레 현대발레 등 다양한 발레작품을 많이 접하고 소화해할 수 있는 게 좋은점이예요. 여러 춤을 출 수 있기에 이만한 곳이 없죠”라며 자부심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동안 국립발레단 단원 활동을 하면서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2010년 ‘호두까기인형’에서는 마리, 2011년 ‘지젤’에서는 지젤, 2012년 ‘왕자 호동’에서는 낙랑 공주, 2012년 ‘스파르타쿠스’에서는 예기나, 2013년 ‘라 바야데르’에서는 감자티와 니키아 역 등 다양한 역할로 자신도 성장하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팔색조 같은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단연 ‘지젤’이다. 2010년 국립발레단 입단 후 이듬해 2월에 김지영, 김주원 등 쟁쟁한 대선배들과 셋이서 지젤로 섰던 그녀의 주역 '데뷔' 무대였다. "한 마디로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예요. 그 때 하루하루 연습하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너무나 소중했어요. 인턴 단원 때 호두까기 인형(2010)으로 주역으로 섰었지만, 정단원이 되어서 선 첫 주역 작품이거든요. 당시에 파리 오페라발레팀이 한국에 직접 방문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라 너무 좋았어요. 캐릭터 적으로도 '지젤'은 참 애착이 가는 캐릭터예요. "

좋은 기회가 많은 만큼 수석무용수가 되면서 국립발레단의 얼굴이기 때문에 짊어져야 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다. 도대체 발레의 매력이 뭐길래. “종합예술이예요. 오케스트라 음악도 라이브로 들을 수 있고.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의 우아한 몸짓을 볼 수 있어요. 라 바야데르 끝나면요? 바로 다음공연 연습 들어가죠. 6월에는 '차이코프스키'를 공연해요. 모던한 작품인데, 저는 폰 맥 부인 역할을 해요. 대학생 때 처음 봤던 작품인데 이번에 처음 직접 공연하는 거예요. 내용이나 연출에 대해 새로이 알고 싶어서 많이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의 꿈이 뭐냐고 묻자 “행복한 무용수가 되는 게 꿈이예요. 제 자신을 위해서 춤을 출 수 있는 무용수요. 그래야 보는 사람도 행복할 거라 믿거든요. 행복하고 여유가 있는 무용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예쁘게 말을 맺는다.

다음 공연은 5월 2일부터 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될 지젤. 제일 좋아하는 작품,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작품에서 다시 지젤로 돌아온다. 6월 28일부터 30일까지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내면과 방황을 그린 현대발레 '차이코프스키'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불멸의 연인인 폰 맥 부인으로 열연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은원의 '지젤'과 처음 공연하는 '차이코프스키'는 각각 어떤 모습일까. 더욱 성숙해지고 부드러워진 지젤, 그리고 카리스마 있는 폰 맥 부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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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명 무용수의 ‘쉐이드 군무’에서 흰색의 튀튀를 입은
여자 무용수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아름답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1일 목요일 오후 1시,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La Bayadere)' 연습실 오픈이 예술의 전당 내 국립단체 연습실에서 진행되었다.

오는 4월 9일부터 14일까지 국립발레단이 공연할 '라 바야데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발레단 버전과는 차별을 두고 '국립발레단 버전'을 탄생시켜 공연한다. '라 바야데르'를 레파토리로 확보했다는 것은 2011년 볼쇼이극장 공연, 2012년 '스파르타쿠스' 주역무용수 초청공연에 이어 세계적인 발레단과 어깨를 견주는 자리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괴테의 시에서 소재를 얻어 1870년 러시아의 발레마스터 프티파가 3막 5장의 발레로 완성하였다. 흔희 발레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만큼,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화려한 무대와 120여 명의 무용수, 200여 벌의 의상을 자랑한다. 이번 공연에서 의상과 무대 디자인은 2011년 국립발레단 '지젤'의 무대와 의상 디자인을 담당한 이태리 최고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맡아 세계 유일의 '라 바야데르'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 95년 솔로르 역을 맡았던 김용걸이 이번엔 브라만 역으로
연륜을 녹여내는 감성연기를 보여주었다.


이날 연습실 오픈은 주역들이 총출동하여 주요 대목을 선보였다. 인도를 배경으로 젊은 전사 솔로르와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의 못이룬 사랑과 승려 브라만의 사랑, 공주 감자티의 솔로르와의 약혼식 등이 아름다운 춤동작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무희들이 하늘로 팔을 치켜드는 동작처럼, 기존 클래식 발레에서 볼 수 없는 동양적이고 종교적인 표현을 위한 상체의 몸동작과 팔, 손동작이 인상적이었다.

1막 1장 무희등장에서 무희 퇴장 장면이 10분간 진행되었다. 브라만 역에는 김용걸, 니키아 역의 김지영, 마그다비아 역에 이영도가 열연해 주었다. 김용걸은 오랜만의 국립발레단 연습실 무대임에도 브라만 승려로서 본분을 잊고 무희 니키아를 사랑하게 되는 감정표현과 무희들과 함께하는 춤동작을 정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잘 보여주었다. 김지영 역시 무희 중의 꽃 니키아 역을 아름답고도 고혹적으로 잘 표현했다. 
 

▲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 수상에 빛나는
김리회와 정영재의 니키아-솔로르 연기.


다음으로 1막 1장 솔로르와 니키아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인 아다지오가 4분 10초간 이어졌다. 솔로르 역에 정영재, 니키아 역에 김리회가 열연하였다. 이 커플은 솔로르-니키아 역으로 제 11회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2010.4.18~4.29)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0점 만점의 10점을 받아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블라드미르 바실리예프 & 예카테리나 막시모바상, Best커플상, 관객상, 지도위원상(최태지단장)까지 5관왕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그 명성답게 고대의 젊은 동양의 남녀의 사랑모습을 아름답고 잔잔하게 잘 그려내었다.

이어서 2막 솔로르와 감자티의 약혼식 파티장면으로 이 발레 중 가장 화려한 '북춤'이 3분간 진행되었다. 이 장면은 발레 용어로 '디베르티스망'이라 불리는데, 우리말로 흥겨움, 기분 좋음을 뜻한다. 이재우와 신혜진, 임성철이 열연하였다. 이재우와 신혜진은 화려한 무희들의 군무와 함께 절도 있는 리듬의 멋있는 호흡을 보여주었고, 임성철 역시 북을 들고 익살스러운 춤을 잘 표현해내고 있었다.
 

▲ 박슬기와 김기완이 감자티와 솔로르의 2막 약혼식
장면의 화려한 파드두를 선보였다.


다음으로 블루와 그랑파드두가 17분간 이어졌다. 감자티에 박슬기, 솔로르에 김기완, 황금신상에 이영도가 열연하였다. 박슬기와 김기완 역시 앞의 감자티-솔로르 커플과 마찬가지로 흥겨운 기분의 흐뭇한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여성단체무의 모습도 일사불란하게 잘 움직이고 있었다. 이영도 역시 황금신상을 잘 받쳐 들고 카리스마 있게 동작을 이어나갔다.

마지막으로 '라 바야데르' 3막 중 발레블랑의 백미인 32명 무용수의 '쉐이드 군무' 장면과 니키아와 솔로르의 파드되가 19분 15초간 이어졌다. 흰색의 튀튀를 입은 여자 무용수들 32명이 줄지어 일련하게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국립발레단이 자랑으로 내어놓을 만하였다. 
 

▲ 3막 ‘쉐이드 군무’ 등장장면. 흰색의 튀튀를 입은 무용수들의 동작과 구도가 아름답다.


3막 마지막인 '망령의 왕국'에서 재회한 니키아와 솔로르 커플로는 이은원과 김기완이 열연하였다. 살아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니키아의 슬픈 영혼을 이은원은 애절하고 애틋하게 잘 표현해내고 있었다. 김기완 역시 2막의 기쁨에 찬 파드두가 아니라 슬픔의 표정으로 잘 표현하였다.

특별히 이번 '라 바야데르'에는 1995년 솔로르 역을 맡았던 김용걸이 브라만 역으로 18년 만에 출연해 그간의 연륜을 녹여내는 감성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김지영과 김리회-정영재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과 누리예프 페스티발에서 각각 인정을 받아 '라 바야데르'의 주역을 맡아 공연한 적이 있는 무용수들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7회 공연동안 김지영-이동훈, 김리회-정영재, 이은원-김기완, 박슬기-이영철의 4커플의 수석무용수가 니키아-솔로르 역을 맡고, 감자티 역에 신승원, 황금신상에 이영도, 김윤식, 브라만에 이영철, 김용걸이 출연한다. 한 무용수가 날짜별로 니키아와 감자티, 솔로르와 황금신상, 브라만의 배역을 오가며 연기하는 것도 볼거리다.
 

▲ 3막 마지막 ‘망령의 왕국’에서 재회한 니키아와 솔로르. 이은원은
죽은 니키아의 슬픈 영혼을 애절하고 애틋하게 잘 표현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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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함축미와 서정적인 감정선이 극대적으로 표현되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월 14일부터 17일까지 공연중이다.

사랑이야기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발레로도 여러 버전이 있지만, 그 중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은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함축적이고 극대적으로 표현한 것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국립발레단은 이 버전으로 2000년 초연과 2002년 재공연, 2011년 10월 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이후 이번 공연에서도 모던함과 서정성 짙은 강렬한 인상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공연 첫날인 14일 공연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흰색의 6개 패널로 구성된 모던한 무대,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의 중재자로 고뇌에 찬 연기를 펼치는 로렌스 신부(이영철 분),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름답고 에로틱한 사랑 장면과 죽음, 캐퓰렛 몬테규 가의 결투 장면 등이 때론 함축적으로 때론 더욱 세세하게 표현되었고, 2011년 공연과는 그 구성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1막에서는 시작부에서 오케스트라가 약간 매끄럽지 않은 점이 있었고, 캐퓰렛과 몬테규가의 정황을 보여주는 군무장면이 일사불란하고 정돈되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2막과 3막으로 진행되면서는 전체적으로 안정을 되찾으며 또한 이동훈-김지영 주역의 뛰어난 연기와 호흡으로 몰입감이 높아졌으며 양가의 결투장면 등에서 박진감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립발레단의 대표주자 이동훈-김지영 커플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1막 첫만남 후 발코니 장면, 2막 사랑의 맹세, 3막 침실과 무덤에서의 안타까운 죽음의 모습까지 서정적이고 풍부한 표현력으로 사랑의 감정을 극대적으로 연기하며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특히 요사이 무르익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이동훈은 1막 발코니 장면에서 무척 아름답고 힘에 넘쳤으며, 특히 정확한 타이밍과 리듬감, 날렵함으로 군무가 다소 어수선했던 1막 안에서도 디테일이 살아나는 뚜렷이 빛나는 연기를 펼쳐보였다.

2막 베로나 거리의 결투장면에서 티볼트의 죽음 앞에서 슬픔을 온몸으로 표현한 레이디 캐퓰렛 역할의 김세연(스페인 국립무용단 주역무용수)은 2011년 같은 역할을 김주원과 윤혜진이 카리스마 있게 소화한 것에 비하여 좀 더 그 표현이 두드러지지 못하여 아쉬웠다.

3막은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함축미와 비장한 표현미가 살아나는 장면으로, 특히 줄리엣의 슬픔이 극대적으로 표현되었다. 줄리엣이 패리스와의 약혼을 괴로워하며 로렌스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로렌스 신부와 줄리엣의 듀엣은 로미오와의 듀엣만큼이나 긴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줄리엣이 죽은 것으로 생각하여 오열하며 로미오가 그녀에게 두 팔을 허공에 벌린 채 키스하는 장면 역시 이 발레의 대표적 명장면으로 강렬하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차기작으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월 9일부터 14일까지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의 ‘라 바야데르(La Bayadere)'를 공연한다. 2013년도 국내 발레의 유일한 신작이자, 이국적이고 신비한 분위기의 스펙터클한 무대가 될 러시아 발레의 숨은 명작 ’라 바야데르‘에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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