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라오페라단 '오페라 하이라이트 콘서트II' 커튼콜. 12명 성악 출연진과 공연자, 관객 모두 음악으로 승리를 기원하는 밤이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년째의 코로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연장 7월 마지막주말인 지난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관람한 라벨라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강호)의 <오페라 하이라이트 콘서트II -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수>는 공연자와 관객 모두 감격하고 감사했던 공연이었다.

 

소프라노 강혜명, 테너 이재식, 바리톤 우범식 등 20명의 성악가와 양진모 지휘의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안주은 연출과 여정윤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갈라콘서트는 모차르트 <돈 죠반니>, 베르디 <가면무도회>,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안나 볼레나>, 푸치니 <라보엠>등 주옥같은 명곡들의 향연으로 펼쳐졌다.

 

음산하게 속주하는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으로 콘서트 문이 열리며, 여정윤의 간결한 사회로 공연흐름이 잘 예측되었다. 소프라노 최영신과 테너 원유대가 맑고 힘찬 고음으로 <돈 죠반니>의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로 조화로운 호흡을 맞췄으며, 베이스 우경식이 '카달로그의 노래'로 각국에서 바람핀 수천명의 여인들 수를 윤택한 목소리로 자랑하니, 그 숫자가 부럽기도 했다. 이어 '이렇게 컴컴한 곳에 혼자'는 소프라노 홍선진, 서지혜, 고민진, 테너 권희성, 베이스 우경식, 양석진의 6중창으로 실감나는 연기도 함께하며 돈 죠반니의 악행이 밝혀지는 장면을 잘 선사했다.

 

이렇듯 이번 갈라콘서트는 크게 여섯 대목정도에 독주, 이중창, 6중창, 합창이 적절히 조화되어 오페라사에 중요한 아리아들을 잘 음미할 수 있게 해주었다. 소프라노 강혜명이 벨리니 <노르마>의 '정결한 여신'에서 맑은 벨칸토 창법과 우아한 무대매너로 이목을 끌었으며, 바리톤 우범식은 도니제티 <라 파보리타> 중 '오라, 레오노라여'로 편안한 호흡선과 힘찬 기품이 느껴지는 알폰소로서 잘 공명하였다. 

 

<사랑의 묘약> 중 '신비로운 묘약! 내 것이 되었네!'에서 네모리노 역 테너 이현재는 정확한 음정과 악센트, 맑고 개성 있는 음색으로 '랄라랄라~'하고 노래해 아디나 역 소프라노 김연수의 풍성하고 고운 음성과 조화를 이루며 관객의 웃음과 박수환호를 끌어내었다. 이어 '저렇게 사랑하고 있는데'는 아디나 역 소프라노 김효주의 파워 있는 곧은 목소리의 높은 음은 꾀꼬리처럼 들렸으며, 둘카마라 역 베이스 양석진의 빠르게 조잘대는 낮은 음과 대비되는 묘미를 주는 대목으로 역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음으로 브릴란떼 어린이합창단은 입장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2020년 라벨라오페라단의 어린이오페라 <푸푸 아일랜드>의 메인테마인 '푸푸송'을 빨강색 똥, 파랑색 똥!하며 색깔 공으로 즐거움을 주었으며, <카르멘>의 '교대하는 병정들'도 발구령에 맞춰 씩씩하게 합창했다. 차분한 붉은 드레스의 소프라노 이다미는 <안나 볼레나>의 '내가 아름다운 성으로'를 지난 5월 <라벨라오페라단> 공연 때보다 더욱 풍성한 감성과 목소리로 열창해 주었다. 1부 마지막 역시 지난 5월 공연의 주역들인 소프라노 오희진(안나 볼레나), 여정윤(스메톤), 베이스 양석진(엔리코)가 메조소프라노 신성희, 테너 권희성, 베이스 우경식과 함께 <안나 볼레나> 멋진 1막 마지막 장면을 선사해주었다. 

 

1부만 해도 이만큼인데, 사회자가 "선물보따리를 꾹꾹 눌러담아 준비했다"는 설명이 딱 맞았다. 언제 들어도 맑게 승화되는 느낌인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으로 시작해 베르디 <가면무도회>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나요?'에서 울리카 역 메조소프라노 신성희의 풍성한 중저음도 인상적이었다. 바리톤 석상근은 힘차고 명확한 중저음으로 '너였구나! 내 명예를 더럽힌 자가'로 복수에 찬 레나토를 잘 표현했다. 2부에서 테너 이재식의 높고 팽팽한 열창이 돋보였는데, <일 트로바토레> 중 '타오르는 불길이여'의 피날레 음이나 바리톤 우범식과 <돈 카를로> 중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의 우애의 듀오에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소프라노 솔로대목도 훌륭했다. 오희진이 <운명의 힘> 중 '신이여 평화를 주옵소서'를 불러 오희진 특유의 심지 곧은 차분함과 호소력을 보여줬다. 강혜명은 <라 보엠>의 '내 이름은 미미'를 부르며 아름답고 수줍은 노란 드레스의 미미 그 자체였으며, 테너 이현재는 '그대의 찬 손'의 호소력짙은 고음으로 충만한 사랑의 감정을 푹 느끼게 해줬다. 살구색 드레스로 갈아입은 이다미와 이현재의 '오 사랑스런 아가씨'는 마지막 높은 C음의 퇴장까지 둘의 호흡이나 연기가 좋았다. 이어 '안녕 달콤한 아침이여'는 강혜명(미미)-이재식(로돌포) 커플의 사랑과 김효주(무제타)-석상근(마르첼로) 커플의 대비되는 다툼연기로 아름다움 충만한 4중창에 재미를 주었다. 

 

공연의 대미는 푸치니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말라'였다. 이 유명한 선율을 출연자 전원인 성악가 19명이 번갈아 한 명, 두 명, 다섯 명씩 부르더니 전원이 마지막 "빈체로(vincero, 승리하다)~!!!"하는데, 콘서트홀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그 벅차오르는 감정은 관객과 출연진 공연자 모두 함께였다. 이 여름 이렇게 승리하길, 음악과 함께한 밤이었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이제 또 8월 말 공연될 <푸푸 아일랜드> 준비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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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라오페라단 '안나 볼레나'. 왼쪽앞부터 메조소프라노 방신제(죠반나 역), 소프라노 이다미(안나 역), 베이스 양석진(엔리코 역).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를 보면서도 내 귓전에는 지난 주말 본 라벨라오페라단 <안나 볼레나> 2막 시작의 여성 합창이 자꾸 귓가에 맴돈다.

왜 이럴까. 요 근래 양반집 가문 아들 아닌 딸 셋이 이모네 하숙집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이야기 <오케이 광자매>를 보는 것이 내 일주일 삶의 낙이다. 아, 그런데, 왜 라벨라오페라단이 6년만에 공연한 <안나 볼레나>는 나한테서 안 떠나느냔 말이다. 

2015년은 안나의 복수, 2021년은 인물의 선택에 집중
 
라벨라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강호)의 <안나 볼레나>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의 찬사 속에 5월 29일과 30일 3회 공연을 마쳤다. 지난 2015년 <안나 볼레나>를 이강호 감독, 이회수 연출, 양진모 지휘에 국내 성악진만으로 훌륭하게 아시아 초연한 이후 6년 만이다. 

라벨라오페라단의 2016년 <안나 볼레나>가 정통파 무대에 안나의 복수에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 2021년 버전은 미니멀한 무대 속에 각 배역의 입장을 잘 부각시켜 더욱 입체적으로 도니제티의 벨칸토 오페라를 완성시켰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죠반나 역), 베이스 김대영(엔리코 역) 

 

긴 서곡이 연주되고 그 사이 붉은 장막에 자막으로 메리 스튜어트, 앤 불린 등 헨리8세의 여섯 아내의 이름과 설명이 보이니 영국 16세기 왕위계승의 치열한 아들 낳기 전쟁이 잘 와 닿았다. 1막 1장 엔리코(헨리8세)와 조반나가 몰래 만나고, 미니멀한 ‘ㄷ’자 형태 무대 2층에서 추밀원단이 그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안나 왕비에 대해 걱정하는 합창을 한다.
 
이어 왕비에게 시종 스메톤(메조 소프라노 김하늘)이 하프를 연주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 마세요”하고 위로의 노래를 건네는데, 나한테 얘기하는 것 같아 속으로 깜짝 놀랐다. 1막 2장 윈저성 앞, 안나의 옛 연인 퍼시와 그의 친구이자 안나의 오빠 로쉬포르(바리톤 최은석)가 노래하는 장면도 멋지다. A팀의 퍼시 역 테너 이재식이 폭넓은 고음의 서정성이 호소력이 있었다면, 같은 퍼시역 B팀의 테너 석정엽은 뮤지컬 배우같은 훤칠한 키와 외모와 미성으로 매력선을 펼쳤다. 

1막 3장 안나를 사모하던 스메톤이 안나의 초상화가 그려진 메달을 가져갔다가 돌려놓으려고 안나의 방에 들어온다. 안나와 퍼시가 들어오자 스메톤이 벽 뒤에 숨는 모습을 벽에 그림자로 비치게 한 기법도 신선했다. 스메톤 역 메조소프라노 여정윤은 발각될까봐 숨을 곳을 찾는 그림자 연기를 풍성한 중저음 노래로 실감나게 해주었다.

퍼시의 사랑고백에 안나는 거절하고, 이에 퍼시가 자결하려 칼을 뽑아들자 막으려 스메톤이 벽에서 나오고, 엔리코 왕이 나타나 방 안의 모두를 감옥으로 보낸다. 이 때 'v'자 구도에 맨 앞에 안나로 엔리코, 퍼시, 로쉬포르, 허비의 5중창 '내 손에 떨어진 그의 눈물이(lo sentii sulla mia mano)'가 힘차게 울려퍼지는데, 노래가사가 서로 안 겹치고 각자 입장의 호소가 이렇게 잘 될 수 있는지 오페라 앙상블의 묘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2막 시작 검은색 면사포를 쓴 시녀들이 왕비를 위로하는 합창을 한다. 노이오페라코러스가 연습을 참 많이 한 것 같고, 잔잔하고 우아하게 시작해 점점 어둠을 노래하는 이 합창이 참 좋다. "아, 왕비님이 행복하던 시절에 아첨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갔나...불쌍한 왕비님 저희는 함께 있겠습니다...눈물은 언젠가 끝나지만 정절은 영원할 것입니다"

안나와 죠반나의 '내 마음을 들여다보시는 하느님(Dio, che mi vedi in core)' 또한 명장면이다. 붉은 조명과 검정 의상 속에 두 여인의 화려한 기교와 고음으로 팽팽한 대결을 보여준다. 왕실무관 허비 역 테너 김지민도 남성 합창(추밀원)과 대화하며 활력있는 고음으로 왕의 뜻대로 퍼시와 안나를 잡아들이는 역할을 잘 선보였다. 

소프라노 오희진(안나 역), 메조 소프라노 여정윤(스메톤 역). 

   
광란의 안나가 결혼식이라며 흰 면사포를 쓰겠다고 한다. 하늘을 향해 소용돌이쳐 날아오르는 나비장식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왕관 모양의 천장 샹들리에가 내려와 나비장식과 안나를 감싸고 감옥이 된다. 나비 감옥 속 안나의 아리아 '울고 있나요...내가 태어난 아름다운 성으로 데려다 주세요(Piangete voi?... Al dolce guidami castel natio)'가 아련하다.

A팀의 소프라노 오희진이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인내의 안나를 보여줬다면, B팀의 소프라노 이다미는 좀 더 파워있는 목소리로 의지에 찬 안나로 표현했다. 2015년에도 엔리코 역을 한 B팀의 베이스 양석진은 더욱 연륜있고 강단있는 왕이 되었고, 마찬가지로 2015년에도 죠반나 역을 했던 A팀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또한 안정되고 풍성한 성량으로 매력의 죠반나를 어필했다.

새로 합류한 A팀의 엔리코 역 베이스 김대영 또한 위엄있는 노래와 연기로 엔리코를 표현했으며, B팀의 메조소프라노 방신제는 왕과 왕비에 충성하면서도 새로이 쟁취하는 야욕의 내면을 잘 표현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출연진과 제작진, 노이오페라코러스와 양진모 지휘의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게도 열화와 같은 브라보와 박수를 보냈다. 
 
이회수 연출은 “역사를 통한 오페라를 Re-examination이 아닌 Reillumination(재조명)으로 바라보고자 했다"라면서 "나비는 변신의 상징이다. 안나의 죽음이 딸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새로운 삶과 연결된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작은 날갯짓은 헨리8세가 꿈꾸던 태양이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연결된다"라고 2막 마지막 나비무대를 설명했다. 

안나 역 소프라노 이다미는 “작년에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에서 '피의 메리' 여왕을 연기했는데, 올해는 그 적이랄 수 있는 안나를 연기하게 되었다”며 “라벨라오페라단 덕분에 <마리아 스투아르다>, <안나 볼레나>등 귀중한 레파토리를 할 수 있었다. <로베르토 데브뢰>도 출연하여 여왕 3부작을 꼭 완성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는 오페라를 박물관에 걸어놓을 것인가.

기자가 이번에는 보통 리뷰기사 때처럼 공연내용과 제작의도, 관객 반응 등으로만 묘사하지 않고, 이렇게 짚어 쓰는 이유가 있다. 어쩌면 라벨라오페라단이 <카르멘>, <라보엠> 등의 레파토리가 아닌 지금껏 <안나 볼레나>를 비롯해 <마리아 스투아르다>, <에르나니> 등을 이 땅 한국에 소개해주는 이유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좋은 것을 꼭 알려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내 손으로 이루고 싶은 마음. 의협심, 끓어오르는 열정. 특히 음악예술일 경우에는 '좋은 소리'와 그것이 추구하는 미학적 세계가 제일 중심이 된다. 오페라의 정돈된 소리를 통한 삶의 메시지, 그것이 이 미디어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필요하기에 라벨라오페라단과 많은 오페라단, 성악가들이 해 나가고 있다. 

리뷰 글을 일주일 만에 겨우 정리해 갈 즈음에야 팜플렛의 이강호 단장의 인사말을 읽게 되었다.
 
“어딜 가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린 오페라 공연을 묵묵히 지켜가는 예술가들과 스텝들에게 이 아름다운 오페라 안나볼레나를 오롯이 바친다”
 
읽어도 읽어도 또 슬프고 이 주말에 자꾸만 눈물이 터져나온다.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을까. 그 외로움은 TV와 유튜브, SNS 등의 미디어로 금새 툭 생성하고 소멸하고, 왈가왈부 될 수 있고, 입에 자꾸 오르내리는 인기쟁이가 될 수 없는 오페라라는 거대 공룡, 박제된 화석의 천지를 진동할 울음소리처럼 느껴진다.

B팀 소프라노 이다미(안나 역)

   
미디어 범람 속 오페라의 역할 

오페라 <안나 볼레나>도 TV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도 동서고금 여성들은 참 강하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아직도 검은색 면사포 쓴 2막 시작 시녀들의 합창이 들리는 듯하다. 가사 때문일까, 검은색 면사포 때문일까.  

정보의 홍수 시대다. 너도나도 SNS와 유튜브 등으로 자기표현을 한다. 무수한 컨텐츠가 시끌벅적한 소리로 덮여 있다. 과거 18세기, 19세기 서양인에게 오페라가 당시대의 정보와 감정전달의 미디어였다면, 21세기 한국인에게는 세계역사를 통한 교훈으로 이 땅을 살고, 맑고 정제된 소리로 정신을 일관되게 할 중요한 지표인 것이다. 

오페라와 TV 드라마, 양쪽 다 사람의 이야기다. 옛 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사람의 이야기이고 그들이 살며 느끼고 다시 삶을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오페라는 음악으로, 성악기법으로 한다. 그 소릿결이 다르고 스펙트럼이 다르다. 한국 전통 판소리와 또 다르고, 가요와 또 다르다.

오페라라는 거대 장르가 총체 예술로서 우뚝 서 살아 움직일 때, 한 나라의 존엄성과 위엄이 서릴 것이다. 더 이상 서양 예술이 아니다. 음이라는 질서가 보편화되고 세계 공통어로 되었다면 오페라는 벌써부터 우리의 것이다.

라벨라오페라단의 <안나 볼레나>가 이번에도 그 가교역할을 했으니 도니제티 <로베르토 데브뢰>까지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또한 작년 5월에 이어 올 8월 공연되는 라벨라오페라단의 <푸푸 아일랜드>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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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볼레나 포스터 이미지

-2015년 국내 초연,6년만에 더 강렬하게 돌아온 비운의 왕비이야기

-16세기 영국왕실의 실화를 다룬 비극오페라

-5 29()~30()이틀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더 모던하고 강렬하게 돌아온

라벨라오페라단의 2021 시즌 야심작

도니제티 그랜드 오페라 '안나볼레나'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이 오는 5 29()부터 30() 이틀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안나볼레나'를 공연한다. 오페라 '안나볼레나'2015년 라벨라오페라단 프로덕션으로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6년만에 더 탄탄해진 기획으로 다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오페라 '안나볼레나'는 영화 천일의 앤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헨리8세의 두번째 왕비이자, 엘리자베스 1세의 생모 앤 불린의실화를 바탕으로 펠리체로마니가 대본을 쓰고 벨칸토 오페라의 대가 가에타노도니제티가 작곡하였다.


도니제티가 작곡한 여왕시리즈 3부작 '안나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 '로베르토데브뢰'의 가장 첫작품으로 1830년 밀라노의 카르카노 극장에서 초연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의첫 여왕시리즈 실현으로 라벨라 오페라단이 지난 2015년 '안나볼레나', 2019'마리아 스투아르다'을 선보여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더 모던하고 강렬한 기획으로 돌아온 '안나볼레나'를 다시 선보인다. 올해는 어떤 새로운 해석과 구성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빛을 잃은 영국여왕의 슬픈 삶과 사랑

완성도 높은 대본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

 

오페라 '안나볼레나'는 도니제티의첫 성공작 오페라로, 1536년영국왕실을 무대로 하고 있다. 튜더 가의 군주였던헨리 8세의 총애를 잃어버리고 참수형으로 죽은 두 번째 왕비 앤 불린의 이야기로 11장부터 엔리코와 안나가 아닌 그의 3번째 왕비인 조반나로 시작할 만큼 안나의 모습은 빛을 잃은 시든 꽃의 시점으로 표현되었다.이 오페라를 본 빈센초벨리니가 너무 감격한 나머지 자신이 작곡하고 있던 곡의악보를 찢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안나볼레나'의 음악은 서정적이며 매우 아름답다.

2021년 더 깊은 연출력으로 표현될 '안나볼레나'는 안나,엔리코,조반나의 색체를 일정하게 배치하여 색체가 가진 힘과 무게를 각 주인공들에게 적용할것이다.또 화려한 기교와 음색을 요구하는벨칸토 아리아와 중창들의 향연으로

오페라 가수들의 치열한 연주를 즐길 수 있어 오페라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6년 만에 역사를 다시 세울 화제의 캐스팅

국내 정상급 성악가 총출동!

 

오페라 <안나볼레나>는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 섭렵, 탁월한 음악적 해석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오페라 전문 지휘자 양진모가 지휘를 맡는다. 또한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정평이 나있는 연출가 이회수가세 주인공의 내면의 우울함과 불안한심리를 색감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비운의 여주인공 안나볼레나는 소프라노 오희진,이다미,헨리8엔리코는 베이스바리톤김대영,양석진, 안나의 시녀이자 엔리코의3번째 왕비조반나는 메조소프라노김정미,방신제,안나의 옛 연인페르시는 테너이재식,석정엽이맡는다. 이외에도 시동스메톤역에 메조소프라노 여정윤, 김하늘 안나의 오빠로쉬포르역에 바리톤최은석, 궁정관리허비역에 테너 김지민이 출연한다.

티켓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가격은 R20만원, S 15만원, A 10만원, B5만원, C3만원, D1만원이다.

 

[공연개요] 

공연명 도니제티 오페라 '안나볼레나'
일시 20215 29일 토요일14:00, 19:30
2021530일 일요일 16:00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제작진 예술감독 이강호
지휘 양진모
연출 이회수
음악코치 정호정 박진희
출연진 소프라노 오희진이다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방신제여정윤 김하늘
테너 이재식석정엽김지민
바리톤 최은석
베이스 김대영 양석진
오케스트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합창 노이오페라합창단
티켓 R20만원 / S 15만원 / A 10만원
B5만원 / C3만원 / D1만원
주최 대한민국 오페라 발레 축제추진단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주관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
후원 예술의 전당  )대한민국 오페라단 연합회  KBS한국방송공사
   
예매 ()라벨라오페라단 02-572-6773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1544-1555
예술의전당 www.sac.or.kr 02-580-1300

 [작품소개] 

작곡 가에타노도니제티Gaetano Donizetti
대본 펠리체로마니Felice Romani
초연 18301226, 밀라노 카르카노 극장
구성 2
공연시간 160(인터미션20)
언어 이탈리아어

[시놉시스]

가장 화려하지만 헛된 빛 속의 여왕”

 

헨리 8세는 안나 볼레나의 시녀 조반나와 결혼하기 위해 그녀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고 조반나는 이에 죄책감과 불안함을 느낀다. 헨리의 계획에 따라 안나의 옛 연인 리카르도 퍼시가 유배에서 풀려나와 윈저 성으로 돌아오게 되고 안나를 몰래 사모하는 스메톤으로 인해 윈저 성에는 은밀하고 불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안나를 둘러싼 상황은 점점 긴박해지고 안나는 자신의 운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공포에 질리게 된다. 런던탑 감옥에 갇혀 신께 기도를 드리던 안나는 새로운 왕비의 등극을 알리는 축하연 소리를 듣게 되고 자신의 피로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며 형장으로 향한다. 

 

[출연진] 

지휘 양진모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지휘전공 졸업
-이탈리아 베르디 국립음악원 및 동음악원 졸업
- 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예술상 지휘부분 수상
-) 코레아나클라시카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명지대학교대학원 객원교수,
세계4대 오페라축제 예술감독

연출 이회수
-로마 국립예술원 무대디자인과 최고점수 졸업, 연출논문 최고점수 졸업
-PREMIO NAZIONALE DARTE 연출부분 입상
-프라하 STATNI 오페라극장 주최 국제 연출 콩쿨 아시아 최초 입상
-8회 국제 지중해 페스티벌 초청연출
-) CAMU 예술감독 및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음악코치 정호정
-이화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영국 왕립음악원 졸업
-미국 줄리어드 스쿨 석사,아티스트 디플로마 졸업
-국립오페라단,서울시오페라단,예술의전당,줄리어드 스쿨 등에서 오페라코치 활동
-)이화여자대학교,서울대학교 출강
음악코치 박진희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성신여자대학교대학원 반주학과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오페라코치 졸업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리트 피아노 졸업 및 성악과 반주조교 역임
-독일 하일브론 극장,슈타우퍼 페스티벌 등에서 오페라,뮤지컬 음악코치
-)음악코치로 활동 중
소프라노 오희진 (안나볼레나 역)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이탈리아 파르마 A. Boito 국립음악원 졸업
-Viotti콩쿨 3, Martini 콩쿨 1, Cappucilli콩쿨 2, Puccini 콩쿨 2위 등 입상
-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여자신인상 수상
-) 가천대, 계명대 출강
소프라노이다미 (안나볼레나 역)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및 밀라노 시립음악원 졸업
-프랑스 므동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Felice Lattuada콩쿨 2, Civenna콩쿨 3, Asti 콩쿨 3위 등 다수 콩쿨 입상
-)세종대학교,한국교원대학교 출강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조반나 역)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수석졸업
-중앙 콩쿠르 1위없는 2,알카모 국제콩쿠르 1위 및 특별상,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 2
-오페라 <카르멘><로미오와 줄리엣><오르페오와에우리디체><피가로의 결혼> 출연
-)전문연주자로 활동중

메조소프라노 방신제 (조반나 역)
-총신대학교 교회음악과 졸업
-로마 Santa Cecilia 국립음악원 졸업 및 조교과정 이수
-Zandonai, CletoTomba, Giuseppe Borgatti1,Busseto등 다수 콩쿨입상
-오페라 <노르마><일 트로바토레><리골레토>출연
-)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테너 이재식 (페르시 역)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졸업
-베를린 한스 국립음악원 및 드레스덴 국립음대 오페라과 최고과정 졸업
-Viotti콩쿨1, Callas 콩쿨1,Marseille 콩쿨2, Domingo 콩쿨3위 등 입상
-독일 바이마르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 역임
-)국립 군산대학교 교수

테너 석정엽 (페르시 역)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 오페라과 졸업
-중앙음악콩쿨2,난파전국음악콩쿨 전체대상,영산문화재단 성악콩쿨1위 등 입상
-독일 마인프랑켄 극장 주연
-)전문 연주자로 활동 중
베이스 바리톤 김대영(헨리8세 역)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졸업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졸업
-칠레 Dr.LuisSigall국제성악콩쿨 동양인 최초 입상,
- 독일 바이마르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 역임
오페라<피가로의 결혼><마술피리><라보엠><카르멘>등 출연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베이스 바리톤 양석진(헨리8세 역)
-카톨릭대학교 성악과 졸업
-독일 카셀 시립음대 최우수성적 졸업
-Capucilli콩쿨입상
-카톨릭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라벨라오페라단정단원,카메라타 남성앙상블 음악감독
메조소프라노 여정윤(스메톤 역)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독일가곡음악회 연주 및 성적우수자 마스터클래스 수료
-창작오페라<검은리코더>, 라벨라그랜드갈라콘서트<La Bella Summer>출연
-)라벨라오페라스튜디오 단원,솔리스트 오페라 앙상블 라벨라앤유벨라보체대표
메조소프라노 김하늘(스메톤 역)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및 밀라노 시립음악원 졸업
-이탈리아 국제 콩쿠르 Terre deiFieschi입상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테너 김지민 (돈 리카르도 역)
-인천예술고등학교 수석 입학 및 졸업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A.M.I 국제아카데미 성악과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루마니아 국제성악콩쿠르 특별상,이탈리아 국제성악콩쿠르 입상
-)인천예술고등학교 성악과 출강, 라벨라오페라스튜디오 단원
바리톤 최은석 (로쉬포르 역)
-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졸업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음대 오페라과 석사 졸업,그라쯔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 졸업
-오페라<라보엠><마술피리><잔니스키키><피가로의 결혼>등 출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외래교수,선화예술 고등학교,선화예술학교 강사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서울필하모닉) 1991년 설립된 순수 민간 교향악단으로 “대중 속에 사랑받는 정통 오케스트라”라는 취지 아래 성악가 출신 김혜란 교수, 첼리스트 출신 김봉 교수 그리고 60여 명의 유능한 연주자들이 모여 처음 연주 활동을 시작하였고, 1997년 안당 단장의 제2창단으로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2019
년 창단 28년 이래 2,700여 회 이상의 각종 정기연주회, 오페라 공연 및 기획음악회를 개최하였으며, 그동안 198회의 민간 교향악단 사상 최고 많은 횟수의 정기연주회와 매년 80회 이상의 공연을 하는 국내 최고의 정통 교향악단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또한 매년 수준 높은 곡을 채택하여 8여 회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하여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노이오페라코러스
20197월에 창단한 오페라 전문 합창단입니다.이태리어의 "우리"라는 말뜻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 되는 음악 함께하는 음악 모두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음악을 하기 위해 우리라는 이름으로 뭉친 경험이 풍부하고 열정이 가득한 전문 성악가들이 모인 오페라 합창단입니다.

2020
년 예술의전당 기획 굿모닝 독도를 시작으로 국립오페라단 정기오페라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 마농. 레드슈즈 성남문화제단 세비야의 이발사 등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합창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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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벨라오페라단 오페라 '에르나니' 1막 2장은 귀족 실바와 엘비라의 결혼식을 면사포로 표현한다. 결투를 벌이는 카를로(왼쪽 바리톤 최병혁), 엘비라(소프라노 이다미), 에르나니(테너 국윤종). (27일 드레스 리허설).  ⓒ 문성식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아 참, 오늘이 수능날이지! 이 와중에 고3학생들이 수능을 본단 말이지!'

이 생각을 하니 새벽 괜시리 일찍 깨어 오페라 <에르나니>를 이것저것 유튜브에서 참고하다가 눈물이 터져나온다. "아이고, 어떡해. 이거 기사 빨리 써야 하는데."

지난 11월 28일과 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라벨라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강호)의 <에르나니>는 코로나 상황의 올 하반기 보기 드문 전막 오페라, 또한 국내 26년 만의 <에르나니> 공연이라는 기록을 만들며 관객들의 성원에 확실히 보답했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피아베의 대본으로 베르디가 작곡해 1844년에 초연한 이 작품은, 아마도 세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 사랑보다는 의리를 지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고, 벨칸토 오페라 최고의 기교와 고음 때문에 그간 국내에서는 <에르나니>가 자주 공연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라벨라오페라단의 공연에서는 위 이유들이 무색하리만치 자연스럽고 품격있는 연주와 4막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 에르나니(테너 국윤종)가 자결하며 누워 부르는 노래마저도 '의리를 선택한 바보'가 아니라 남자들만의 최고의 지조로 여겨질 수 있도록 멋지게 연출되었다. (연출 이회수)

 

▲ 2막 실바의 성 안 연회장. 거대 그리스 조각상 얼굴 옆모습을 엘비라(소프라노 이다미)와 실바(베이스 이준석)이 바라보는 편으로 서 있고, 야고(바리톤 고병준)가 에르나니(맨 오른쪽 끝, 테너 국윤종)를 칼로 경계하고 있다. (27일 드레스 리허설). ⓒ 문성식

공연이 시작되면, 양진모 지휘의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랜만에 들어보는 품격있는 오페라 서곡으로 공연에 대한 기대를 이끈다. 1막 1장 시작, 반역죄로 스페인 귀족 지위를 박탈당하고 산적이 된 에르나니와 산적 무리들이 노래하고 있다. 노이오페라코러스(단장 지휘 박용규)의 합창이 힘차다. 국윤종은 사랑하는 엘비라를 향한 아리아 '꽃봉오리 속의 이슬처럼(Come rugiada al cespiote)' 에서 밝고 힘찬 기운에 사랑의 느낌이 가득하여 극 진행의 원동력을 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회수 연출은 압축적인 무대미술을 사용해 시각적인 상징성을 주고, 음악으로 사건을 진행시키는 방식을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철골 구조물(전막, 회전식), 결혼식 면사포(1막), 반쪽얼굴의 고대 그리스 조각상(2-4막, 회전식), 칼(전막, 소품), 마스크(4막) 였다. (무대디자인 신재희) 

 

이것은 현대오페라의 미니멀리즘적 무대미술 방식이기도 한데, 비닐에 가려져 회전하는 철골구조물과 그리스 조각상 얼굴은 인간의 양면성과 민낯, 욕망을 표현하였다. 또한 1막부터 4막까지 자주 주인공들이 충돌 때 칼을 꺼내듬으로써 4막 에르나니가 칼로 스스로 찔러 죽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뒷받침해 주었다.

 

▲  3막은 카를로 마뇨 무덤과 찬란한 왕관, 음모와 야욕, 고뇌를 잘 표현했다. (27일 드레스 리허설)   ⓒ 문성식


1막 2장 엘비라의 방은 그래서 큰 면사포가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다. 소프라노 이다미(엘비라 역, 28일 공연)가 '에르나니... 에르나니, 날 데려가주오(Ernani, involami)'라며 장식적인 기교와 시원한 선율선을 동시에 갖춘 이 아리아를 애틋한 표정연기까지 갖춰 잘 표현한다. 스페인 국왕 돈 카를로(바리톤 최병혁)가 찾아와 사랑을 고백하지만 엘비라는 거절하는데, 둘의 듀엣이 면사포(원래 곧 등장할 '실바'와의 면사포인데) 안에서 간절하게 이루어진다.

결국 에르나니가 나타나 남자끼리는 서로를 칼로 겨누고, 당황한 엘비라는 단도로 자신의 목을 겨누는데 이 때의 삼중창은 하이C음까지 가는데도 이들 출연진은 어려움 없이 긴장감과 박진감, 활력 모두를 갖추어 표현했다. 이때, 엘비라의 삼촌이자 그녀와의 정략결혼 상대인 실바(베이스 이준석)가 등장해 '나는 불행한 사나이(Infelice! e tuo credevi)'라며 이 상황에 놀라고 안타타까워 하며 중후하고 위엄있는 목소리로 노래한다. 역시 칼을 치켜올려 들고서.

그 칼이 하나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원래 저 시대 때는 그랬나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1막 중간까지 30분여 안에 모든 등장인물의 성격과 갈등상황이 명료하게 드러나는 오페라 <에르나니>인데 왜 국내에서 공연이 되지 않았지라는 생각이 지난 27일 라벨라오페라단의 드레스리허설을 보면서 들었다.

위에 26년만의 에르나니 공연에 대한 세 가지 정도의 이유를 추측해 봤고, 기자는 27일 드레스리허설과 28일 공연을 보았지만, 앞으로 이 공연을 나도 또 보고 많은 이들이 또 봤으면 좋겠다. 통상의 오페라 공연이 3-4일간 4-6회 공연을 전좌석 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번 공연은 이틀간 한 칸 띄어앉기 좌석으로 공연했으니 실예전으로 치면 하루공연만큼의 인원만 관람했기 때문이다. 
 

▲  4막 시작. 우리 또한 이러한 가면을 쓰고 있지 않을까? (27일 드레스 리허설)  ⓒ 문성식

 

2막 결혼식을 앞 둔 실바의 성 안, 무대 가운데 거대한 그리스 석상 옆 얼굴이 인상적이다. 망토를 둘러쓰고 순례자로 변장한 에르나니가 침입하지만 실바는 인자하게도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다른 오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주역과 합창의 아카펠라(반주 없이 음성만으로 노래하는 것)로 은밀함, 속삭임을 표현한다. 에르나니와 엘비라의 사랑노래, 실바와 갈등의 3중창이 이어진다. 카를로가 엘비라를 납치하자 에르나니가 실바에게 뿔나팔을 건네고 모두들 칼 끝을 모으며 의기를 다지는 합창까지 전음역을 꽉 채우는 오케스트라와 성악은 에르나니를 통한 베르디 본연의 음향관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3막은 선왕 '카를로 마뇨'의 무덤이 무대를 채우고 있는 모습만 봐도 한 편의 서정시가 시작될 것이 느껴진다. 카를로 역 바리톤 최병혁이 첼로 선율 위에 얹어진 '위대한 신이여... 젊은 날의 열정이여(Oh de’verd’anni miei)'를 부르니 통치차로서의 갈등, 아득함에서 그냥 그가 카를로 같다. 실바와 에르나니는 카를로 왕을 시해할 음모를 꾸미며 군중과 부르는 '일어나라, 카스티야의 사자여(si ridest li lion di castiglia)'도 웅장하다. 대북소리가 쿵쾅 들려오고 천장으로부터 크게 걸려있던 금빛 화려한 왕관이 왼쪽으로 이동하는 즉위식과 합창소리에, 이 오페라와 이 순간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4막 시작, 얼굴 모양 가면을 엮은 구조물 사이로 합창이 결혼한 에르나니와 엘비라의 행복을, 가면 쓴 사람의 의혹에 대해 노래한다. 엘비라와 에르나니는 비로소 행복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것도 잠시, 망토 입은 실바가 뿔나팔을 불며 에르나니를 위협한다. 실바가 더욱 위협적으로 노래할 때, 앞쪽을 향해 있던 얼굴 석상의 반쪽 옆 얼굴은 없고, 조명이 비춰지니 눈이 뜷려 있어서 더욱 섬뜩하다. 비장미 가득한 삼중창, 에르나니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국 스스로 칼을 꽂고 죽는다. 테너 국윤종이 쓰러져 누워서도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아름답게 부르는가. 박수갈채 속에 막이 내리며 커튼콜로 관객은 환호와 끝남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  라벨라오페라단의 '에르나니'는 반쪽 얼굴의 고대 그리스 석상이 막별로 회전하며 다채로운 느낌을 연출했다. 4막에 드디어 정면얼굴로 인생의 양면성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27일 드레스 리허설)  ⓒ 문성식

 

이 날은 서곡이나 막간곡 뿐 아니라, 성악 반주에서도 현, 금관, 목관 그리고 악기가 아닌 성악까지도 같은 음색과 밀도, 탄력을 가진 것이 음악에 추진력과 응집성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베르디의 음향적 특징이기도 하지만,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이 빚어낸 공연에 대한 열망과 집념이 오케스트라와 성악 모두로부터 더욱더 이런 톤을 완성시키지 않았나 싶다.

공연이라는 순간을 위해 늘 연마하고 달리는 이들이 있다. 물론 기록 영상을 남기고 녹음도 하겠지만은, 계획하여 자신의 기량을 남들에게 선보여 영감을 주고, 일상을 또 내일하루를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이, 공연들이, 공연자들이 있다.

이 날 오페라를 보면서는 '나도 오페라 대본 노래 다 외우고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오페라 수년간의 관람 중 처음으로 들었다. 이거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리뷰를, 이 기록을 남기기 힘들었다. 내 개인이 느낀 감동을 올곧이 느낌 그 자체로 품고 가고 싶었을 것이다.

올 한 해, 정말 다들 힘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고 또 덕분에 조금 내려놓고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와중에 라벨라오페라단은 <에르나니>를 정말 무모하게도 해냈다. 그리고 그 감격을 글로 일일이 남기는 것은 거대한 공연에 비해서 보잘 것 없고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그냥 울고 말 것을, 그냥 내 몸 한 구석에 들어와서 나를 지배할 그날의 느낌을, 여러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적어야 하는 나의 사명이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글로 정리해 놓으니, 다시 차분해진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글을 적어야 하겠지. 그리고 지금은 어느덧 오후다. 수험생들이 2020 수능을 잘 치뤘길 바란다. 결과야 어떻든, 오페라 에르나니 속 얼굴석상의 양쪽면처럼, 이제부터는 인생의 양면성을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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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벨라오페라단 '푸푸 아일랜드'에서 둘카마라(오른쪽 바리톤 장성일)가
네모리노(왼쪽 김지민)에게 사랑의 묘약을 주는 장면. ⓒ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 기자] 어린 아이들에게 '똥'이란 무엇일까? 신생아에게는 건강상태의 척도이고, 유아기에는 기저귀를 떼고 스스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극복의 과제이자 성취감의 상징이다.아동기에는 자신에게서 나온 잉여물에 대한 조롱과 왠지모를 애정을 섞은 단어이다.


위 이유들어 더해 '똥'은 발음이 쉬워서 '아빠, 엄마'라는 말과 함께 유아 때 거의 처음 배우는 말 중에 하나라서 친숙한 만큼, 아동기때까지 종종 아이들에게 알쏭달쏭한 상황이 닥쳤을 때 혹은 그 상황을 극복하고자 쓰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라벨라오페라단이 국내 최초로 키즈오페라 <푸푸 아일랜드>(원작 '사랑의 묘약', 예술총감독 이강호)를 2년여에 걸쳐 기획, 제작해 당당하고 야심차게 지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아이들을  위하여 매일 오전 11시, 오후2시 2회공연으로 펼치고 있다. 그 테마송인 '푸푸송'의 후렴구가 바로 '똥또로 똥~ 신나게 또도똥~ 똥똥똥!' 하고 외치는 부분이다. 


우리가족 다섯명, 그러니까 엄마인 나와 애들아빠,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어린이집 다니는 6세까지 <푸푸 아일랜드>를 개막일인 5월 6일 관람했다. 4월말 조기예매 할인혜택을 받아 결제하고 관람때까지 유튜브에서 푸푸송을 아이들에게 미리 들려주어 똥똥똥 노래부르며 기다려 드디어 울 막내까지 온가족이 공연 60분의 우리말 키즈 오페라를 함께 본 성취감은 만족, 대만족이었다.


▲ '푸푸 아일랜드'의 개막 하루전인 5월 5일 어린이날, 예술의전당 분수대 앞에서 관객과 함께
신나는 플래시몹을 펼쳤다. 둘카마라 바리톤 양석진, 아디나 소프라노 한은혜, 네모리노 테너 원유대. ⓒ 라벨라오페라단


"오페라는 너무 어렵지 않아요?"라고 물으신다면 우리집 천방지축 삼형제가 잘 관람했으니 "<푸푸 아일랜드> 한번 보세요"라고 답하겠다.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라는 선율로도 유명한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작가 공가희가 우리말 대본을, 작곡가 서순정이 오페라 원곡은 살리면서도 '푸푸송'을 비롯, 신나는 리듬과 멜로디로 작편곡을 했고, 팝페라, 정통 오페라까지 아우르는 연출가 안주은이 공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지개 섬 푸푸아일랜드를 다채로운 색과 풍선으로 꾸민 무대가 아이들의 동심과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유니콘 푸푸, 푸피와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과함께 신나고 경쾌한 푸푸송을 부르면서 관객의 흥미를 이끈다. 나 어릴 적 TV유치원인 '뽀뽀뽀'의 뽀미언니처럼 주인공 아디나가 주변 친구들에게 이번 공연의 원작인 <사랑의 묘약>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오페라 속으로 아이들을 인도한다. 


아디나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해 네모리노는 속상하고, 이를 알아챈 마법사 둘카마라가 흥미로운 '똥 쏭'을 부르며 등장한다. 그가 네모리노에게 사랑의 묘약을 팔고서, "사실은 포도주지, 이 바보"라며 노래할 때 울집 삼형제도 이를 알아챘는지 키득키득거리며 웃었다. 또한 나에게 이날 제일 놀라웠던 것은 우리집 여섯살 막내의 반응인데, 처음 부분 네모리노의 노래에서 슬픈 느낌이 났는지 갑자기 훌쩍거리는 것이었다.


▲ 아디나(소프라노 김효주)가 유니콘들(앙상블-김율하 김현정 박완
박정민 박주용 윤희선)에게 사랑의 묘약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 문성식 기자


그 때 나는 느꼈다. 이 아이가 지금 비로소 오페라를 보고 있구나! 공연을 현장에서 직접보고 처음으로 뭔지모를 큰 에너지를 느낀 것이다. 내가 속삭이면서 "울었어? 슬펐구나!"라고 물어보니 자기는 안 울었다고 했지만, 아이가 경험한 에너지와 그 결과는 공연 후반부에 금새 나타났다. 사랑의 묘약 내용이 끝나고 아디나가 관객어린이들에게 푸푸 아일랜드로 가는 마법의 주문을 아는 친구 손 들어보라고 할 때, 수줍음 많은 우리집 막내가 갑자기 번쩍 손을 드는 것이 아닌가! 


"어머 우리 막내에게 이런면이~"라며 속으로 감탄할 찰나, 처음에는 막상 정답을 (많은 아이들이 공연을 볼 것이니 정답은 말하지 않겠다!~) 정확히 맞추지 못했지만 아디나와 푸포, 푸피가 힌트를 주어 함께 정답을 말하고 우리 가족은 소정의 상품도 받아 더욱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공연 후 집에서는 팜플렛의 색칠공부로 집에서 색칠도 하고, '똥쏭'(아차차~푸푸송)도 종종 흥얼거린다. 공연 단 한시간로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그렇게 오페라와 만난 것이다. 요사이 집에서 게임하는 시간이 늘어 걱정하던 차에 만난 굿 찬스였다. 공연을 잘 견딜까했던 내 걱정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만나고 받아들였다.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빨아들이며 쑥쑥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하루하루 보는 것, 듣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 '푸푸 아일랜드'를 지키는 마스코트 유니콘 푸피, 푸포와 함께
아이셋과 인증샷 찰칵!! ⓒ 박순영 기자


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삶은 계속되고 예술은 계속된다. 아이들의 성장도 계속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예술가들은 더욱 열망할 것이다. 코로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택하고, 아이들에게 어떤 하루를 제공해야 할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하게 태어난 <푸푸 아일랜드>에게 박수를 보내며, 신비의 섬에서 더욱 푸르고 아름답게 성장하며 한국 어린이들에게 오페라는 노래하는 한국인의 것임을 알려줄 푸포와 푸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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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오페라 "까마귀"(왼쪽, 테너 서필)"와 "김부장의 죽음"(오른쪽, 바리톤 허철).
ⓒ 라벨라오페라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이번 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4개부문 석권도 참으로 기쁘고 경이로운 일이다. 하지만, 막상 나의 겨울나그네 여정을 흔들어 깨운 것은 지난 주말 본 창작오페라 <까마귀>(27일 관람)<김부장의 죽음>(28일 관람)이었다.

 

두 오페라 모두 가족을 소재로 했기에, 내 가족을 생각하며 보았다. 그리고 내가 유유자적하게 마음 속 겨울여행을 지내는 동안 많은 분들이 이렇게 공연 한편을, 오페라를 올리려 날마다 노력하셨구나를 느끼니 감동도 되고 반성도 되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27-8일 공연된 라벨라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강호)<까마귀>(공혜린 작곡, 고연옥 대본, 구모영 지휘, 이회수 연출)6일 극장 리허설의 전반부를 10열에 앉아서 봤다. 두 달 만에 모처럼 보는 공연관람이라 그런건지, 내가 세 아이 엄마라 그런지, 막내를 잃을 뻔 했다는 극의 내용에 나도 아이 셋을 한강수영장에서 못 찾을 뻔 한 적이 있기에 울컥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말 창작오페라 이렇게 잘 발전하고 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7일 저녁 공연때는 5열에 앉았는데, 전날 한번 봤기에 익숙하기도 하고 앞자리라서 자막을 안 봐도 성악가들의 우리말 노래가사가 극 내용에 따라 잘 들렸다. 공혜린 작곡가의 음악은 박진감 넘치고 시원하게 전개되었다. 현대음악기법부터 정통 클래식, 가요까지를 적재적소에 막힘없이 배치하고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서 "이 작곡가가 어디서 나타났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순간 오페라창작계의 세대교체도 느꼈다. 작곡가가 젊은 20대후반의 나이라 여러 장르 음악을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음악으로 흡수하는구나, 역시 젊은 세대는 보고듣는게 우리랑(?) 다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극은 빨간 셔츠에 검은가죽장화, 체인벨트를 찬 반항아가 되어 13년만에 돌아온 막내(테너 서필)와 가족간의 충돌과 화해를 그렸다. 1막에서 아빠 역 바리톤 양석진이 울고 떼쓰는 6살 막내를 손에서 놓친 순간을 노래부를 땐 아빠의 큰 가슴의 사랑이 잘 느껴졌다. 2막에서 엄마 역 소프라노 강혜명은 아들을 향한 모성이 가득 느껴지도록 애틋한 표정, 한 음절 한 음절 성실히 전달하는 우리말 발음과 풍부한 발성으로 배역을 살려서, 우리말 성악도 소프라노 음역에서 충분히 가사전달이 잘 되고 안정적일 수 있구나하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 오페라 "까마귀"는 IMF 금융위기에 극단적 선택을 한 가족의 삶과 화해를 그렸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베이스바리톤 양석진(아빠 역), 소프라노 강혜명(엄마 역), 베이스 장성일(형 역),
테너 서필(막내 역), 소프라노 한은혜(누나 역). ⓒ 라벨라오페라단

 

   

깔끔한 연출로 정평이 나 있는 이회수 연출은 이번 <까마귀>에서도 극중 인물들의 심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바닥에 사각 LED 조명으로만 중극장 무대를 채웠다. 재회의 즐거움과 그간의 슬픔을 노래한 남매들의 3중창에서 무대가 회색빛으로 되고 천장의 둥근 등이 켜지자, 이 무대가 비로소 범인을 취조하는 '취조실' 느낌으로 연출한 것인 줄을 알게 되었다. 마치 인생이라는 심판대에 오른 느낌이랄까. LED 무대는 2막에서 엄마가 아들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심정을 노래할 때는 보라색으로 빛나는 등 다양한 색으로 각 장면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서울대 법대생이기에 평온하게 잘 자랐을 거라 생각했던 큰 누나(소프라노 한은혜)의 입을 통해 나오는 노래에서 동생을 잃은 절절한 심정이 느껴진다. 둘째 형(테너 장성일)의 노래는 남자 특유의 단순하지만 한편에서는 여자들보다 따스한 깊은 정의 느낌이 잘 묻어나왔다. 누나의 노래에 막내 역 테너 서필이 "최고에게 핑계가 필요하듯 그 반대도 비슷하지"라며 그간의 휘몰아치는 심정을 표현할 때는 13년의 버림받은 삶과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공연을 보기 전 IMF의 금전위기로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가족의 상황, 그리고 아예 다함께 죽는 것이 아니라 어린 막내만큼은 살리려고 버리게 된 그 판단은 어떻게 하게 되는지 차마 가늠조차 되지가 않았다. 그래서 사실 그 답을 공연에서 찾고 싶었고 2막을 기대했었다

 

1막이 13년 만에 막내를 찾은 14의 가족구성원의 마음을 꽤 자세하게 표현했다면, 2막은 막내의 좌절을 어루만지는 엄마의 힘으로 공연이 구성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엄마의 노래비중이 컸다. 하지만 왜 자살을 선택했고 막내를 버렸는지를 표면적으로 드러내거나 심정을 깊고 길게 서술하지는 않았다. 가족의 선택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혼자 여행하며 다잡은 막내의 의상이 빨간 셔츠에서 흰색 스웨터로 바뀌었고, 마지막 장면은 엄마와 아들의 화해로 앞으로의 가족의 여정을 암시하지만, 오페라적 대단원의 팡파르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왠지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 13년간 "까마귀" 막내를 보호했던 건 정말로 길거리 그들일지 모른다. 왼쪽부터
베이스 전태화(남자 역), 테너 서필(막내 역), 소프라노 홍선진(여자 역) ⓒ 라벨라오페라단

 

 

아마도 삶이 그렇겠지만 오페라 형식이나 트렌드도 그렇게 변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실제 가정에서 엄마의 역할이 지대하게 큼을 알기에 그것을 표현했을수도 있겠다 싶다. 그날 그런 아쉬움이 있었는데도 아빠가 가족들에게 막내가 헤어져 사는 동안의 별명이 "먹을 것만 보면 까마귀처럼 달려들어서 별명이 까마귀였대"라고 노래가 아니라 대사로 딱 한번 설명할 때의 섬뜩함과 주역테너의 선율 중 '까마귀' 가사에서 '#-(한옥타브 위)-#' 음의 음산하고 숙명적인 느낌은 아직까지도 전율하리만치 잊을 수 없다. 이 둘을 대사와 극단적 선율로 극명하게 대비시킨 것이다. 결국 '#'라는 제자리로 되돌아오기 위해 높이 치솟아 한단계 위 제자리로 안착하는 그 삶의 계단처럼 무섭고도 애달프다

 

이번 <까마귀> 공연에서는 나날이 큰 포부로 도약하고 있는 라벨라오페라단 프로덕션의 힘을 느꼈다. 또한 그간 한국오페라계 성악가들의 탄탄한 성장과 공연노하우가 축적됨과 동시에 여러 작곡가들의 창작오페라 경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오페라 창작아카데미나 오페라 창작산실의 지원까지 서로간의 좋은 영향력으로 쌓인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 프로그램지에 고연옥 작가의 글에 '오페라 <까마귀>가 만들어지는 동안은 진심으로 후회했지만 다시 작품과 화해했다'는 표현에서 나도 극작가인 동료 최작가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공연되면서 제 대본에 연출, 배우 모두 손을 대면서 극이 산으로 가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작품이 제일 히트쳤어요". 

 


▲ 오페라 "김부장의 죽음" 초반, 진짜로 자신의 죽음을 계산하는 가족과 지인을
김부장처럼 보게되면 어떤 느낌일까?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25일부터 8일까지 공연된 오페라뱅크(총감독 허철)<김부장의 죽음>(작곡 오예승, 대본 신영선, 연출 홍민정, 지휘 정주현)은 인터미션 없이 70분 동안 압축적으로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2020년 한국사회의 모습으로 잘 표현해주었다

 

서곡에서 기타선율이 고대 그리스 세이킬로스 비문의 선율을 연주하며 극의 분위기를 이끈다. 어둑한 잿빛 도시와 세이킬로스 비문의 글자들을 보여주는 영상, 소극장을 입체적으로 변화시키는 무대미술, 자막이 없는데도 잘 들리는 우리말 발음의 성악과 지휘자 정주현과 함께한 10인조 네오필리아 심포니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이 좋았다. 특히 우리말 가사가 잘 들렸던 것은 기자가 3열로 무대가까이 앉은 이유도 있겠지만, 여러 소극장오페라에서 관객을 가까이 만났던 오페라뱅크와 작곡가 오예승의 다양한 극음악 경험의 조화 덕분이라 생각된다

 

극 초반 갑작스런 김부장(8일 공연, 바리톤 임희성)의 죽음에 직장동료 세 명이 "5만원이면 되겠지? 거 참 한심하네. 직장생활 3년에 부조금액도 모르고"라고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아직도 어째 살고있는지 모르는 것 투성이인 세상사가 생각나서 공감이 간다. 영정 사진에서 죽은 김부장이 직접 내려다보는 장면, 조문객에게 돈만 밝히는 아내(메조소프라노 김보혜), 김부장과 아내의 첫 만남부터 결혼사진, 돌 사진, 20년 지난 현재의 가족사진과 고마움은 모르고 철없는 아들(테너 석인모), (소프라노 김은혜)의 노래까지 각 장면의 가사와 노래가 위트있게 진행된다.

 

회사 상무에게 청탁을 하여 지방근무에서 서울발령이 난 김부장. 서울의 50평형 아파트에 예쁜 커텐을 달다 그만 허리를 삐끗하여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부인이나 윤부장(테너 최성수)"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은 죽음을 지켜보는 산 자의 두려움이다. 높다란 무대 벽 네모난 창문에서 "동의서에 싸인하세요", "임상실험 중이지만 도움은 될 겁니다"라며 의사 네 명이 불협화음으로 합창하며 환자를 괴롭힐 때는 정말 김부장의 괴로움이 느껴져 불쌍했다.

 

▲ 불협화음을 위한 것일까, 협진을 위한 것일까. 극 중 의사 네 명, 왼쪽부터 테너 이규철,
소프라노 정시영, 메조소프라노 권수빈, 베이스 황상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대 한켠에서 노숙자(베이스 김남수)가 인생에 대해 노래하는 잔잔한 G단조 화음이 심금을 울린다. 아내와 간병인(소프라노 이지혜)의 듀엣도 우애롭다. 김부장이 병상세례를 받고 가족과 목사님, 지인들이 불러주는 애니로리 합창이 뭉클하다. 세례 후 김부장은 "어쩌면 조금 나아진 것 같아. 살고싶다"고 한다. 무대 벽에서 하얀 빛이 관객석을 길게 비춘다. 주인공은 "바로 이거야"라고 하며 모두들 "죽음이 끝났다. 죽음은 이제 있어"라고 노래한다.  

 

두 편의 창작오페라 관람에서 우리말 가사 전달력 부분에 대해 느낀점이 있다. 첫째, 가사의 첫 음절이 확실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첫음절이 ,처럼  혀뒤에서 나는 소리는 안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작곡이나 성악표현의 리듬이나 셈여림, 음역의 강조나 오케스트라 반주와의 음역 구분으로 잘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선율이 진행되면서 앞뒤 음절과 단어의 결합으로 안들렸던 부분이 유추되면서 가사가 파악되기도 했지만, 다 잘 들리면 그게 제일 편안할 것이다.

 

두 번째는 오페라 공연에는 극장 전문가, 음향 전문가, 편곡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자가 두 오페라를 비교적 앞쪽 자리에서 관람하기도 했거니와 현대음악작곡 전공이라 소리를 신중히 듣는 편이라서 이번 두 편의 오페라에서 우리말 가사를 잘 들었다. 하지만, 뒷쪽 자리에 앉은 보통의 클래식음악 관객만 하더라도 우리말가사 듣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소리의 전달력은 극장별로 다르고 한 극장의 위치별로 다르다. 반듯한 우리말을 서양클래식에 담아내는 것은 특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작곡가에게만 이 모든 결정을 맡기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이번 두 편의 오페라에서 다시금 한국오페라의 희망을 보았다. 그간 방방곡곡 사업, 소외계층 문화순회사업 등으로 오페라는 국내 곳곳에서 많은 관객들이 접할 수 있게 된 만큼, 더이상 어려운 공연예술이 아니다. 오페라 창작분야 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오페라창작아카데미와 공연예술 창작산실, 세종 카메라타, 국립오페라단과 각 민간오페라단의 자체 제작 등 여러 단체의 창작과 공연들이 차곡차곡 쌓여 경험치에 의해 수준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오페라는 혼자하는 일이 아니다. 영화 <기생충>이 어디 봉준호 감독 혼자만의 것이겠는가. 서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 우리가 함께 연대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 그것에 가치를 두자또박또박 한걸음씩 각자의 몫을 하면 될 것이다. 계속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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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벨라오페라단의 '마리아 스투아르다'에서 두 여왕 스투아르다(소프라노 강혜명)과
엘리자베타(소프라노 고현아)의 대결. ⓒ 문성식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두 여왕의 불꽃튀는 대결을 이처럼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라벨라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강호)이 지난 11월 22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초연한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현대오페라에 걸맞는 모던하고도 격식있는 무대미술, 화려한 의상, 품위있는 오케스트라 반주(지휘 양진모)가 좋았다.


여기에 주역들의 탄탄한 실력, 그리고 두 여왕인 마리아와 엘리자베타의 대립구도를 잘 살리는 연출(연출 이회수)로 도니제티 작곡의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국내에 잘 상륙시켰다. 이강호, 이회수, 양진모는 라벨라 프로덕션의 중심이다. 지난 2016년 <안나 볼레나>를 전후로 라벨라오페라단의 주요작품이 대부분 이 3인방의 작품이다. 


도니제티 작곡의 여왕 3부작 <안나 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 <로베르토 데브뢰>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를 중심으로 한 영국 튜더왕조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다. 기자가 라벨라오페라단이 4년 전 아시아 초연한 <안나 볼레나>를 보았을 때, 대작오페라를 초연하면서 탄탄하게 기성작처럼 올린 그 실력과 배포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번 공연 또한 더할나위 없이 기대 이상이었다.

   

▲ 2막 3장 스투아르다의 처형 전에 로베르토(테너 신상근)가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스투아르다는 실제로 처형 때 붉은 드레스를 입었다고 한다. ⓒ 문성식



전체 2막 5장의 작품에서 여왕들이 갈아입는 드레스만해도 화려한 볼거리다. 엘리자베타는 화려한 금색, 보라색, 붉은색 드레스를, 마리아는 에메랄드색, 붉은색 등 풍성하고 다채로운 무늬의 드레스로 고급스러움을 잘 표현했다. 


무대미술 또한 멋졌다. 1막 1장 천장의 가시덤불 왕관처럼 생긴 샹들리에, 1막 2장의 붉은 빛 황량한 고목, 2막에는 기울어진 십자가로 표현해 스투아르다의 왕좌가 기울어짐을 표현했다.


특히 마지막 스투아르다가 죽는 장면을 해외 프로덕션에서는 단두대에서 칼로 내리치기 직전 장면으로 처리하기도 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스투아르다가 죽음을 암시하는 마지막 노래를 부르면서 퇴장함과 동시에 무대가 회전하면서 스투아르다의 아들이 다음 왕인 제임스1세가 된다는 것을 확고하게 보여줌으로써 역사가 어떻게 순환되는지 느끼게 해주었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소프라노에게 최고의 기교인 하이 D음을 1막 마지막과 2막 마지막 이렇게 두번이나 요구하는데, 스투아르다 역의 강혜명과 이다미 모두 최고의 성량과 정확함으로 표현해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었다. 강혜명이 우아한 목소리와 정확하고 시원한 고음에 절절한 슬픔으로 왕족의 기품을 보여줬다면 이다미는 곧은 음색과 절제되고도 단호한 내면연기로 또다른 스투아르다를 선보였다.


엘리자베타 역의 소프라노 고현아는 맑고 곧게 뻗는 목소리로 좀더 위엄있는 카리스마의 엘리자베타로 어필하였으며, 소프라노 오희진은 디테일한 표정연기와 인간적인 욕심이 더 잘 드러났다. 엘리자베타와 스투아루다 두 여인의 사랑을 받는 로베르토 역은 테너 신상근이 좀더 굵고 힘찬 음색의 팽팽한 힘이 느껴졌다면, 테너 이재식은 더욱 맑은 음색의 호소력이 인상적이었다.



▲ 1막 2장 스투아르다(소프라노 이다미)와 로베르토(테너 이재식). 붉고 황량한 나무는
스투아르다의 혈통을 상징한다. ⓒ 문성식


 

기자 개인적으로는 22일에는 이 공연을 처음봤다는 기대감으로 노래흐름만 따라가다 보니 마지막 네번째 공연인 24일 공연을 봤을 때 더욱 집중이 잘 되는 점이 있었다. 출연진들도 마지막 공연이라 더욱 안정감을 찾은 이유도 있었겠다. 이날은 탈보트 역 베이스바리톤 양석진의 안정되고도 정감있는 목소리에서 사형집행전의 이다미 스투아르다를 향한 공경과 사랑이 잘 느껴져 좋았다. 같은 장면에서 첫날 베이스 이준석은 더욱 저음이라서 신하로서의 충직함으로 와닿았다.


엘리자베타의 심복인 체칠 역 바리톤 최병혁이 스투아르다의 사형집행을 공표할 때의 순간적인 미묘한 표정변화 등도 극의 방향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바리톤 임희성은 같은배역을 좀더 균형적이고 음악적 정확함으로 인상을 주었다. 안나 역의 메조소프라노 여정윤과 소프라노 홍선진도 스투아르다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우정어린 친구이자 유모의 역할을 잘 표현해주었다.


역사상 정치적 라이벌인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의 이야기. 이 둘은 실제로 만난 적이 없고, 한 남자를 두고 사랑한 적도 없지만, 독일의 대문호 프리드리히 실러가 이 둘을 상상으로 만나게 했고, 이렇게 도니제티의 여왕시리즈에서 둘은 정치와 사랑을 두고 결투를 하게 했다. 1막 2장에서 스투아르다가 엘리자베타에게 "사생아"라고 외치는 장면이나, 1막 2장의 주요배역들의 합창, 2막 3장 마리아가 처형되기 전 군중의 합창, 스투아르다가 처형되기 전의 아리아 등이 압권이다.


'라벨라(La Bella)', 이태리 말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 5년간 라벨라오페라단의 <안나 볼레나> 아시아 초연, <가면 무도회> 공연,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 공연과 라벨라성악콩쿠르, 라벨라 스튜디오 운영 등 행보를 보면 한국에서 민간오페라단이 오페라 발전에 어떻게 아름다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라벨라오페라단은 2020년에 창작오페라 <까마귀>, 키즈오페라 <푸푸아일랜드>,  베르디의 <에르나니>를 공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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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이 오는 11월 22일(금)부터 24일(일) 사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으로, 독일의 대문호 실러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의 서정적 비극을 그리고 있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앞서 2015년 여왕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인 <안나 볼레나>를 국내 초연하여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어 이번 <마리아 스투아르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권력과 사랑의 라이벌 ‘마리아 스투아르다 vs 엘리자베타’ 두 여왕의 숨 막히는 경쟁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16세기의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 중 극적인 요소가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아름답고 세련된 음악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엘리자베타는 반역죄로 성에 구금된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정치적 경쟁자이자 로베르토를 사랑의 경쟁자라고 생각해 두려워한다.

로베르토의 마음이 마리아에게 향해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마리아에게 강한 비난과 모욕을 던지고, 이에 맞서 마리아도 엘리자베타에게 ‘영국의 왕좌를 더럽힌 비열한 사생아’라는 치욕스러운 말로 되갚는다. 두 여왕의 불꽃튀는 대결 끝에 엘리자베타는 마리아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극적인 스토리의 드라마성을 강조한 탁월한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며, 16세기의 화려하고 웅장한 영국, 스코틀랜드의 왕실 배경의 무대를 감각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16세기 왕족들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할 시각적 화려함과 역동적인 무대 연출로 오페라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엄선된 최고의 캐스팅! 국내 오페라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하다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 양진모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감각적인 연출로 오페라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회수가 맡는다. 또한 소프라노 강혜명, 고현아, 오희진, 이다미, 홍선진, 메조소프라노 여정윤, 테너 신상근, 이재식, 바리톤 임희성, 최병혁, 베이스바리톤 양석진, 베이스 이준석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최정상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르며, 공연의 풍성함을 더해줄 메트오페라합창단이 함께 한다.


시놉시스 “권력과 사랑의 라이벌, 두 여왕의 불꽃튀는 대결”


반역죄로 성에 갇혀 있는 마리아 스투아르다. 엘리자베타는 그런 그녀를 정치적 경쟁자이자 로베르토를 향한 사랑의 경쟁자라고 생각해 두려워한다. 엘리자베타는 자신이 사랑하는 로베르토의 마음이 마리아에게 향해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질투에 눈이 멀어 마리아에게 강한 비난과 모욕을 던진다.

이에 맞서 분노를 참지 못한 마리아는 엘리자베타에게 '영국의 왕좌를 더럽힌 비열한 사생아'라는 치욕스러운 말로 되갚는다. 사색이 된 엘리자베타는 마리아의 사형집행서에 서명을 하고, 마리아는 죽음을 알리는 대포 소리 속에서 눈을 감는다.


출연진


지휘 양진모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지휘전공 졸업

-이탈리아 베르디 국립음악원 및 동음악원 졸업

-제 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예술상 지휘부분 수상

-현) 코레아나 클라시카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영산오페라 아카데미 예술감독




연출 이회수

-로마 국립예술원 무대디자인과 최고점수 졸업, 연출논문 최고점수 졸업

-PREMIO NAZIONALE D’ARTE 연출부분 입상

-프라하 STATNI 오페라극장 주최 국제 연출 콩쿨 아시아 최초 입상

-제8회 국제 지중해 페스티벌 초청연출

-현) CAMU 예술감독 및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소프라노 강혜명 (마리아 스투아르다 역)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수료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사범 고등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이탈리아, 프랑스, 두바이 등 세계 주요 극장 오페라 주역 출연

-현) 중국 국립 상하이대학교 음악원 초빙교수

이탈리아 DM artist 소속 아티스트



소프라노 이다미 (마리아 스투아르다 역)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및 밀라노 시립음악원 졸업

-프랑스 므동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Felice Lattuada 콩쿨 2위, Civenna 콩쿨 3위, Asti 콩쿨 3위 등 다수 콩쿨 입상

-현) 전북대학교, 계원예술고등학교 출강



소프라노 고현아 (엘리자베타 역)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독일 쾰른 국립음대 졸업

-Opernwelt 선정 신인 예술가 노미네이트, Gottlobfrick 오페라 메달 수상

-아시아 소프라노 최초 오스트리아 빈슈타츠오퍼(비엔나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

-현)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소프라노 오희진 (엘리자베타 역)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 졸업

-제 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여자신인상 수상

-모차르트 레퀴엠 솔리스트,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현)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테너 신상근 (로베르토 레이체스터 역)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2009년 Volksbühnen Bühnentaler, 2011년 NRW 최고가수상 수상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동양인 최초 ‘로미오’역 데뷔

-현)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 중



테너 이재식 (로베르토 레이체스터 역)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학사 졸업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석사 졸업, 드레스덴 국립음대 오페라 마이스터클라쎄 졸업

-독일 바이마르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 역임

-현) 유럽과 국내에서 오페라 전문가수로 활동 중



바리톤 임희성 (굴리엘모 체칠 역)

-중앙대학교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베네쩨 국립음악원 오페라과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피렌체 국제콩쿠르 1위, 떼라마 국제콩쿠르 2위, 볼로냐 국제콩쿠르 바리톤 특별상 수상

-현)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명지대 사회교육원 출강



바리톤 최병혁 (굴리엘모 체칠 역)

-연세대학교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Licinio Refice 국립음악원 졸업

-U.Giordano 콩쿠르, M.Lanza 콩쿠르 우승 등 10여 개 국립콩쿠르 입상

-이탈리아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10여 편의 오페라에 50여 회 이상 주역 출연

-현) Aliopera, Koo Company 소속 전문 연주가



베이스 이준석 (조르조 탈보트 역)

-명지대학교 음악학과 졸업

-이탈리아 노바라 국립음악원 졸업

-이탈리아 ‘J.Brahms’, ‘Citta di Racconigi’, ‘Citta di Padova’ 등 국제콩쿠르 임상

-명지전문대학 교양학부 초빙교수 역임

-현)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사)미래성악포럼 이사, 이마에스트리 수석이사, TB대표



베이스바리톤 양석진 (조르조 탈보트 역)

-가톨릭대학교 성악과 졸업

-독일 카셀시립음대 성악과 졸업

-이탈리아 피에로 카푸칠리 국제 콩쿠르 입상

-2016 대한민국오페라대상 특별상 수상

-현) 카메라타 남성앙상블 음악감독,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소프라노 홍선진 (안나 케네디 역)

-선화예술학교 졸업, 선화예고 재학 중 도불

-프랑스 파리 에꼴노르말 디플롬 졸업

-프랑스 파리 에꼴노르말 성악 및 실내악 고등디플롬 졸업

-일본 FUJI TV KBK후원 전액장학생

-현) 선화예술학교 출강, 라벨라오페라스튜디오 단원,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메조소프라노 여정윤 (안나 케네디 역)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재학 중 독일가곡음악회, 성악과 음악회 출연

-Hans Schneider 마스터클래스 출연

-서울 아리랑 코러스 칸타타 한강 출연

-현) 라벨라오페라스튜디오 단원, 전문연주자로 활동 중

-2015년, 도니제티 여왕 시리즈 첫번째 ‘안나 볼레나’ 초연에 이어

또 한번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벨라오페라단의 야심작

-마리아 스투아르다 vs 엘리자베타, 두 소프라노의 불꽃튀는 대결

-11월 22일(금)~24일(일) 사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대한민국 No.1 민간오페라단 ‘라벨라오페라단’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도니제티 ‘여왕 시리즈’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

공연개요
 
공연명   도니제티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

일시 2019년 11월 22일 금요일 19:30

2019년 11월 23일 토요일 15:00, 19:30

2019년 11월 24일 일요일 17:00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출연진  지휘  양진모

연출  이회수

소프라노  강혜명 고현아 오희진 이다미

테너 신상근 이재식

바리톤  임희성 최병혁

베이스바리톤  양석진

베이스  이준석

오케스트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합창 메트오페라합창단

티켓 R석 18만원 / S석 15만원 / A석 10만원 

B석 7만원 / C석 5만원 / D석 3만원

주최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

주관 주식회사 쏘아베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 한국투자증권

예매 (사)라벨라오페라단 02-572-6773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1544-1555

예술의전당 www.sac.or.kr 02-580-1300


작품소개

작곡 가에타노 도니제티 Gaetano Donizetti

대본 쥬세페 바르다리 Giuseppe Bardari

초연 1835년 12월 30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구성 전 2막

공연시간  155분 (인터미션 20분)

언어 이탈리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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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라오페라단 '검은리코더'. 고독사한 노인문제에 좀비로 코믹요소를 더했다. 왼쪽부터 테너 김중일(저승안내자 남슬기 역), 소프라노 김은미(이목련 역), 바리톤 고병준(변소호 역), 베이스 양석진(목기남 역), 소프라노 박현진(유인자 역), 메조소프라노 김순희(장을분 역).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322일과 23일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예술총감독 이강호)의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를 보았다. ‘검다는 느낌에 리코더, 그리고 좀비 오페라라고 하니 사뭇 궁금해졌다.

나실인 작곡, 윤미현 대본, 안주은 연출이다. 전체적으로, 공연은 신비로운 저승세계를 표현한 무대와 우리말 가사를 살린 노래와 충실한 오케스트레이션, 짜임새 있는 연출로 오페라가 갖춰야 할 3박자의 균형면에서 탄탄했다. 이것은 2007년 창단했고, 내가 본 라벨라오페라단의 2015<안나 볼레나>, 2016<안드레아 셰니에>, 2017<돈 지오반니>, 2018<가면무도회> 공연들에서의 느낌과 기대 그대로였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이슈로 한 윤미현 작가(55회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의 대본에 요사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유행하는 좀비컨셉과 분장으로 흥미를 더한것도 이번 오페라를 특색있게 하는 요소였다.

또한 우리말 가사의 딕션을 살리기 위해 트로트부터 클래식, 그리고 현대음악기법까지 다채로운 오케스트레이션을 구사하고 지휘까지 한 나실인 작곡가(오페라 <나비의 꿈>, 발레 <처용> )의 음악은 노인 영혼의 세계를 어두운 한의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동심의 발랄하고 꿈꾸는 듯한 신비로운 마법의 세계처럼 표현함으로써, 노인문제가 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근처에 함께있는 문제임을 꼬집었다

성악가들의 활약 또한 멋졌다. 22일 공연에서 태풍 때 부엌찬장이 무너져 눌려죽어서 일명 '찬장할머니'인 할머니역의 소프라노 박현진은 특히 극 마지막에 "어미는 나무 속을 긁어내 파낸 리코더처럼 늘 예쁜 소리내며 웃고 있어야 하는거야" 라며 노랫말의 '어미는 나무 속을 긁어내' 아리아로 잔잔한 감동을 주면서, 극 초반부터 끝까지 가장 많은 양의 노래를 소화하며 맑고 풍성한 음색으로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와 노래를 펼쳤다.

2막에서 이목련 역 소프라노 김은미는 수지침 놓는 것을 타박하던 며느리와 아들을 흉내내는 레치타티보로부터 이어지는 '아침에 소파에 앉아'의 고음의 아리아에서 경쾌하고 맑은 음색으로 공감을 얻었다. 현대판 고려장처럼 가족여행으로 간 인도네시아에 공항에서 버려진 '보자기할머니' 장을분 역 메조소프라노 김순희가 부르는 '날마다 살아도 모든 게 신기하던데' 아리아는 극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리아인데, 안정되고 풍성한 목소리로 고향의 모습과 소중한 삶에 대한 미련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노인들은 결국 페리를 타고 저승길에 오르게 되었다. "야호~!". 가운데 유인자 할머니는 끝까지 검은 리코더를 들고 있다.


남성 성악가들의 노래는 가사가 훨씬 더 귀에 잘 들어왔다. 2막에서 테너 김중일은 좀비 분장이 아니라서 더욱 뚜렷한 눈빛과 명징한 음색과 가사전달과 '딩동' 아리아로 다섯노인을 나룻배에 태우는 남슬기 역을 돋보이게 했다. 베이스 양석진은 1막에서 힘찬 저음에서도 서정성을 갖춘 노래로 목에 깁스를 하고 자살한 목기남 역에 집중하게 했다. 바리톤 고병준 또한 저음에서도 재치와 익살이 느껴지는 모습과 노래로 치매 걸린 변소호 할아버지를 잘 선보여주었다

음역과 신체구조상 여성 성악가 노래는 호흡공명으로 모음이 더 잘 울리고, 남성성악가 노래는 자음에서 오는 텐션이 호흡으로 잘 유지되기 때문에, 우리말 성악노래는 남자가수들의 가사가 더 잘 들리는 측면이 있다. 음절의 시작이 자음이기 때문에 자음이 잘 안 들리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말 오페라에서 이 부분은 작곡가나 성악가 모두의 노력으로 계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1막에서 노인좀비 대장 유인자 할머니의 나룻배에 서로 타겠다고 날 데려가라고 나머지 노인들이 부르는 절절한 4중창, 죽어서도 죽지 못하는 노인들의 피튀끼는 전쟁을 유인자가 검은리코더를 불며 제지하는 것, 1막 마지막에 저음 콘트라베이스가 형성하는 음산한 분위기 위에 어린 동자가 소금을 불며 극에 긴장감을 넣는 장면, 2막 시작에 노인 좀비들이 타야하는 나룻배의 넘실대는 느낌을 음악동기로 살린 점 등 이번 <검은 리코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많다

노인들의 사연을 모두 들은 남슬기에 의해 이들은 그냥 나룻배가 아니라 모두 페리를 타고 저승길로 안전하게 출발하게 되었다. 정성복J발레단이 천국가는길을 우아한 발레로 수놓고,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팡파르와 메트오페라합창단의 힘찬 합창이 가세한다.

외로운 좀비들인데 씩씩하고 경쾌한 합창이라 의아하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외로운 좀비'들의 씩씩한 합창 선율이 들리는 것 같다. 기존오페라답지 않은 요소들 덕분에 이번 <검은 리코더>는 현장에서 오페라 관계자보다 일반 관객의 반응이 더 후했다

이강호 단장은 "한국오페라 시장에서 대중오페라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르코 창작산실의 제작비가 두 오페라단에게 지원되어야 했기에, 예상의 반만큼 지원받은 125백만원에 단장의 사비를 그만큼 털어넣어 이번공연을 올렸다고 한다.

이번 <검은리코더>를 계속 공연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바라는 것이 있다. 지금은 너무 꽉 차 있는 느낌인데, 어떤 장면에는 무대장치나 합창, 무용 없이 솔로만 있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정부 지원이 아니라도 우리 시민이 모금하고, 작은 소극장에도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 <검은 리코더>가 전 국민이 사랑하는 창작오페라가 되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 라벨라오페라단은 차기작으로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올 1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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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라벨라 시그니처 시리즈 '그랜드 오페라 갈라 III- 오페라 속 춤과 노래' 피날레 장면.
ⓒ 라벨라오페라단


 아이쿠야, 벌써 연말이구나!”


지난
125일 저녁공교롭게도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2018라벨라 시그니처 시리즈 <그랜드 오페라 갈라 III- 오페라 속 춤과 노래> 의 첫 순서가 시작하자, 주책스럽게도 호화로운 음악의 향연에 괜시리 내가 이렇게 연말축하를 받고 있구나. 아직 못한 일이 많은데...’라는 괜한 아쉬움과 함께 2018년이 얼마 안 남은 것이 실감났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2,3층 전체 3000석 객석이 꽉 찼다. 공연은 오페라 유명아리아와 합창의 1, 춤의 2부로 전체 19곡이 2시간 동안 풍성하고 다채롭게 구성되었으며, 이번 공연의 연출이자 성악가 출신 팝페라 가수인 안주은의 우아하고 품격 있는 해설이 또한 공연의 흐름을 편안하고 부드럽게 해 주었다.

첫 순서로 남녀커플
6중창(홍선진, 양석진, 진영국, 나형오, 이용, 박현진)과 베이스 양석진의 제스처도 눈에 띄었던 <피가로의 결혼-내 품에 안겨 기억해 보려무나>, 깔끔한 올림머리와 검정색 일자 드레스에 밝고 힘찬 고음이 좋았던 소프라노 이민정의 <로미오와 줄리엣-꿈 속에 살고 싶어라>, 노래제목처럼 화려한 빛남의 연보라색 드레스와 부드럽고 굵고 당찬 소프라노 조현애의 목소리가 어울렸던 <파우스트-보석의 노래>까지 공연1부 시작에서 남은 시간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 첫 곡 '피가로의 결혼' 에서 열창하는 베이스 진영국, 소프라노 박현진,
베이스 양석진, 소프라노 홍선진(왼쪽부터). ⓒ 라벨라오페라단


<
라 보엠-, 사랑스러운 그대>의 소프라노 이순재와 테너 김동원도 사랑스런 분위기를 잘 연출했는데, 새삼 이날 공연 자막의 모든 아리아에 사랑이라는 가사가 보였다. 오페라 내용을, 외국어 가사를 다 몰라도, 아름답고 풍성한 음악을 보고 듣고, 가사자막의 사랑자를 읽으며 다시금 사랑의 존재를 확인하니, 이게 바로 오페라 갈라콘서트의 묘미가 아닌가 싶었다. <오텔로-맹세의 노래>는 장쾌한 팡파르와 테너 이현종의 힘찬 음색과 표정연기, 바리톤 임희성의 중후하고도 격렬한 노래가 일품이었다.

다음으로 합창 다섯 곡은 메트오페라합창단
(단장/지휘 이우진)의 합창으로 오페라의 웅장함을 가득 느끼게 해주었다. <제비-그대의 신선한 미소를 마셔요>의 아름다운 4중창(김동원, 박현진, 김성천, 한은혜)과 합창으로 시작해, 투우사의 노래로 알려진 <카르멘-여러분의 건배에 보답하리>에서는 테너 임희성이 부르는 힘차고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이 박수로 장단을 맞춰주기도 했다.

<
일 트로바토레-대장간의 합창>은 힘찬 대장간의 망치질 소리와 남성합창에 이어 여성합창이 가세하는 부분에서 여성존재의 매력과 힘을 새삼 느꼈다. <파우스트 - 경계하라, 경계하라...하늘의 천사여>는 소프라노 조현애와 테너 이현종, 베이스 양석진의 실제 이 오페라 마지막 장면 같은 실감나는 연기와 노래, 장대한 산맥을 오르는 것 같은 장대한 합창과 오케스트라에서 숭고함이 느껴졌다. <아이다 - 개선행진곡>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으면서, 신년을 맞이하는 힘찬 포부를 가지게 하였다.

2
부는 춤과 함께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라 조콘다 - 시간의 춤>은 정성복J발레단의 우아한 발레로, <미소의 나라 - 그대는 나의 모든 것>은 장대한 스케일의 오케스트라와 테너 김동원의 충만한 노래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호프만의 이야기 - 뱃노래>는 풍부한 성량과 저음이 매력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로 시작해 소프라노 이민정과의 우애어린 듀엣이 아름다웠으며, <박쥐 - 나의 주인 마르퀴스>는 소프라노 한은혜의 경쾌하고 정확한 노래와 표정연기가 만족스러웠다.


▲ YS 어린이 공연단이 '카르멘 - 교대하는 병정들'을 합창하며 팡파르 동작을 하고 있다.
ⓒ 라벨라오페라단

 

주디타 - 너무나 뜨겁게 입맞추는 내 입술>에서 소프라노 이순재는 풍부한 감성의 호흡선으로 피날레의 고음까지 장식하며 브라보를 받았으며, <카르멘 - 교대하는 병정들>YS 어린이 공연단의 귀여운 합창에 관객들은 박수장단으로 화답했다. <카르멘 - 집시의 노래>는 붉은 드레스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의 고혹적인 눈빛과 춤, 그리고 소프라노 홍선진과 김하늘의 유니즌으로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카르멘을 연출했으며, <삼손과 데릴라 - 바카날레>는 정성복J발레단의 원시적인 힘이 느껴지는 열정적인 춤과 이날 음악을 맡은 양진모의 지휘로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장쾌한 음악으로 오늘 정말 멋진 공연 봤다는 느낌을 팍팍 주었다.

마지막으로 전체출연진이 함께
<박쥐-샴페인의 노래>를 서로 아리아 한 구절씩 뺏어 부르는 콘셉으로 부르며 재미를 주었다. 라벨라오페라단의 이날 갈라콘서트는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도 CF나 영화 등을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여러 유명 오페라 아리아에 춤과 합창이 어우러져 관객이 한해의 노고를 칭찬받는 듯한, 정말 가득담은 선물을 받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연말의 잔잔한 위로도 좋지만, 수고한 당신에게 주는 넉넉하고 특별한 선물얼마나 좋은가?!

우리 모두 수고했다고 서로를
, 스스로를 칭찬하자! 고마움을 표현하고, 기운을 북돋아주자. 할 일은 많지만, 무엇이 정말 필요한 일이었는지, 지금까지 그 일을 못했다면 왜 못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에그머니나?!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한편
, 라벨라오페라단은 2019년 상반기 3월 예정으로 윤미현 작, 나실인 작곡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BLACK RECORDER)>를 공연한다. 하반기는 1122일부터 24일까지 도니제티의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공연한다. 믿고 보는 오페라, 라벨라오페라단의 2019년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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