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2021년 12월 14일(화) 19:30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출연 Piano.허원숙
예매 오푸스,예술의전당 (선예매11/5), 인터파크(11/6~)
티켓 R석 5만원/S석 3만원
주최 / 문의 오푸스 /1544-5142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2019년,피아니스트 허원숙은 하이든 소나타를 A, B, C, D, E, F, G장조의 순으로 선곡하면서도 하이든의 초기, 중기, 후기의 작품을 두루 선보이는, 그야말로 첫 번째 프로젝트다운 서막을 열었다.그 후로 올해 12월 선보일 두 번째 프로젝트 “하이든 스타일”에서는 보다 ‘하이든다움’에 집중한 선곡으로 돌아온다.


관객들은이번 <허원숙 하이든 프로젝트 II>에서 초기 빈 악파의 전통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무렵의 Hob. XVI:18 in B-Dur와 Hob. XVI:19 in D-Dur를 필두로 하여 1760년대 말 이 장르 최초의 대작이라 할 수 있는Hob. XVI:46 in As-Dur 등의 선곡을 통하여 “하이든 스타일”이 어떻게 구축되어 가는지 새삼 경험하고, Hob. XVI:45 in Es-Dur와 Hob. XVI:43 in As-Dur를 통해 ‘하이든다움’에 더해진 ‘질풍노도’라는 시대사조의 반영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Hob. XVI:20 in c-Moll을 통해서는 하이든이 왜 비로소 소나타라는 용어로 자신의 피아노작품을 규정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편,허원숙의 하이든 프로젝트는 총 5가지 공연으로 구성되어 진행된다. 이후 3개의 공연은 Haydn Project III “Nicolaus Esterhazy (니콜라우스에스터하지)”, Haydn Project IV “Experimentalist (실험가 정신)”, Haydn Project V “Destination (이 곳, 하이든)”으로 이어지며 본 프로젝트는 마지막 5번째 공연과 함께 9장의 앨범으로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특히,이 모든 작업은 유럽의 CD 레이블인 ‘둑스’(DUX)’를 통해 발매를 앞두고 있어 더욱 이목을 끈다.

티켓은 오푸스,예술의전당, 인터파크에서 모두 예매 가능하다.문의는 1544-5142.

 

* Pianist허원숙

 


피아니스트 허원숙은 서울음대 기악과,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피아노과를 졸업했으며 유학 중 발세시아 국제 콩쿠르 1위를 비롯, 비오티 국제 콩쿠르, 포촐리 국제 피아노 콩쿠르, 마르살라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였고, 천안 호서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귀국한 후 현재까지 금호문화재단 금호 스페셜 콘서트 시리즈,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 <허원숙의 피아노 이야기>를 비롯한 다수의 독주회와, 서울국제음악제, 아시아 작곡연맹 국제 음악제, ARKO 한국 창작 음악제, 프랑스카잘스 페스티벌, 폴란드 에마나체 음악 페스티벌,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국제 음악 페스티벌, 북경 국제 여성 음악가 대회 초청 연주를 비롯하여 루마니아 오라데아 국립 교향악단, 상해 방송 교향악단, 팔레르모유스 오케스트라, 충남 교향악단, 마산시립교향악단, 천안시립교향악단,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다. 


또한 활발한 연주활동과 더불어 KBS 클래식 FM의 <당신의 밤과 음악> 프로에서 3년간 <허원숙의 피아니스트 플러스> 코너를 구성하고 진행하였으며, <가정음악>의 음악작가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끊임없는 연주활동은 공연장뿐 아니라, 피아노 독주회의 실황으로 구성된 다섯 종류의 시판 앨범 (서울음반, 아울로스 뮤직, MusicZoo Entertainment 제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외에 KBS FM에서 기획한 <한국의 음악가> CD와, 소나티네 제1,2집 4CD (아울로스 뮤직) Czerny 30 Etudes de Mecanisme op.849 (일송미디어) 등 스튜디오 녹음 음반으로도 만날 수 있다.

 

또한 2013년 유럽을 대표하는 폴란드의 음반회사 DUX 와의 계약으로 폴란드에서 직접 녹음 작업을 한 그녀의 음반은 <Piano Recital>이라는 타이틀로 DUX 오리지널 음반으로 2014년 선보인 이후에, 2016년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과 류재준 피아노 모음곡을 출시하여 룩셈부르크 <pizziccato>의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2018년 9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출시하였다, 이후 클레식음악 전문잡지 <피치카토>에서 2019년 2월의 슈퍼소닉 음반으로허원숙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선정하였다. 이는 글렌 굴드,안드레아스쉬프 등 수많은 명피아니스트의 음반이 존재하는 바흐 골드 베르크 변주곡으로 선정되어 더욱 괄목할 만하다.

*프로그램

 

하이든(J.Haydn)–

 

소나타 Hob. XVI: 18

소나타 Hob. XVI: 20

소나타 Hob. XVI: 19

소나타 Hob. XVI: 43

소나타 Hob. XVI: 45

소나타 Hob. XVI: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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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김상진&문지영 듀오 리사이틀 로망스
일시 및 장소  2021년 12 16()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IBK챔버홀
주최  OPUS
문의  1544-5142
예매처  오푸스1544-1542,인터파크 1544-1555,SAC티켓 02-580-1300
티켓  R7만원,S석5만원,A석3만원

 

은근한 시선과 벅찬 설렘이 공존하는 다감하고 매혹적인 세계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Romance(로망스)’를 주제로 한 무대에 오른다. 이 두 연주자는 조화와 자연스러움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다. 중심에서 주목받는 것 자체를 즐기는 연주자들은 아니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에 주목하며 그것을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인다. 이러한 특성이 이 두 연주자를 계속해서 무대의 중심으로 이끈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에 비해 뛰어난 비올리스트는 현저히 적다. 

일찍이 동아 음악 콩쿠르 역사상 최초로 비올라로 우승한 비올리스트 김상진은 지금까지 최고의 비올리스트로 손꼽히며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부소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15년 만에 배출된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이다.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외르크데무스는 그녀의 연주에 대해 “이 시대에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음악성의 자연스러움을 그녀에게 발견했다.”라고 극찬했다.

이들은 슈만을 시작으로 류재준과 김상진의 작품, 그리고 클라크의 소나타까지 은근한 시선과 벅찬 설렘이 공존하는 다감하고 매혹적인 세계를 펼친다. 슈만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에서는 애절한 독백과 대담한 고백이 이어진다. 세계 초연되는 류재준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독특한 정취와 생동감이 가득한 풍경을 선보인다. 김상진의 자작곡 ‘Romance’는 꿈결 같은 서정적 노래가 긴 여운을 남긴다.

낭만의 여정은 클라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에서 타오르는 격정에 이른다. 순수과 열정이 어우러지며 다양하게 빚어내는 이들의 음악적 로맨스는 슬며시 다가와 어느새 마음을 흔들 것이다.티켓은 오푸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의 1544-5142

 

* 프로그램   |   Program

 

로베르트 슈만
Robert Schumann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dagio and Allegro for Viola and Piano, Op.70
류재준
Jeajoon Ryu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Sonata per viola e pianoforte
김상진
Sangjin Kim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
Romance for Viola and Piano
리베카 클라크
Rebecca Clarke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Sonata for Viola and Piano

 

* 연주자 | Profile

 

비올리스트 김상진

“완벽한 테크닉과 파워풀하면서도 따뜻한 소리를 바탕으로 한 인상적이며 호소력 있는 연주

- 미국 스트링즈 매거진-

 

일찍이 동아 콩쿨 역사상 최초의 비올라 우승자로 음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상진은 독일 쾰른 국립 음대와 미국의 줄리어드 음대에서 수학한 후 그간 미국의 말보로, 아스펜, 그린 마운틴, 라비니아, 뮤직 마운틴, 주니퍼 뮤직페스티벌, 그리고 독일의 라인가우, 빌라 무지카, 마흐아트, 체코 프라하 스프링, 프랑스 쿠쉐벨의뮤직알프 페스티벌, 그리고 카네기홀, 링컨센터, 케네디 센터, 메트로폴리탄 뮤지움, 쇤베르크 홀, 프랑크푸르트 알테오퍼홀, 비인의 무직 페라인 홀 등 전 세계 40여 개국 80여개의 주요 도시와 페스티벌에서 연주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올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세종솔로이스츠와 금호현악사중주단 등을 거치며 전 세계에문화한국의 이미지를 제공한 공로로 2001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고 2002대한민국 문화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수행한 그는 국내에서도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코리안 심포니, 부산시향, 수원 시향, 원주 시향, 제주 시향, 울산 시향, 마산시향, 대전 시향, 청주시향, 전주 시향 등 주요 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회에 솔리스트로 초청되었고, 비올라 독주 음반 ‘La Viola Romantica' 'Strings from Heaven' 'Brahms Sonatas'를 비롯한 10여 종의 음반을 발매하였다.

 

독주 활동 이외에도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함께 리더로서 화음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M I K 앙상블, 코리아나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KT앙상블,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비올라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김상진은 교육방송(EBS)라디오의 첫 클래식 전문프로그램인클래식 드라이브’, 예술의 전당 11시 콘서트, 고양 아람누리에서의 렉처 콘서트 시리즈김상진의 음악선물등을 통해 방송진행자와 해설자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아니스트 문지영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2014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와 2015년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후,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들과의 협연과 세계적인 무대에서의 독주회를 통해 가장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이자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쌓고 있다.

1957
년 두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한 피아노 여제 마르타아르헤리치의 행보를 닮은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지영은 부소니 콩쿠르의 심사위원장 외르크데무스로부터이 시대에서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음악성의 자연스러움을 그녀에게서 발견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문지영은 2021년 폴란드 쇼팽협회의쇼팽과 그의 유럽국제 페스티벌 초청 리사이틀로 전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 등과 협연하였고,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을 비롯하여 리오넬브랑기에, 알렉산더 셸리, 발렌티나펠레지, 디트리히파레데스, 마시모벨리, 빅토르파블로페레즈 등과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파리 에꼴노르말코르토홀, 뉴욕 스타인웨이 홀, 영국 위그모어홀 등 저명 공연장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이 외에도 문지영은 일본, 독일,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체코, 아르헨티나, 스위스, 멕시코, 페루, 벨기에, 영국, 덴마크 등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작곡가 류재준

 

전업작곡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앙상블오푸스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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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음악제 개막음악제에서 류재준 작곡가가 자신의 '교향곡 2번' 초연후 인사하고 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놀람과 충격, 그리고 의문. 이것이 류재준 교향곡 2번 세계초연 현장에서의 내 느낌이다.

 

공연기자가 1시간 20분 남짓의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합창, 5명의 성악주자의 ‘교향곡’을 보고 글을 쓸 깜냥도 안 되지만, 나처럼 일상도 정리가 안 되어 있고 정신머리 없는 사람이 뭐라고 그 거대한 교향곡을 보고 아직도 뭔가의 숙제처럼 찜찜한 마음이 남아있어 글을 남긴다.

 

바그너 오페라나 말러를 들을 때 나는 감당이 안되어서, 혹은 압도되어서 감각을 차단하는 모양이다. 잠이 몰려온다. 거대한 에너지의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일까. 떠밀려 가며 잠의 파도에 들어가곤 한다.

내 주파수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들은 눈을 말똥말똥 뜨고 그 흐름을 타는 것을 곁눈질로 보고 있자면, 내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나 보다 하고 꾹 참고 여튼간에 바그너나 말러를 느끼려고 노력한다.

 

류재준 '교향곡 2번'이 나에게 그랬다. 깊은 슬픔, 코로나 팬데믹과 작곡가의 스승 펜데레츠키의 타계. 모든 것이 소용돌이 치는 그 한가운데에는 환희가 피어올랐다. 그런 정도는 나도 알 수 있었다.

한 악장들이 20분정도씩이었는데 실제로 들을 때는 길다 이런 생각은 안 들었다.

1악장부터 각 악기파트가 서로를 모방하며 닮고 또 조금씩 변주시키며, 프랙탈처럼 발전해가는 류재준만의 작곡방식은 이번 교향곡에서는 유독 더욱 끈질기게 호흡을 늘이며, 때론 숨을 죽이고 흐느끼고 점점 차올라 벅차오르곤 했다.

 

2악장이 소프라노 임선혜와 이명주 듀오로 성악이 첨가된 형태였으며 이것은 3악장을 지나 4악장에서 합창과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국윤종과 베이스 사무엘 윤도 가세해 새로운 이데아를 만든다.

셰익스피어 소네트가 한 구절씩, 그 옛 시대 고어 영어가 텍스트로 오케스트라 앞에서 높은 음으로 비행을 한다.

 

글을 지금 쓰다보니 그렇다. ‘비행’이라는 표현. 이미 높이 떠서 여러군데를 본다.

분명 류재준의 상반기 가곡 '아파트'에서는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한국어 가사가 귀에 쏙쏙 박혔는데, 보통 오페라의 이태리어도 아니고 독일어도 아닌 영어가 소프라노의 높은 음으로 가사 한 구절 자체를 음악의 한 프레이즈로 낭송하는 형태는 처음에는 어색하게 들렸다.

 

감히 그렇게 쓴다. 어색했다고. 그건 내 느낌이다.

클래식 음악에서 성악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우리가 보통 말할 때의 목소리가 아닌 성악발성으로 무엇을 부르짖을 때의 그 느낌은 어떨 수 있는지, 내가 여러 현대음악 가곡이나 옛 기존 오페라를 들었을 때도 궁금했던 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류재준은 말했다. 이것이 삶이라고.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소프라노가 한 구절 부르면 합창이 받아서 부르고, 또 메조소프라노가 부르고 다른 구절을 불렀다가 다시 앞 가사를 베이스가 강조해준다.

계속해서 같은 구절을 시간을 두고 음악 안에서 듣고 또 공연무대 영상의 자막을 통해 보는 느낌은 이거 이제 이해된다 작곡가가 이런 말 하는구나 알겠다.

 

그래 계속 말한다. 반복한다. 이해된다. 뭘 말하려는지. 가사를 내가 메모지에 적어놨는데 종이가 어디갔지? 아무튼 인류 삶과 숭고한 정신에 대한 내용을 계속적으로 부르짖는다. 부르짖는다는 것은 작곡가 내부에서 그것이 끝없이 피어오르고 물 긷듯이 길어져 올라온다는 뜻이다.

끝없이 넘쳐흐르고 말해도 말해도 끝도 없이 내용은 옷을 입고 이런저런 격식을 갖추어 지금 SIMF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을 통해 랄프 고토니 지휘로 전장에서 전쟁을 하고 천상에서 노래한다.

 

문득 떠올라서 민망했다.

우리 임종우 선생님 같으면 저렇게 안 하실텐데. 같은 에너지와 감흥을 전자음향 스피커와 연주자 한명으로 나는 느낀 적이 있다.

이게 내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라 이번 공연, 특히 류재준 작곡의 '교향곡 2번'에 대해 내가 함부로 글을 쓸 수 없었던 이유이다.

정말로 무엇인가를 느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어떤 격식으로 합당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 진심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것인가 말이다.

 

왜 내 대학원 작곡전공 컴퓨터음악작곡 전공일 때의 지도교수님이신 임종우 교수님의 올 봄 작품을 들었을 때 제작하신 멀티미디어 악기와 오디오비주얼의 감흥과 또 그 작품에서 스승의 스승, 그러니까 임종우 교수님의 은사님이시고 애석하게도 작년에 타계하신 고 강석희 선생님에 대한 깊은 존경과 사랑이 느껴졌으며 그 작품이 그런 모든 것을 코로나 중에 표현했다는 것을 내가 당시에 리뷰글로 남기기에는 지금 이번 공연에서처럼 감히, 내 깜냥도 안 되고 내 마음을 공식적으로 들킬까 봐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그런 내 마음에서 꿈틀거리는 뭔가가 느껴질 때는 달래느라 혹은 꽁꽁 숨겨놓느라 글을 못 쓴다. 사람은 분명 현상에서 뭐든간에 느낀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진심을 일단 표현해 놓고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서서히 내 마음이 달래진다. 그리고 그때 그 모습이 보인다.

류재준 '교향곡 2번' 무대에서 그 백주영, 김상진,김민지 등 각 대학 교수님이자 최정상급 솔로이스트들이 오케스트라를 이루어 4악장 마지막에 내달렸으며, 성악 솔로이스트들은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셰익스피어를 노래하던 모습을.

 

베토벤은 교향곡 9번에 합창을 넣었고, 말러는 3번에 여성합창을, 8번에야 '천인'이란 이름으로 대규모 합창을 넣었는데, 류재준은 2번에 넣었으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제는 10년이 넘은 서울국제음악제. 류재준 작곡가의 이데아와 집념이 낳은 서울국제음악제의 새로운 10년이 보인다. 보고 싶다.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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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국제음악제‘놀이동산’(10/23~10/30)

클래식 2021. 9. 3. 17:29 Posted by 이화미디어

포스터 2021 SIMF(A2)-01-01

13thSeoulInternationalMusicFestival2021 ‘Amusement Park’

공연명 2021 서울국제음악제 놀이동산
일시 및 장소 1023(), 24(), 25(), 26(), 27(), 28(),30()(7)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IBK챔버홀,리사이틀홀),JCC 아트센터 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
주최/주관 서울국제음악제/OPUS
후원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kpx문화재단, 세방전지, 풍산, 일신문화재단
문의 1544-5142
티켓예매 서울국제음악제,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 인터파크, Yes24
사진 https://www.dropbox.com/sh/ykg31i1ohfnrzaf/AADfR1AJCo9d_F5AQLB4FW2La?dl=0
홍보담당 홍보 이영인 (010-6876-7910)
서울국제음악제 사무국 고민선 02)522-4184
simf@opuscorp.org/ festival@opuscorp.org

Amusement Park (놀이공원)’의 주제로

1023~30일에 걸쳐 개최

2021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1023일부터 30일까지 7일간놀이동산(Amusement Park)을 주제로 환상적인 음악의 향연이 펼친다.전세계가 코로나로 이전의 삶과 유리된 일상을 보내고당연히 누려왔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두가 깨닫고 있다.

서울국제음악제는 당연하게 즐겁게 지내던 추억을 상기하고 그 순간을 다시 공유하고자 한다.


2021
년의 주제 놀이동산은가족과 연인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순간을 떠올리며, 언제고 다시 이 행복의 순간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줄 것이다.

다양한 테마와 그에 맞는 음악으로 채워진 각각의 공연은 코로나 시대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는 마법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다양하고 흥미로운 여러 놀이기구를 즐기듯이, 페스티벌 속 각각의 다채로운 테마 안에서즐거움과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

2021
1023,꿈과 희망이 가득한 서울국제음악제는 아래 일정에맞춰 티켓오픈 된다.(문의 1544-5142)

선 예매 9/3 1 (서울국제음악제, 예술의전당 유료회원)
*폐막음악회 The 12 cellists ‘회전목마’(10/30) 9/7()에 오픈됩니다.
(서울국제음악제,롯데콘서트홀빈야드 회원)
일반예매 9/8() 1(예술의전당 일반회원, 롯데콘서트홀 일반회원)

2021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새로운 레퍼토리


서울국제음악제는 꾸준히 이 시대 작곡가들에게 곡을 위촉하고,초연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귀중한 경험을 선사한다.지난 해,멘디멘지치의 'Forsaken'(2020)과 김택수의 '소나타 아마빌레'(2020)에 이어 올해에도 새로운 곡을 2021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국제음악제의 위촉초연곡남상봉의 '기묘한 놀이동산'(2021)바흐-류재준의 '12대의 첼로를 위한 콘체르탄테'(2021), 제임스 베럿의 'A.Piazzolla – 부에노아이레스의 사계'(2021)가 그 주인공이다.

더불어 2021 서울국제음악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곡들이기도 하다.

류재준의 신작, '교향곡 2'는 코로나 시대의 우리를 그린 자화상이다.합창과 성악가 5인의 솔리스트와 대형 편성의 관현악이 참여하는 교향곡 2번은 이번이 세계초연이며 고양 아람누리 극장(1022:경기문화재단))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1023:서울국제음악제 개막공연 종소리’)에서 연이어 진행된다.

 

공연정보)

2021년 서울국제음악제에서 선보이는 신작 만나볼 수 있는 공연
류재준- 교향곡 2(2021) 개막음악회 종소리
10/23()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남상봉- 기묘한 놀이동산(2021), SIMF 실내악 시리즈 3 '신비로운 놀이동산'
10/27()예술의전당 IBK챔버홀
A.Piazzolla – 부에노아이레스의 사계
(Arr. James Barralet)(2021)
폐막음악회
The 12 Cellists'회전목마'
10/30()롯데콘서트홀
바흐-류재준
 12대의 첼로를 위한 콘체르탄테(2021)

더 강력해져서 돌아온 SIMF 오케스트라


2020
,최강 솔리스트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던 SIMF 오케스트라가 이번 2021년 백주영을 악장으로 더 화려하고,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온다.세계 주요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솔리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내는 음향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하고 특별한 경험이다.작년보다 커진 규모와 한층 업그레이드된 합주력은 이번 공연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번 공연은 핀란드 사본리나 오페라 축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한 랄프고토니가 지휘봉을 잡는다.

음악가들이 존경하는 음악가
라는 수식어를 가진 그가 이끌 세계적인 명성의 연주자들의 무대가 기대되는 바다.솔리스트들의 오케스트라에서 솔로로 나서는 연주자도 주목을 끈다.

현 시대의 대표적인 호르니스트로 불리는 라도반블라트코비치와류재준 교향곡의 솔리(Soli)로 등장하는 성악가 5,임선혜,이명주,김정미,국윤종,사무엘 윤까지, 그들이 만들어낼 완벽한 하모니를 기대하시라.

 

SIMF 오케스트라 명단

1 바이올린 백주영(악장), 송지원,이경원,윤동환,문지원,홍의연,안수경,오수안,박진수,

조민지,신성희,김혜지.이은새,박규민

2바이올린이현애,유자은,안세훈,이윤지,양한나,임누리,명다솜,김지민,전클라라홍주,

최여은,이유진,안정민,

비올라김상진,신윤경,김재윤,이한나,정승원,김성윤,홍은주,김보연,장희재

첼로김민지,클라우디오보호르케츠,이상 앤더스,심준호,이정란,데이비드 제임스 김,하세연,이경준

플루트조성현,왕명,안일구, 오보에 세바스티안알렉산드로비치,송영현,고관수,

클라리넷 김한,송정민,조효단,바순 유성권,백승훈, 콘트라바순신동근

호른 이석준,신주희,리카르도 실바,오정민,이규성,권영진,트럼펫 성재창,최인혁,홍성민,

트럼본이우석, 김유성,전태일, 튜바 홍태경,

팀파니 김영윤 퍼커션심선민,김재인,김승수,안홍찬 

관련 공연 프로그램
개막음악회 종소리
10/23()오후 5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R. 슈트라우스 호른 협주곡 No.1, Op. 11, TrV 117
(협연:라도반블라트코비치)
류재준 -교향곡 2
임선혜(Soprano), 이명주(Soprano), 김정미(Mezzo Soprano),
국윤종(Tenor), 사무엘 윤(Bass)
국립합창단,수원시립합창단
 
랄프고토니(지휘), SIMF오케스트라

서울국제음악제에서 펼쳐지는

이 시대 대표 첼리스트 12인의 모임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에서는 또 한 번의 기념비적인 공연을 선보인다.세계적인 첼리스트 12인이모인 '폐막음악회 – The 12 cellists ‘회전목마’'에서는한자리에서 만나보기 힘든 12명의 첼리스트들을모두모아 볼 수 있는 기회다.

또한 이들의 연주는 20대부터 70대까지 세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화합을 의미하기도 해 더욱 의미 깊은 콘서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이날에는 이들 12첼리스트를 위해 특별히 편곡된
바흐 - 류재준 - 12대의 첼로를 위한 콘체르탄테영국의 첼리스트 제임스 바렛이 편곡한 피아졸라: 사계12 첼로버전 초연이 이루어진다.

모든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첼리스트에게 특별한(그리고 대표적인) 레퍼토리를 12첼로 버전으로 표현해낸 이 곡들을 통해 더욱 웅장하게마주하는 장대한 서울국제음악제의 폐막음악회를만나볼 수 있다.

 

The 12 Cellists (첼로아르토노라스, 드미트리 쿠조프, 톨레이프테덴, 송영훈, 클라우디오보호르케즈, 이정란, 마야 보그다노비치, 김민지, 이상 앤더스, 안드레이 이오니처, 이상은, 이경준) 

관련 공연 프로그램
폐막음악회
The 12 Cellists
회전목마
10/30()오후 7:30
롯데콘서트홀
율리우스클렌겔 -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 op. 57
에이토르 빌라 로보스 - 소프라노와 12대의 첼로를 위한 브라질풍의 바흐 5 (소프라노: 이명주)
바흐 - 류재준 - 12대의 첼로를 위한 콘체르탄테(초연)
아르보페르트 - 형제들
아스토르피아졸라 - 부에노아이레스의 사계 (편곡: 제임스 바렛,위촉초연)

2021 서울국제음악제 전체아티스트:


지휘자 랄프고토니,작곡가 류재준,남상봉,제임스 바렛,성악가임선혜,이명주, 김정미,사무엘 윤, 국윤종,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빅터&루이스 델 발레 피아노 듀오,유성호,바이올린 엘리나베헬레,백주영, 송지원,박규민,윤동환, 비올라 김상진, 이한나, 김재윤,첼로
아르토노라스, 드미트리 쿠조프, 톨레이프테덴, 송영훈, 클라우디오보호르케즈, 이정란,

마야 보그다노비치, 김민지, 이상 앤더스, 안드레이 이오니처, 이상은, 이경준
,심준호, 플루트 조성현, 클라리넷 세르지오페르난데스피레스, 호른 라도반블라트코비치, 타악기 김영윤,심선민,국립합창단,수원시립합창단과 서울국제음악제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인 SIMF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2020
서울국제음악제 전체 일정

10/23()
5:00PM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국제음악제 개막음악회 종소리
랄프고토니(지휘), 라도반블라트코비치 (Horn),
임선혜(Soprano), 이명주(Soprano), 김정미(Mezzo Soprano), 국윤종(Tenor), 사무엘 윤(Bass),
SIMF 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수원시립합창단
 
R. .슈트라우스호른 협주곡 No.1, Op. 11, TrV 117 (협연:라도반블라트코비치)
류재준 -교향곡 2
10/24()
8:00PM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연결,만남
연주빅터&루이스 델 발레(Piano Duo),김영윤(percussion),심선민(percussion)
 
존 코릴리아노키아로스쿠로
슈베르트 변주곡 D..813
라벨 어미 거위
버르토크- 2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
10/25()
7:30PM
JCC 아트센터
콘서트홀
신진 음악가 초대석 어린왕자
연주유성호 (Piano)
 
클로드 드뷔시 - 전주곡 제 1
IV. 소리와 향기가 져녁 대기 속에 감돈다
VII. 서풍이 본 것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30 E장조, Op.109
프로코피예프 - 네 개의 연습곡, Op.2
슈만 - 아라베스크, Op.18
슈만 - 사육제, Op.9
10/26()
7:30PM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실내악 시리즈 1 ‘깊은 숲속에서
연주라도반블라트코비치(Hn.), 엘리나베헬레(Vn.), 백주영(Vn.), 김상진(Va.), 이한나(Va.), 아르토노라스,(Vc.)클라우디오보호르케즈(Vc.), 이상 앤더스(Vc.), 송영훈(Vc.), 빅터&루이스 델 발레(Piano Duo)
 
코다이 -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Op.7
(바이올린 엘리나베헬레, 첼로 송영훈)
로베르트 슈만 안단테와 변주곡 Op.46
(호른 라도반블라트코비치, 첼로 아르토노라스, 클라우디오보호르케즈, 피아노 듀오 빅터&루이스 델 발레)
아놀드 쇤베르크 - 정화된 밤
(바이올린 엘리나베헬레, 백주영, 비올라 김상진, 이한나, 첼로 아르토노라스, 이상 앤더스)
10/27()
7:30PM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실내악 시리즈 2 ‘시냇물
연주세르지오페르난데스피레스(CL.),라도반블라트코비치(Hn.), 일리야 라쉬코프스키(Pf), 백주영(Vn.), 엘리나베헬레(Vn.), 송지원(Vn.), 박규민(Vn.), 김상진(Va.), 이한나(Va.), 김재윤(Va.), 드미트리 쿠조프(Vc.), 심준호(Vc.), 이상 앤더스(Vc.), 이정란(Vc.), 홍은선(Vc.)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현악육중주 Op. 85, TrV 279a
(바이올린 송지원, 박규민, 비올라 이한나, 김재윤, 첼로 심준호, 드미트리 쿠조프)
안톤아렌스키 - 현악사중주 2 Op.35
(바이올린 백주영, 비올라 이한나, 첼로 이상 앤더스,이정란)
에르뇌도흐나니 -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호른을 위한 육중주 Op.37
(클라리넷 세르지오페르난데스피레스, 호른 라도반블라트코비치, 바이올린 엘리나베헬레, 비올라 김상진, 첼로 홍은선,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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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재준 작곡 2인가극 '아파트'는 대한민국 재산척도인 아파트의 여러 이야기를 클래식음악으로 위트있게 풍자했다.  ⓒ 세종문화회관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저 너머 힐 스테이트 이 편한 세상 하늘은 푸르지오 미래는 아름답지요...'

아파트 이름이 나오니 관객들 눈빛이 빛난다. 류재준 작곡의 2인가극 <아파트> 1곡 'Apartment'의 가사이다. 7월 6일부터 8까지 3일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어 한국인 삶의 척도인 아파트에 대해 수많은 관객들을 공감시켰다.

이미 올 3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0 창작산실 쇼케이스로 세련된 음악의 작품일부와 예고영상을 선보여 이번 인기를 예상케 했다. 또한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의 '온쉼표 7월' 프로젝트 일환으로 관객이 천원만 내고도 수준높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아파트를 둘러싼 경비원, 층간소음, 학업, 폭력, 택배노동자, 기러기 아빠, 아파트 구입 등을 귀에 쏙쏙 들어오는 우리말 가사(문하연 작사)의 15곡 성악곡과 그 사이 7곡의 피아노 프렐루드로 잘 조화시켰다. 피아노 반주에 성악이니 형태는 가곡인데, 듣는 느낌은 딱 우리 전통음악 판소리였다(연출 남인우). 가곡(歌曲, Lied)이라고 하지 않고 가극(歌劇)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중후한 목소리에 맛깔스런 표정연기까지 바리톤 김재일은 경비원이 되어 바닥도 쓸고, 발레 점프도 하고, 택배 노동까지 전천후 1인 다역이었다. 그가 8곡 '택배기사'에서 "그래도 이만한 일 없어. 학력지위 차이없이 일한만큼 가져가요."라고 노래하고, 피아노 프렐루드 때 오브제를 무대 뒤에서 앞으로 여덟번 넘게 직접 옮길 때는 관객인 내가 다 미안한 생각까지 들었다. 평소 집에서 택배 받을 땐 못 느꼈는데 말이다. 이렇듯 평소 놓쳤던 문제와 감정들을 가극 <아파트>는 짚어주었다. 
     

▲ 바리톤 김재일이 택배기사가 되어있다. 피아니스트 김가람은 아파트 실내에 들어온 것처럼 구두를 벗었다. ⓒ 세종문화회관

 

피아니스트 김가람은 작곡가 류재준이 "(아파트 구입하려면)십 원도 아껴야 하니까 음도 아껴봤다"며 음 네 개로만 작곡한 10곡 '아파트 구입'의 선율도 리드미컬하고 풍성하게 연주해냈다. 또한 노래 사이의 바하풍 프렐루드들에서는 왕따 학생을, 명예퇴직한 가장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연주를 선사했다. 김재일의 노래내용에 따라 눈도 맞추고 표정연기도 하며 대화하듯 추임새를 넣는다. 이에 공연에도 잔잔한 생기가 돈다.  
 
5곡 '지루해'부터는 영상과 오브제의 사용도 돋보였다. 아파트 오브제가 놓인 책상에 김재일이 학생처럼 앉아서 "난 영화를 좋아하는데, 열심히 지수로그를 공부해야 하네. 공부해야 이런 아파트 살 수 있다고 하네"라고 노래하는 모습이 영상에 실시간으로 보이니 딱딱한 아파트 사이 중압감이 가득 느껴진다. 7곡 '은행나무'에서는 영상 오른쪽에 가녀리게 매달린 노오란 은행잎이 무척 운치 있었다. 나 또한 우리 아파트 놀이터를 가득 덮고 입주민의 쉼터가 되고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떠올랐다. 

9곡 '명예퇴직'에서는 가사에 "내 나이 겨우 마흔 여덟. 최고라고 제일이라 말하더니. 박수 칠 때 떠나라고 하네”라는 가사가 서글프다. 초고속 승진처럼 음악의 빠른 템포에 맞춰 영상에서 아파트 높이가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반복한다. 빠른 템포감에 가장의 비애가 실제처럼 와닿아서 그런가 이 곡부터 관객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더욱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국회의원, 공무원, 판검사 앉아서 돈 벌어요. 자기들이 법도 만들고 돈도 벌어요. 정말 높은 분들이죠. 그 참 이상하죠"

12곡 '위험한 놀이터'는 어른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입주민 대표회의를 노래했다. 정말 높은 분들이라고 노래하는 바리톤 김재일의 표정이 자못 비장하다. 또한 그 높은 분들을 노래하는 음은 전체 곡에서 제일 낮은 G음을 사용했다. 노래가 끝난 후 김재일이 발레동작으로 팔을 머리위로 들어 회전한 후 발을 주욱 뻗어 점프하며 무대 뒤로 퇴장하니, 어른들의 돈놀이를 위트있게 꼬집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 어릴적도 엄마따라 숱하게 멀리 모델하우스에 다니며, 결국 미분양 근처동네로 입주했다. 어른이 된 나는 또 다른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집 값과 재개발 얘기하며 산다. 3곡 '층간소음'에서 "당신에겐 인생 명곡, 내게는 여름 매미, 음악 소리 너무 커요"라는 가사에서는 내 얘기인 것 같아 찔리기도 했다. 
     

▲   가극 '아파트'에서 7곡 '은행나무'는 아파트 삶 속 문제들에 지친 우리 마음을 위로한다.   ⓒ 세종문화회관


가극 <아파트>의 마지막 15곡의 “서로에게 기대어 힘이 되어 주세요!”라는 가사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한 시간 반 공연의 메시지는 결국 아파트라는 울타리에서 가족과 이웃을 잔잔하고도 든든하게 서로 지켜내자는 뜻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지난 밤 우리집이 안 시끄러웠나 걱정되어 우리동 경비 선생님께 여쭤봤을 때가 생각난다. 

"XX동 OO호 어떤지는 여기 동 사람들 다~ 알아."

그 말씀에 오히려 내 속이 후련해졌다. 하회탈 같은 넉넉한 웃음으로 시크하게 대답하셨던 70세 넘은 경비선생님은 지난 봄 무릎 수술도 잘 되어 이번 여름부터 여전히 우리 세대들을 지켜주신다. 우리집 어린 삼형제 발쿵쾅 소리로 아랫집 할머니와 의논하며 배운 '공동체생활'이라는 말과 폭풍검색으로 찾아낸 폴더매트라는 해결책이 왔었다. 그리고 이번 공연으로 분명 새로웠고, 더없이 친근하게 우리 아파트 삶을 노래한 류재준의 2인가극 <아파트>를 많은 이들도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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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랑 슈미트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은 플루트와 하프가 현악기를 리드하며 조화를 이루었다. ⓒ 오푸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17회 앙상블 오푸스 정기연주회 '봄이 오는 소리'가 지난 4월 9일 저녁7시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렸다.

작곡가 류재준이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리더로 국내외 최정상급 솔리스트로 구성된 앙상블 오푸스는 2010년 창단되어 클래식과 현대음악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연주하며 국내 최고의 실내악 연주를 이끌어왔다.

이번 연주회는 슈미트, 류재준, 쇤베르크의 작품으로 따스한 봄을 느끼게 해주었다. 첫 순서 플로랑 슈미트의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은 다섯 악기의 귀족적인 뽐냄과 어우러짐이 활력있게 이날 연주회와 봄을 멋지게 열어주었다. 김다미의 바이올린, 이한나의 비올라, 최경은의 첼로와 합쳐져 조성현의 플루트와 김지인의 하프가 선율을 이끌며 곡을 부드럽고 카리스마 있게 이끌어간다. 어떻게 호흡악기 플루트가 현악기들에 소리가 묻히지 않고 잘 들리는가, 그리고 첼로나 비올라, 하프의 빠른 패시지가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답은 물론 작곡가 슈미트의 작곡 기술 덕도 있겠지만, 이 날의 경우 분명히 연주자들의 실력과 앙상블이 더 큰 몫을 차지하였다. 이날 현장의 B블록 1열 2번에 앉아 연주자들을 가까이 쳐다보며 든 생각은 '물론 악기적 특성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이 제한점이 될 수는 없다'라는 것과 '이 악기들이 서로 다른 악기가 아니라 하나의 음악으로 들린다'는 것이었다. 첼로도 비올라와 같았고, 플루트도 하프와 같았다. 그리고 내가 앉은 자리가 약간 왼쪽이라서 제일 잘 마주보이는 비올리스트 이한나의 자신 있고 진지한 얼굴이 참 멋지게 보였다. 

 

▲ 류재준의 <플루트사중주 '봄이오는 소리'>는 봄바람, 시냇물, 아지랑이의 모습이 따스한 소리가 되어 봄을 맞이해주었다. ⓒ 오푸스


두 번째 류재준의 <플루트 사중주 '봄이 오는 소리'>는 작품자체의 사려깊음과 진지하고 열정어린 연주로 봄을 멋지게 표현해 주었다. 1악장 시작부터 따스한 봄바람과 맑게 흐르는 시냇물 같은 플루트 선율이 아름답다. 상쾌한 붓점리듬과 여러 음형이 류재준 특유의 고전적 형식으로 탄탄하게 펼쳐진다. 특히 2악장 도입에서 봄의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듯한 빠른 셋잇단음표는 그 작곡법이 위트 있고, 또한 그것을 바이올린의 백주영이 전혀 끊김없이 이음줄로 두 현 사이를 오가며 활로 유연하게 연주하여 놀라웠다. 4악장 마지막은 1, 2, 3악장 주제를 상기시키는 류재준만의 특징으로 이 곡과 봄을 완성시켜 주었고, 관객들은 브라보로 봄의 소리에 화답하며 만족을 표했다.

인터미션 후 마지막은 아놀드 쇤베르크의 <현악육중주 '정화된 밤'>이었다. 첫 시작과 마지막 부분의 낮은 2분음표 D음까지 30분여 단일악장의 긴 시간동안 오로지 음악으로 빚어내는 시를 읽기 위해 관객들의 귀와 눈이 집중해 있었다. 바이올린 두 대, 비올라 두 대, 첼로도 두 대인 특이한 육중주 편성은 곡의 소재가 된 데멜의 시가 남녀를 표현했듯이, 두 악기들이 각각 말하다 결국 일체를 이루게 됨을 표현하려는 의도 아니었을까.

 

▲ 쇤베르크의 <현악육중주 '정화된 밤'>은 연주와 시로 두 남녀의 하나되는 과정을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게 표현해주었다. ⓒ 오푸스

 

시작부에 바이올린(백주영, 김다미)의 격렬한 비브라토와 차디찬 맑은 고음, 중간부에 비올라(김상진, 이한나)의 빗방울과 눈물처럼 떨어지며 감정을 적시는 피치카토, 마지막부에 첼로(김민지, 최경은)의 풍성한 화해의 선율과 전체를 감싸는 신중하고도 낮은 D음, 그리고 마지막 환희의 빛처럼 퍼지는 밝게 퍼지는 고음 아르페지오와 하모닉스까지 지금껏 그 어느 <정화된 밤> 연주 중 최고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곡의 소재가 된 리하르트 데멜의 연작시집 <여인과 세계> 중 '정화된 밤'을 무대 위 화면에 독어와 한글번역으로 보여주었는데, 이 또한 공연효과를 배가시켜 주었다(구성/번역 송주호). 음악을 들으며 우리말과 독어 시를 읽으니 장면을 눈앞에 보는 듯 하였는데, '당신의 아이를 영혼의 짐이라 생각지 마세요'라는 자막에서는 집에 두고 온 아이들 생각이 나서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나서 마스크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앵콜곡인 브람스 육중주 No.1, 3악장까지 이 날의 명연주에 2층까지 객석을 꽉채운 관객들은 브라보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 날은 음악회를 보면서 연주주체와 관객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수많은 연주회는 저마다 형성된 관객층이 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음악회와 공연이 생길 것이고, 기존 음악회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이 날 공연장에는 옆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교향악축제에 가지 않고 이곳으로 모인 관객들, 그리고 교향악보다는 실내악을, 앙상블 오푸스의 연주와 류재준의 신작을 기대한 관객들이 모인 것이다.

 

이러한 점은 앙상블 오푸스를 비롯해 다른 음악회에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어떤 필요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서로에게 어떤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사람관계처럼 음악회 주체와 관객사이에도 이러한 철저한 '필요와 이익'이 있었기에 한 공간에 함께 모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몇몇 사람과 그룹만 형성되어도 유지가 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데, 그것이 음악의 힘이 아닌가 한다. 그 관계를 만드는 중심에 음악이 있으며 어떻게 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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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연주회에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독주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 오푸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성신여대 초빙교수)의 피아노 리사이틀 '로만틱 소나타'가 2월 27일 저녁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성황리에 연주되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하마마쓰 국제콩쿠르 1위를 비롯해 롱티보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석권하였고, 한국과는 10년 전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인 작곡가 류재준의 권유로 인연을 맺었다. 특히 작년 코로나 한해, 공연이 가능한 기간 독주자 곁에는 어김없이 안정된 반주로 풍성한 배경을 제공해 준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있었다.

2017년 독주회에서도 격찬을 받은 그의 이번 4년 만의 국내 독주회는 한마디로 따뜻한 봄을 예감하고 있었다. 이날 연주한 포레와 류재준, 그리고 1810년 3월 1일 봄을 맞이하며 태어난 쇼팽의 작품까지 따스함과 진중함이 살아 있었으며,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독주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이기에 충분했다.

첫 순서는 가브리엘 포레의 <녹턴 13번 나단조 작품번호 119>로 사색적이고도 격정적인 연주를 펼쳤다. 처음에 느린 싱코페이션으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결국 감정의 깊은 곳까지 격렬하고도 빠르게 아르페지오로 파고드는 중간부, 첫부분으로 돌아오지만 애잔하고 성숙한 감정선의 마지막 부분까지, 프랑스 근대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곡가 포레 특유의 교회 종소리 같은 폭넓은 음의 울림을 잘 잡아내었다.

다음 순서로 류재준의 <피아노 소나타>(세계초연)는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심혈을 기울인 연주로 호연을 펼쳤다. 2021년 완성된 곡으로 투병생활로 고생하던 피아니스트 이효주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30분 길이의 대곡이었는데, 가끔 드뷔시나 스크리아빈, 바르톡 같기도 한데 주욱 들어보면 이내 “아! 류재준이구나”하게 된다. 1악장은 첫 도입의 햇살 중에 신비롭고 따스하게 흔들거리며 떠 있는 것 같은 제1주제가 반복, 변형되며 점차 격렬해지고 마지막은 갑작스럽게 끝난다.

2악장의 빠르게 움직이는 스케르초, 편안하고 우애스런 주제음의 3악장을 지나면, 1악장 주제가 경쾌한 템포로 변화되어 익살을 부리는 4악장 론도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곡의 투명함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잘 살려 표현한 연주였으며, 1악장과 4악장으로 연결된 주제음형에서 왠지 모르게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것 같은 봄의 설레는 기분이 느껴졌다.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훌륭한 연주와 초연의 작품에 박수갈채와 함께 브라보를 외쳤다.
   

▲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연주는 단단한 밀도 속에 부드럽고 따스함이 살아 있었다.   ⓒ 오푸스

인터미션 후 프리데릭 쇼팽의 <마주르카 작품번호 24> 연주는 그야말로 서정미가 가득했고 청중에게 우아한 휴식이 되었다. 이 춤곡 마주르카에서는 작곡가 슈만의 피아노 작품 '다비드 동맹 무곡’이나 ‘어린이 정경’ 같은 색채도 있는데, 특히 4곡은 슈만 곡에서 격렬한 ‘플로레스탄’과 조용한 ‘에우제비우스’가 겨루는 것 같은 느낌이 났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반주할 때 여유롭고 곡의 그림을 잘 그려줬는데, 이 순서에서 비로소 그것이 돌아와서 반가웠다.

대미로는 쇼팽의 <소나타 3번 나단조 작품번호 58>에서 호연을 펼쳐 브라보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각 부분 다 아름다운 선율로 워낙 유명곡인데다, 베토벤으로 치자면 소나타 32번 '함머 클라비어'와도 같은 대곡이다. 전체적으로 밀도 있고 부드러운 음색과 굉장히 빠른 리듬구간도 안 빠르게 보이도록 편하게 치고 있었다. 또한 음향용어로 말하면 ‘리미터(Limiter)'로 볼륨이 아주 센 부분을 깎는, 그런 느낌도 들었다. 그가 종종 왼발을 끌어당겨 소프트 페달을 밟으며 진중한 음색을 만드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1악장 첫 하행하는 16분음표에 연결되는 4분음표 화음 연결 주제부터 4악장까지 전체적으로 테누토가 많이 들어간 연주스타일로, 이로 인한 템포 루바토로 강박이나 중요박에 여유를 주기도 하며 치는 스타일이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반주 때나 이 날 독주회 때나 동일하게 느낀 그 ‘여유’나 ‘부드러움’, 손가락으로 건반을 강타하여 해머로 현의 쇳소리를 내지 않고 모두 동일하게 지그시 눌러내는 그 음색의 효과와 이유는 뭘까 연주회를 보면서, 또한 리뷰글을 쓰면서까지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오히려 앵콜은 더 감정이나 다이내믹의 격한 표현이 훨씬 있었다. 첫곡 슈만-리스트 <헌정>은 왼손 아르페지오와 오른쪽 옥타브 선율이 함께 웅장하고 영롱하여 관객들이 환호했고, 스크리아빈 <에튜드 작품번호 42, 제5번>로는 깊은 바다의 몰아치는 심연에 온 것 같은 왼손반주와 오른손 파워풀한 선율에 매료되면서 나는 “어? 이 폭풍 휘몰아치는 러시아 피아니스트가 아까 쇼팽 때는 왜 좀 더 안 그랬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잔잔한 내면의 물결 같은 왼손과 오른손 선율의 쇼팽 <왈츠 작품번호 64, 제2번>까지 앵콜 3곡으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모든 면을 남김없이 청중에게 어필했다. 그나저나 쇼팽다운 음색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데. 어쩌면 이날의 쇼팽 연주를 무언가 다른 기준과 비교하고 있는 것은, 내가 2015년 쇼팽 콩쿨 우승자 조성진의 음색 등에 길들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며 쇼팽 피아노 악보 몇 개를 보니 pp는 종종 있어도 ff는 자주 있지는 않구나.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반주할 때 좋아하게 된 점이 마일드하고 해머 때리지 않는 음색 때문이었고, 그 여유와 테누토 때문이었다. 여하튼 점점 내 식견은 짧고 알아야 할 것은 많음을 느낀다.

한편, 2021 오푸스 다음 공연으로는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봄이 오는 소리'가 4월 9일 저녁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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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오페라단 '피델리오'(왼쪽)와 서울국제음악제 '위대한 작곡가들' 개막음악제
ⓒ 국립오페라단/서울국제음악제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올해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코로나로 당초보다 기념연주회가 적지만, 때문에 더욱더 베토벤과 그의 음악이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울국제음악제-위대한 작곡가들>(10.23-11.01) 개막음악제와 국립오페라단의 <피델리오>(10.23-24)는 베토벤과 펜데레츠키, 그리고 음악자체의 숭고함을 확인시켜주는 귀중한 자리가 되었다.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는 '위대한 작곡가들'이라는 부제로 베토벤, 펜데레츠키, 바하, 김택수, 멘디 멘디치의 낭만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23일 금요일 저녁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개막음악제는 올해 3월말 타계한 펜데레츠키(1933-2020)의 음악으로 시작했다. 펜데레츠키에 대한 기록영상으로 시작해 첫 곡 펜데레츠키의 <샤콘느>가 연주되자 음악회장이 숙연해졌다. 그가 교황 요한 바오로2세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이 곡이, 이 날 그를 기념하며 연주되자, 그 낭만성과 영성 깊은 선율에서 현대음악사에 길이 남을 대작곡가, 한국을 위해 <교향곡 제5번 ‘한국’>을 작곡한 이의 삶과 정신을 가슴 가득 느끼게 해주었다.


두 번째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은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의 완벽한 연주로 관객은 황홀 그 이상의 귀호강을 할 수 있었다. 보잉의 이음새와 고음의 날렵함, 저음의 풍성함에서 수백번도 더 매만졌을 매순간 음들의 세공에서 베토벤의 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을’ 것 같은, 최고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의 연주는 화려함과 정확성을 충족시킨 완벽한 연주였다.
ⓒ 서울국제음악제



후반부는 베토벤 <교향곡 제4번>이었다. 이날 지휘의 아드리앙 페뤼송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구 서울바로크합주단, 리더 김민)와의 특별한 호흡으로 교향곡 4번을 잘 선사했다. 작곡가 슈만은 이 4번 교향곡을 “북구의 두 거인 (제3번 '영웅'과 제5번 '운명' 교향곡) 사이에 서 있는 날씬한 그리스 여인”으로 비유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섬세하고 고전적임을 표현한 듯 싶다. 이처럼 이날 연주는 음의 유기적 결합과 질서 자체로 추구되는 절대음악의 미학을 보여주는 교향곡 제4번을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이날 앵콜의 베토벤 교향곡 제1번 3악장 미뉴에트까지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서울국제음악제는 11월 1일까지 세번의 음악회가 더 있다. 29일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베토벤, 불후의 작곡가’라는 제목으로 베토벤의 현악5중주 등을,  30일은 롯데콘서트홀에서 '버림받은 자의 구원’ 콘서트로 베토벤 오페라 ‘피델리오’ 하이라이트에 베이스 사무엘 윤,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신동원이 출연, 11월 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음악과 함께‘공연은 앙상블오푸스의 연주로 김택수의 창작곡 ‘소나타 아마빌레’,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을 선보인다.


23일과 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국립오페라단(단장 및 예술감독 박형식)의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가 코로나로 닫혔던 오페라극장 문을 열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또한 콘서트오페라임에도 아티스트 케보크 무라드의 흡사 수묵화와도 같은 드로잉이 그어느 무대미술보다도 극에 특별함을 더했다. 영상에서 드로잉이 군인 행렬의 움직임, 레오노라를 천사로 상징, 2막 피날레 합창 전에 남편 플로레스탄을 감옥에서 구할 때 부부가 결합해 승천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음악을 세부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오페라 <피델리오>는 정치범으로 지하 감옥에 수감된 남편 플로레스탄을 아내 레오노레가 위장취업해 구한다는 내용이다.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은 비행기로 한국 도착 후 주인공 플로레스탄처럼 갇힌 14일 자가격리 기간에도 제작진, 출연진과 온라인을 통해 세부연습을 했고, 화가 케보크 무라드를 이번 공연에 추천해 극전달의 구심점을 만들었다.


▲ 케보크 무라드의 드로잉은 한국 수묵화를 연상케 했다. 그의 손이 신의 손 같았다.
ⓒ 국립오페라단


김동일 연출은 드로잉 톤에 맞게 무대의상도 흑백의 조화로, 레오노레의 역할을 아내이자 구원자로 부각시키는 등 세심하게 연출했다. 지휘자 랑 레싱과 의논해 2막 피날레 마지막 장면전에 1805년 초연판의 ‘레오노레 서곡 제2번’이 아니라 1806년 개정판 ‘레오노레 서곡 제3번’을 배치해 이 때 긴 음악에 드로잉이 의미를 부여하며 2막 피날레 합창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성악 출연진의 호연 또한 극을 빛나게 해주었다. 24일 공연에서 소프라노 김샤론(마르첼리네 역)은 탁월한 맑은 음색으로, 남장도 잘 소화한 소프라노 고현아(레오노레 역)는 선이 곧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테너 한윤석(플로레스탄 역)은 의지에 찬 목소리로 배역을 잘 소화했다. 베이스 전승현(로코 역), 테너 민현기(자퀴노 역), 바리톤 오동규(돈 피차로 역)의 남성성악도 극의 진행을 잘 살려주었다. 국립합창단과 이들 주역들의 2막 피날레 합창은 인간기품을 찬양하는 거룩함으로 관객들의 박수갈채와 브라보를 받았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기품이 있고, 인간적인 겸손함이 있으며 동시에 불굴의 의지가 있다. 결국 그의 음악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숭고함이 피어오른다. 지난 주말의 두 음악회는 코로나1단계 완화 속에 베토벤의 위대함,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분명 우리의 난관, 코로나도 위대한 인간이 극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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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가 지난 3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스크를 끼고 연주하고 있다. ⓒ 오푸스


그녀도 왔고 나도 왔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

그녀도 썼고 우리 모두가 썼다.
마스크.

베토벤의 F minor는
진정한 medicine.



'건반위의 검투사' 리시차는 내게 오히려 엘리제였다. 베토벤의 초기, 중기 ,말기 소나타인 '폭풍', '열정', '함머클라이버'까지 리시차의 이번 연주를 들으면서 소나타, 베토벤, 그리고 리시차에 대해 내린 내 결론이다.

리시차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과 코로나라는 현 시국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의 결정과 선물을 했다. 바로 예정대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회를 펼치며, 베토벤소나타 세 곡과 앵콜만 무려 다섯곡으로 두시간 사십분동안 코로나 대위기와 주변의 걱정, 눈총을 뚫고 온 관객들에게 '특종 선물세트'를 선사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활동중인 작곡가 류재준이 최고의 연주자를 소개하는 OPUS 마스터즈 시리즈 일환으로 지난 3월 22일 오후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발렌티나 리시차 베토벤 리사이틀 - 격정과 환희'는 코로나로 인한 대다수 현장공연 취소로 목말랐던 클래식 관객들에게는 영혼을 적시는 단물이자 치유제였다.

예술의전당 2200석에 900여석 정도의 관객수는 확실히 코로나 시국의 움츠린 마음을 대변했지만, 덕분에 2m씩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에는 수월했다. 5시 공연시작종이 울렸고, 이내 박수와 환호소리가 들려와서 리시차를 보려고 무대를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차분한 검정 드레스는 좋은데, 금발의 리시차가 얼굴가득 흰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입장인사 정도겠지'. 이렇게 내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벌써 첫번째 프로그램인 베토벤 소나타 17번 D단조 '폭풍' 1악장 도입의 느린 분산화음이 시작되었다. 두음씩 같은 음을 디디며 빠르게 5도 아래로 하행하는 독특한 주제가 검투사의 마스크를 통해 전달되니 오늘의 이 분위기에 잠시 눈물이 났다.

공연전에 다니엘 바렌보임의 엄격하고도 엄중한 '폭풍' 연주영상을 봤던지라, 빠른 패시지까지 물결 흐르듯 편안하고 물기머금은 리시차의 페달링이 공연초반에 내겐 익숙하지 않았다. 객석 D열에 앉아서 연주자의 빠른 손놀림이 안 보이는 위치인데다, 표정으로 느낄 수 있는 연주의 맛이 마스크로 가려진 탓일 수도 있겠다.

 

▲ 리시차는 앵콜을 다섯곡이나 연주했고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 박순영

 

 

하지만, 연주가 계속되고 네 번째 앵콜 이후 내가 기립박수를 치기까지, 그리고 지금 이글을 쓰면서는 더더욱 이번 공연은 정말로 '귀중한' 공연이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템페스트' 1악장의 느린 분산화음과 빠른 하행음계 주제의 대조에서는 인생이 항상 대척점에서 맞딱뜨리는 운명을, 2악장의 잔잔하고 안정된 선율을 조우하면서는 오늘 공연여정이 상당히 길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3악장에 비로소 도래하니, 3연음부의 물레잣는 형태의 주제에서 빠른 격정인데도 그것을 다 감싸안은 편안함과 우아함에서 그녀의 내공이 느껴졌다. 역시나 마지막 음이 끝나자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객석에서는 첫 순서의 만족감을 환호성과 크나큰 박수로 드러냈다.

두번째 프로그램인 베토벤 소나타 23번 F단조 '열정'부터는 이날 공연주제인 '격정화 환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2악장의 차분하고 의젓한 선율부터는 베토벤의 음악에서 내가 이전에 일관되게 느꼈던 '운명'보다는 오히려 '삶'을 느껴지면서, 리시차가 엘리제로 보이기 시작했다. 베토벤의 초기작이자 소품인 '엘리제를 위하여'의 주제나 음형, 곡의 전개방식이 이후 베토벤 소나타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줄기구나! 순간 음악이라는 숭고한 정신으로 여기 예술의전당에 모인 우리 모두가 느껴졌다. 이윽고 3악장의 휘몰아치는 폭풍이 끝나자 바로 브라보 갈채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공연 후반부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Bb장조 '함머클라비어'였다. 당시 피아노들이 현을 뜯는 류트(Leute) 방식이었다면, 19세기 초 등장한 함머클라비어(독일어로 Hammer(망치) Klavier(피아노))는 해머로 현을 때리는 방식이어서 이전 피아노보다 덩치도 크고 소리도 컸다. 오늘날 피아노의 전신이 되는 이 거대한 악기의 특징을 살려쓴 베토벤 말기의 대곡이라 매순간 피아니스트의 열손가락을 통한 화려한 3화음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연전반부 두곡의 명료한 주제나 전개에 비해 워낙 화음울림도 크고 주제간 연결길이도 길기에 "이 곡을 어떻게 듣지?" 하다가 이번에는 논리관계를 따지기보다는 소리의 방향과 리시차에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나를 온전히 맡겼더니 빠른악장인 1악장과 2악장에서부터 계속되었던 3화음의 연결에서, 외성선율만 강조된 것이 아니라 내성까지도 충실하게 모든 손가락이 동등하게 눌려진 꽉찬 느낌이 났다. 그리고 리시차의 페달링으로 부드럽게만 느껴지던 그녀의 타건감이 비로소 예술의 전당 벽면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 리시차의 페달링에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피아노 등장 당시 이 거대한 역학적 악기에 대한 베토벤의 감명을 너무나도 잘 살린 연주였다.

리시차를 통해 대곡을 만난 느낌은 한마디로 베토벤이, 리시차가 "친구야 친구야"라고 부르짖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끝없이 친구를 찾는 우애어린 베토벤의 마음이라는 것,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와도 같다는 것, 느린 3악장의 끝없는 음의 연결과 그것을 묵묵히 연주하는 모습에서 '음은 어디든 갈 수 있고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 코로나 여파로 조금 한산해진 공연장 로비 가운데에
리시차의 음반을 구입하려 관객들이 줄을 서 있다. ⓒ 박순영


우리는 이날 왜 이 예술의전당에 모였는가? 함머클라비어 4악장이 시작하기 전에, 즉 3악장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객석에서 흐느끼는 느낌은, 곧 알고보니 마스크로 온몸을 덮고 이 코로나 시국을 온몸으로 느끼고 숨죽이며 연주했던 리시차의 것이었다. 나도 순간 눈물로 코끝이 찡했다. 피아노에 얼굴을 파묻은 채 울고, 1분여 퇴장 후 다시 나와 "관객들 마음을 달빛으로 덮고 싶어요"라고 설명하고, 4악장 대신에 리시차의 트레이드마크인 베토벤 소나타 '월광' 부터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까지 무려 다섯곡의 앵콜이 이어졌다.

'월광' 1악장에서 셋잇단음표 위에 담대하고 뚜렷한 선율이 투명한 물위를 걷듯이 너무 분위기 있고 현혹되는 느낌에 '리시차는 혹시 마녀 아닐까?'하는 장난어린 마음도 들었다. 2악장의 우애, 3악장의 격정과 폭풍, 쇼팽 녹턴 20번의 명징한 주제선율과 때론 옥구슬 같고 때론 밸브폰 같은 아르페지오 선율, 리스트 헝가리 주제 랩소디 2번의 화려한 기교와 파워풀한 왼팔의 힘, 드뷔시 '밤의 가스파르'에서 밤하늘에 알알이 부서지는 별가루들, 진짜 마지막으로 기교어린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5번까지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는 이런거야"라고 자랑하는 소녀처럼 커튼콜을 반복할 때마다, 관객들은 우뢰와 같은 기립 박수와 환호로 대만족을 표시했다.

리시차도, 기획사 오푸스도 이 공연을 할까, 관객들도 나도 공연장에 갈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리시차가 이번 한국행을 결정할 때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믿기에" 결정했다고 했듯이, 관객들도 나도 음악을, 베토벤을, 리시차를, 한국을 믿기에 예술의 전당에 모였다. 오랜만에 지하철 타고 공연장에 가니 신바람이 났고, 지하철, 버스, 거리의 좀 조용하긴 하지만 여전한 모습에 기뻤다.

이렇게 유튜브 스타 피아니스트 리시차는 다른 모두가 유튜브 연주회를 할 때, 반대로 위기의 한복판에서 관객들을 직접 만났다. 역시 대스타의 과감한 선택과 쇼맨십은 음악으로 '언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한편, 서울 예술의전당에 코로나로 많은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된 가운데, 5월 30일부터 6월 5일까지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로 예정된 서울국제음악제 봄음악회인 '에머슨 사중주단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의 공연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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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 연주 후, (왼쪽부터) 작곡가 류재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지휘자 칼만 베르케스 ⓒ 오푸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11회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가 지난 22일 개막해 11월 12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일신홀 등지에서 공연 중이다.

 

한국-폴란드 수교,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는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기상이변, 동식물멸종 등의 인간이 자초해 당면한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일인 지난 22일 오후 8시에는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 기념 특별 음악회로 헝가리 죄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올 초 부다페스트 유람선사고의 다수의 한국과 헝가리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다뉴브 강가의 촛불'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125년 전통의 죄르 오케스트라는 예술감독 칼만 베르케스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두 헝가리 작곡가인 리스트, 바르토크, 그리고 류재준의 작품을 통해 인간 삶에의 질문과 투쟁, 그리고 사랑과 운명이 느껴지는 호연을 펼쳤다.

 

첫 번째 순서인 프란츠 리스트의 교향시 '전주곡'은 11회 페스티벌의 포문을 여는 첫 곡이자 리스트의 생일인  22일에 공연되어 더욱 의미가 깊었다. 1840년대의 피아노 천재 리스트가 이후 작곡가로서의 삶을 결심하면서 탄생시킨 '교향시'라는 장르 특성이 롯데콘서트홀 규모와 울림에 더해져 웅대한 스케일의 벅찬 감동으로 표현되었다. 느린 하행으로 시작해 상행하는 주제, 헝가리 다뉴브강의 물결을 연상시키는 3박자 춤곡의 우아한 서정, 금관의 빛나는 팡파르까지 웅장한 인생행진곡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순서는 류재준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협주곡 2개악장에 30분이나 되는 대곡이었는데 바로크부터 고전과 낭만, 현대음악 어법까지를 모두 소화하여 오늘 이시대의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탄생시켰다. 1악장 피아노 고음의 트릴로 시작하여 3화음과 톤클러스터, 증음정으로 구성된 빠른 무궁동 패시지가 인상적이었다. 2악장은 오케스트라의 깊은 심연을 뚫고 피아노가 맑게 피어오르고 있었으며, 3악장은 장대한 산맥을 높이 오르며 추격전을 펼치는 오케스트라와 그 사이를 헤집고 오케스트라와 같은 듯 다른길을 걷고 있는 피아노의 대비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전반부의 두 작품, 특히 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이 워낙 장대해서, 후반부 바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라는 대곡이 오히려 귀엽고 깔끔하게 들리는 편이었다. 그만큼 죄르 오케스트라가 각 악기군이 때때로 독주자가 되며 펼쳐지는 어메리칸 스타일의 헝가리 춤곡을 맛깔스럽게 연주했다는 뜻이다. 1악장 베이스와 첼로저음의 4도 상행음과 현악기 고음의 붓점과 당김음, 2악장 바순 6도화음의 익살스러움, 3악장 하프 글리산도의 몽환적 분위기, 4악장 반음계와 온음계가 섞인 이국적인 선율, 5악장 목관의 푸가토까지 다채로운 음형동작의 향연에 관객의 귀는 앵콜의 헝가리 무곡 1번으로 호강하고 있었다. 

 

 

▲풍월당 기자간담회에서의 류재준 작곡가(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 박순영


오래 전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류재준 작곡가는 24일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환경은 자연환경보다는 오히려 인간자체를 환경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예전에는 물을 사먹는다는 개념이 없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물을 사먹지 않느냐. 지구가 온난화되어서 늦었다고 하지만 우리 후대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 이번 페스티벌 각일 주제와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상기할 수 있도록 했고, 특히 26일 공연 프로그램은 펜데레츠키 선생님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간담회 중간에 그의 피아노협주곡 3악장을 감상하는 시간 또한 가졌다.

 

그는 "이런 페스티벌을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전부터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내년에는 모스크바 심포니 등 준비가 되어있다. 매해 수교국가와 대사관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이번에도 헝가리 연주단 비용은 모두 헝가리 측에서 다 감당해 줬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내 사비도 항상 많이 들고 있다"면서 "올해 아르코 측에서 지원금이 대폭 삭감되어 8천만 원만 받게 된 것은 무척 유감이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2009년 처음 개회해 매해 열린 서울국제음악제는 한국에 전 세계 고급 클래식동향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1월 12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일정에 내일인 25일 금요일은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클라리네티스트 피터스타인과 피아니스트 라쉬코프스키의 듀오리사이틀이 일신홀에서 열린다. 토요일 26일은 예술의전당에서 류재준의 스승이자 교향곡 5번 '한국'을 작곡해 국내연주하기도 한 거장 팬데레츠키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성 누가 수난곡'이 '사람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공연으로 모두 한국초연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현대음악의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6)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와 26일 음악회에 지휘로 참석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방한하지 못했다. 이에 지휘는 폴란드 지휘자 마쉐 투랙이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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