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쥬세피나 피운티와 돈호세 역의 테너 잔카를로 몬살베 ⓒ 문성식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치명적인 사랑의 유혹과 갈등을 표현한 오페라하면 단연 비제의 <카르멘>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공연된 솔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소영)의 <카르멘>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집시여인의 광적인 사랑과 순수한 청년의 사랑을 보면서 겨울을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오페라 카르멘 전체에 계속적으로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들 덕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이 오페라는 볼수록 어떻게 이런 인간의 질투와 갈망을 표현한 단순한 스토리를 최대치로 아름답게 표현했는지 작곡가 비제에 대해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감탄은 솔오페라단의 공연에서 온 것임은 당연하다. 이번 공연의 티켓이 매진된 것이나 공연장 로비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객들의 모습에서 카르멘과 솔오페라단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솔오페라단의 프로덕션은 국내외 최고 스텝진과 일반 시민층까지 두루 포용하여 지역기반의 민간오페라단이 할 수 있는 역량을 잘 발휘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공연의 연기자 배역에 일반시민이나 애호가층이 연습에 참여한 후 무대에 설 수 있게 하여,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한국의 시민들이 교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초호화의 스텝진 또한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주었다. 연출가 쟌도메니코 바카리를 14일 드레스리허설에서 보니, 합창단과 연기자의 동선체크나 카르멘이 치마를 어느 정도 들어올릴지 등 무대 위를 직접 다니며 세밀한 부분까지 지도하며 연기자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덕분에 1막에서 동네여인들이 싸우며 지르는 비명소리 등은 그 어떠한 합창보다도 합창답게 들리기도 하고, 4막의 군중씬 등에서 합창단과 연기자의 빠른 입장과 퇴장 등 오페라에서 중요한 역동성이 살아나고 있었다. 


반면 4막에서 돈호세가 카르멘을 찌르는 장면이나 1막 마지막에 카르멘이 돈호세를 유혹하고 도망가는 장면 등에서는 조금 더 무대적으로 극적 장치로 긴박감을 느끼게 하기를 관객은 기대할 텐데, 이번연출은 자연스럽고 순식간에 벌어지는 실제 현실과도 같은 방식이라 호불호가 엇갈릴 수도 있었다. 한편, 알베르토 베로네지는 서곡의 템포를 몰아붙여 다소 빠른 듯이 느껴졌으나, 공연이 진행되면서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최고의 호흡으로 풍성한 오케스트라 음향을 선사했다. 


▲ 바리톤 엘리아 파비앙이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 문성식


15일 공연에서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쥬세피나 피운티는 풀어헤친 헤어스타일부터 집시 감성을 풀풀 풍겼다. 이번 공연에서 끈적한 불어발음이나 농염한 연기, 그리고 특히 점호소리에도 연인 돈호세를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장면에서는 ‘카르멘이 저렇게 응석쟁이에 미치광이구나’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캐스터네츠를 치며 춤추는 노래에서는 그 어떤 다른 카르멘의 캐스터네츠보다도 맛깔났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돈호세역을 맡은 잔카를로 몬살베는 순수한 청년이 사랑에 이끌려 파국에 치닺는 전개를 발성과 연기로 잘 살려주었다. 유튜브에 잔카를로 몬살베(Giancarlo Monsalve)를 검색하면 ‘La fleur que tu m'avais jetée, (with pianissimo diminuendo) Carmen 2015’라고 검색까지 되는 바, 보통의 테너가수에게서는 힘든 높은음을 부르면서 피아니시모로 아주 작게 부르는 최고의 기교로 떨리는 감정선을 너무나도 멋지게 보여주었다. 1막부터 2막까지는 우유부단한 돈 호세이기에 속으로 머금는 창법을, 이후 3막과 4막은 팽팽하게 내지르는 창법의 대비가 좋았다. 


바리톤 엘리아 파비앙은 ‘투우사의 노래’ 등에서 힘차고 정열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로  어필했으며, 미카엘라 역 소프라노 김은희는 유명아리아 ‘이젠 두렵지 않아요(Je dis que rien ne m’epouvante)’로 돈 호세를 사랑하는 애뜻하고 절절한 마음을 잘 전달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베이스 이대범(주니가 역), 소프라노 박현진(프라스키타 역), 메조 소프라노 김주희(메르세데스 역), 바리톤 이태영(모랄레스 역), 테너 민경환(단카이로 역), 테너 구본진(레멘다도 역), 그리고 일반인으로 벨라비타 성악&오페라 과정으로 이번무대에 오른 바리톤 기호성(릴리아스 파스티아 역) 모두 이번 공연을 살린 주역들이었다. 


16일 공연 캐스팅에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추희명, 돈 호세역의 세계적인 테너 다리오 디 비에트리, 에스카미요 역 바리톤 우주호 또한 15일 캐스팅과는 또 다른 개성의 색깔로 공연을 힘차게 이끌었다. 또한 이번무대에는 위너오페라합창단, LK오페라무용단, 송파소년소녀합창단, 브릴란떼어린이합창단이 최고의 실력과 재능으로 함께해 공연을 빛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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