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 박순영기자] New Music Group '예음'이 오는 12월 27일 서울시민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와 마임을 접목한 작품발표회를 연다.
슈베르트의 감성적인 음악과 뮐러(Wilhelm Müller)의 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겨울나그네’는 독일 가곡의 정수로 오랫동안 기억되어 오면서 여러 작곡가들에 의해 재탄생되었다. 이번 New Music Group '예음'의 공연은 원작 시를 기반으로 하여 가곡이 아닌 새로운 음악극 형태를 통해 낭만 시를 재해석하여 현대적이고 자유로운 음향적 접근을 시도한다. 다양한 매체와 기술이 가능한 오늘날 현대사회의 정신적 나그네가 될 수 있는 우리들에게 낭만적 시 감성을 통해 공감을 끌어냄과 동시에 새로운 음악에 대한 방향과 가능성을 선보일 것이다.
2015년 창단한 '예음'은 2019년 8월 <현대 '판'소리- 간> 공연으로 영상과 클래식 악기가 접목하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선보이는 등 재미있는 현대음악 공연, 미술, 연극, 무용 등 다른 예술분야와의 협업을 통한 창작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모토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전문 음악인들만 찾는 음악회를 넘어서 일반인들도 즐겨찾는 공연을 만들어가고, 현대음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New Music Group ‘예음’ 작품발표회>
마임이 있는 음악회 : 겨울여행
일시 : 2019년 12월 27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 : 시민청 바스락홀
연주: 마임/ 이정훈, 플루트/ 오병철, 색소폰/ 김태영, 아코디언/ 전유정
참여작곡가: 김봄이, 박명훈, 박수정, 이수진, 장춘희
Program
1. 안녕히 (Gute Nacht) for Flute Solo/ 김봄이
2. 얼어붙음 (Erstarrung) for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김봄이
3. 봄날의 꿈 (Frühlingstraum) for Flute and Alto Saxophone/ 장춘희
4. 도깨비 불 (Irrlicht) for Flute, Soprano Saxophone and Accordion/ 박명훈
5. 휴식 (Rast) for Alto Saxophone Solo/ 박수정
6. 마을에서 (Im Dorfe) for Flute,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7. 폭풍의 아침 (Der stürmische Morgen) for Flute,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장춘희
8. 환상 (Täuschung) for Flute and Alto Saxophone/ 이수진
9. 무덤 (Grab) for Flute,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이수진
10. 거리의 악사 (Der Leiermann) for Accordion Solo / 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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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히 (Gute Nacht) for Flute Solo/ 김봄이
연인의 집 앞, 그녀의 창문을 바라보며 머뭇머뭇 뒷걸음질하여 발걸음을 옮기는 그, 조금 멀어졌다 싶으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다시 떠나는 그, 그렇게 이별을 고하는 화자의 감정을 플루트 솔로로 풀어내 보았다.
특히 하층부에서 지속하는 D음의 오스티나토는 화자의 발걸음을 묘사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단조의 느낌으로 곡이 진행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장조의 느낌으로 전환하는 것은 원곡의 조성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다.
2. 얼어붙음 (Erstarrung) for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김봄이
커다란 얼음 속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 곡이다. 그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깨고 나가려고 계속 시도하지만, 한쪽을 깨고 돌아서면 다시 얼어붙어 버리고 다른 한쪽을 깨고 돌아서면 또다시 얼어붙어 버리고를 반복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코디언의 고음은 빛을 받아 쨍하고 빛나는 얼음 조각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3. 봄날의 꿈 (Frühlingstraum) for Flute and Alto Saxophone/ 장춘희
나는 꿈에 봤다
찬란한 봄의 꽃밭을
나는 꿈에 봤다
푸른 벌판의 새소리
닭이 우는 소리에
꿈을 깨고 나니
추운 밤하늘에는
까마귀가 울었다
유리창에 고엽을
누가 그렸을까
겨울에 꽃을 꿈꾼
나를 비웃으려나
나는 꿈에 봤다
변함 없이 사랑을
아름다운 소녀의
미소와 키스를
닭이 우는 소리에
마음이 식고 나니
나는 홀로 앉아서
꿈을 쫓고 있었다
다시 눈을 감으니
가슴은 아직 뛴다
창에 그린 고엽이
푸르를 때는 언제
연인을 가슴에
안을 때는 언제
4. 도깨비 불 (Irrlicht) for Flute, Soprano Saxophone and Accordion/ 박명훈
슈베르트의 원곡에 사용된 화음과 음형을 부분적으로 재해석하여 사용하였다. 뚜렷하지 않은 형체의 움직임을 표현하려 했으며 갑작스런 진행과 반전효과를 주려 하였다.
5. 휴식 (Rast) for Alto Saxophone Solo/ 박수정
추위에 지친 청년은 아무도
살지 않는 오두막을 발견하고
휴식의 장소를 찾는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좀처럼 쉬지
못하고 괴로움으로 들썩인다.
“몹시 지친 나는 숯 굽는
오두막에서 휴식의 장소를
찾았다. 그러나 몸은 쉬지
못하고 싸움을 계속해온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타오르듯이 욱신거린다.”
6. 마을에서 (Im Dorfe) for Flute,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개가 짖는 마을을 지나가는 청년의 고독한 모습에 적막함이 감돈다. “개가 짖고 사슬이 울린다. 사람들은 모두 잠자리에 든 채, 평소 지니지 못한 갖가지 것을 꿈꾼 뒤, 좋건 싫건원기를 되찾는다. 다음날 아침이면 모두 사라진다. 이제 그들은 분수껏 즐기고 나머지 소망은 잠자리 속에서 찾기 바란다. 잠 이룰 줄 모르는 개여, 나를 짖어 내쫓으라! 이 잠의 시간에 나를 쉬지 못하게 해다오. 온갖 꿈을 다 꾸어 본 내가 잠든 사람들 틈에서 무슨 볼일이 있겠는가?” 다른 악장에 등장하는 ‘우편마차’까지 포함하여 마을에서부터 들리는 소리(플루트,아코디언 역할)와 그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남자(색소폰)를 표현한 곡이다.
7. 폭풍의 아침 (Der stürmische Morgen) for Flute,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장춘희
광란의 폭풍우 하늘을 씻고
흩어진 구름들 몸부림 친다
그 구름 꿰뚫는 붉은 번갯불
이런 아침일수록 내 마음 같아
처절한 모습은 내 자신 같아
황량한 겨울, 준엄한 겨울
처절한 모습은 내 자신 같아
황량한 겨울, 준엄한 겨울
8. 환상 (Täuschung) for Flute and Alto Saxophone/ 이수진
차라리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 비참한 현실을 잊는 기분. 스스로 힘든 현실을 탈피하고자 만들어낸 환상. 절망으로부터 시작된 환상인 것이다. 현실에 대한 절망이 환상을 불러낸다. 빛의 환상을 따라가던 청년은 그곳에 연인의 집이 있음을 본다. 친숙한 한 줄기 빛이 내 앞에서 춤을 춘다. 그 빛을 여기저기 뒤쫓는다. 얼음과 밤과 공포 저편에 즐겁고 따뜻한 집을 보여준다. 거기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거짓 환상만이 내 유일한 차지이다.
9. 무덤 (Grab) for Flute, Alto Saxophone and Accordion/ 이수진
괴로움의 끝에 죽음을 생각하는 젊은이의 모습.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스스로를 무덤에 갇히도록 한다. 그럼에도 무덤에서 절망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며 나오려는 힘없는 몸짓을 해보지만, 결국은 무덤에서 모든 희망을 버리고 스스로를 갇히게 한다.
10. 거리의 악사 (Der Leiermann) for Accordion Solo/ 박명훈
멀리서부터 가까이 들려오는 듯한 도입부. 이 도입부는 지속음이 아닌 절뚝거리는 듯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강렬한 느낌의 코드가 울린 후 긴 섹션으로 도입하는데, 이 긴 섹션은 음량이 작고 연약한 소리와 엑센트가 붙은 강한 바람소리가
믹스되어 있다. 불규칙한 리듬의 짧은 음가로 이루어진 원곡(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의 멜로디가 해체되어 늘어져 있는 상태에서 가늘고 긴 고음의 코드의 지속음으로 곡이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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