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무용단의 '아Q'. 주인공 아Q가 붉은색 장미칼을 몸에 한가득 맞은 채 걸어가고 있다.
ⓒ 국립현대무용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단장 홍승엽)이 ‘아Q'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12월 27일부터 30일까지 공연중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국립산하단체 중 가장 늦게 지난 2010년 출범 이래 ‘블랙박스’(2011), ‘호시탐탐’(2012) 등 우수한 창작작품과 레파토리 개발 등 현대무용의 대중화를 실천하고 있다. 이번 ‘아Q’는 중국 루쉰의 작품 ‘아Q정전’(1921)에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모티브에 착안하여 홍승엽 단장이 이끌어 온 ‘댄스시어터 온’에서 홍단장의 안무로 2008년부터 공연을 시작하여 업그레이드를 거듭해온 작품이다.

공연시작 전부터 이미 공연은 ‘시작’되고 있었다. 검은 중국풍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관객석 곳곳에 위치해 있다가 관객이 입장하면 다가가 갸우뚱한 표정의 연기를 하며 들고 있던 장미꽃을 건네주는 형식이었다. 

장미꽃의 의미는 공연을 보면 알게 된다. 본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에는 흰 사람모양의 인형 세 개가 눕혀져 있고 무용수 세 명이 죽은 듯이 쓰러져 있다. 그 앞에서 주인공 아Q가 여러 가지 몸짓을 하고 있다. 한 무용수가 나오더니 그 베개인형의 사지와 머리를 칼로 처참히 뜯어낸다. 그러더니 마지막에 총소리가 나며 아Q가 죽는다.

이어 무대 왼쪽에 눈을 검정 테잎으로 가린 사람이 세워지고 아Q가 칼을 던진다. 칼이 꽂히는 자리에 장미가 피어난다. 머리, 어깨의 위, 아래로 8개의 꽃이 피어있다. 음악은 지금까지는 전자음향의 비트성이 강한 음악이었는데, 갑자기 나훈아의 ‘갈무리’가 흘러나오면서 등에 칼이 꽂힌 남자가 여자를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그 여자무용수와 함께 남녀커플 세 쌍이 무대에 등장하고 남자는 엎드려 테이블이 되더니 이어서 다시 주인공 혼자이다. 어느덧 주인공 아Q는 20개의 장미꽃을 칼처럼 몸에 꽂은 채 있다.
   

▲ 국립현대무용단의 '아Q'중. 검은고깔의 까마귀를 형상화한 무용수들의 단체무가
불길한 기운을 표현한다. ⓒ 국립현대무용단

 

얼굴 앞쪽으로 길게 뻗은 원뿔형의 고깔을 쓴 까마귀 무리가 무대 왼쪽 8시 방향으로 늘어선다. 불길하다. 까마귀처럼 머리와 몸을 이리저리 휘젓더니 모차르트 교향곡 39번이 흘러나온다. 그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비트 음악의 군무와 세 마리 까마귀 춤을 지나 무대에는 붉은 드레스의 여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자유롭게 ‘나나나~’, ‘음음~’, ‘으~아’ 이런 식으로 노래 부른다. 그 뒤편으로 젊은 여자가 장미꽃 넝쿨을 끌고 가고, 까마귀들이 그 뒤를 졸졸 쫓아간다.

마지막 장면. 스테플러 소리, 놋쇠소리, 바람소리 등이 한데 어우러진 국악장단 풍의 음악을 배경으로 모든 무용수가 일제히 검은 옷에 등에 칼을 꽂은 채 춤을 춘다. 이 공연 전체에서 춤은 다른 무용 공연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자유를 갈구하는 몸짓도, 사랑의 메시지도, 현대적인 제스처도 아니다. 사지를 휘휘 돌리며 어슬렁어슬렁 무언가를 위협하고 위협을 받는 듯한 다소 섬뜩함이 상상되는 몸짓이다. 이내 이들은 하나씩 바닥에 쓰러지더니 모두 다 죽는다.

막이 내리고 다시 조명이 들어오면 무용수들은 어슬렁어슬렁 일어나서 엉거주춤 멍한 자세인 채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한다. 관객들은 공연 전 받았던 장미꽃을 무용수들에게 화답의 의미로 던졌다.

중국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인간의 소외를 그린 장 루쒼 원작의 ‘아Q정전’의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기보다는 거기서 인간의 소외를 넘어 그것을 야기한 ‘어리석음’이라는 주제를 칼, 장미, 고깔 등으로 상징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었다. 따라서 칼, 꽃, 고깔 등 장치의 사용과 검정, 흰색 의상 안에 일체된 중국 옛시대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부분은 이해가 쉬운 면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인간소외를 표현한 중국풍의 정서가 다소 섬뜩하고 기이한 면도 있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아Q'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12월 30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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