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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 글로리아오페라단 '사랑의 묘약'

오페라

by 이화미디어 2019. 5. 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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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5월 17일부터 6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중이다. 그 화려한 막의 첫번째는 바로 글로리아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의 <사랑의 묘약>이다. 첫날 공연에 1층을 비롯해 2층, 3층까지 많은관객이 모였다. 이탈리아 최고 예술인상인 '카발리에리 훈장'에 빛나는 마르코 발데리의 지휘에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벨칸토오페라의 복잡한 기교를 충분히 살렸다. 또한 보드빌 극장을 표현한 무대디자인으로 시선을, 서곡에 우아한 발레로 분위기를 잡았다.

네모리노 역 테너 알렉산드로 루치아노는 목을 누르는 창법이라 2층에서는 다소 전달이 덜되긴 했어도 청아한 음색을 가진 테너였다. 세련된 의상과 단발헤어스타일의 소프라노 이리나 로아나 바이안트는 곧고 탄력있는 음색으로 여주인공 아디나를 시원하게 잘 표현했다.

또한 이날의 또다른 주인공은 사실상 바리톤 박경준과 베이스 유준상이었다. 아디나를 쟁취하려는 벨코레 역 바
리톤 박경준은 눈썹선에 딱 맞춰 딱 눌러쓴 군모의 타이트함이 군인캐릭터를 잘 표현했으며, 풍채만큼 우렁차고 중후한 목소리에 벨칸토 오페라의 멜로디와 기교까지 완벽하게 선보여 저정도 군인이면 어느 여심이 안 넘어가겠나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둘카마라 박사 역의 베이스 유준상 또한 마법사 같은 나비넥타이에 연미복이 돋보이며, 시원하고도 팽팽한 목소리로 네모리노에게 사랑의 묘약을 파는 간교하고도 코믹한 역할을 잘 선보였으며, 아리아 후 우렁찬 브라보를 받았다.

2막 4장도 흥미로웠다. 무대 위에서는 잔네타 역 소프라노 이희진과 동네처녀들 앙상블(메트오페라합창단)이, 무대아래 여자무용수들과 서로 점대칭으로 어긋나게 움직이며 "네모리노의 사촌아저씨가 죽으면서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비밀스럽게 웅성이는 장면인데, 감각적이면서도 세련된 연출이 이날 연출가 프란체스코 벨롯또가 과연 이탈리아에서 도니제티 오페라를 150여회이상 연주하며 도니제티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으며, 도니제티생가 박물관장,도니제티 극장의 예술감독 겸 극장장과 축제위원장을 지낸 그의 이력이 실감이 났다.




<사랑의 묘약>의 원작의 19세기 시골농부와 지주의 딸 이야기를 벨로또는 1920년대 무성영화 상영극장의 전기공과 극장주인으로 바꾸었다. 무대는 극장과 마을을 표현한 회전식 무대를 정면과 후면, 45도 각도로 다양하게 활용하였다. 정면빛이 아니라 역광으로 각 인물의 내면심리를 노래하는 극의 흐름을 잘 드러냈으며, 이는 주인공들이 극중 극, 무대속 무대에서 역할을 하는 것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었다.

테너 알렉산드로 루치아노는 바리톤과 베이스, 심지어 소프라노와 함께 중창을 할 때에 구분이 안 갈 정도는 아니지만, 음량면에서는 확실한 약세를 보였다. 때문에 2막 7장의 유명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는 이 작품에서 이 테너의 실력을 드러내주는 유일한 창구처럼 보였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있듯이 감미롭고도 충만한 감정으로 잘 표현해주었다. 그래도 워낙 이날 무대셋트가 무대속 무대라 관객석에서 훨씬 더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테너의 소리가 작게 들렸지만, 다른 주역들은 2층에서도 충분히 크게 들렸던 것을 감안하면 그의 성량은 작은것임에 분명하였다.

이상하고도 궁금한 점은 연주내내 작은 목소리였지만, 극 후반 아디나의 사랑을 얻은 직후부터는 진짜 목소리로 힘주어 크게 발성하는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어쩌면 이날 테너 알렉산드로 루치아노의 다소 작았던 성량은 우유부단하고 제목소리를 못내고, 돋보이는 아리아도 '남몰래' 눈물 흘린다는 꿈쟁이 네모리노 캐릭터에 부합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었나하는 추측도 해본다.

사실은 포도주에 지나지 않는 '사랑의 묘약'과 네모리노의 유산획득 소문의 덕분으로, 네모리노는 마침내 아디나의 사랑을 쟁취하게 되는데, 관객들이 더욱 들떠서 무척 동감해주며 좋아하고 있었다. 어리둥절하는 벨코레에게 둘까마라 박사가 이를 놓칠세라 또다시 가짜 사랑의 묘약을 권하는 노래에서 무대 뒷편에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이번 연습장면이 흑백무성영화로 빠르게 깜짝 상영되면서 한층 즐거운 축제분위기를 연출하며 극은 즐겁게 마무리된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2020년 9월 4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올릴 예정이다. 한편,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18일(토)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진행한다. 여기에는 4월부터 5월초까지 오페라 솔로 및 이중창 영상을 카톡전송해 선발된 참가자도 함께 무대에 서게 된다.

다음으로 오페라극장에서 호남오페라단의 지성호작곡 <달하, 비취시오라>(5/24-26), 노블아트오페라단 <나비부인>(5/31-6/2),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 (6/8-9), 자유소극장에서 박창민 작곡의 <배비장전>(5/24-26), 선이오페라앙상블의 <코지 판 투테 - 여자는 다 그래>(5/31-6/2) 가 공연된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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