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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예술의전당 콘서트오페라 '토스카', 해외 현지 오페라 같은 감동

오페라

by 이화미디어 2019. 5. 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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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니퍼라울리(토스카 역), 테너 마시모 조르다노(카바라도시 역),
바리톤 루치오 갈로(스카르피아 역)의 호연으로 콘서트로도 오페라 몰입에의 감동을 전달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4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된 콘서트오페라 '토스카'는 바야흐로 공연의 달 5월을 맞이하며 4월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회째인 예술의전당 콘서트 오페라시리즈는 올해 메트로폴리탄에서 활약하는 소프라노 제니퍼 라울리와 지휘자 존 피오레, 그리고 독일과 이탈리아 등 오페라 본고장에서 맹활약중인 마시모 조르다노, 루치오 갈로 이렇게 세계 최정상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기대와는 별개의 쳇바퀴 현실 4월의 마지막날, 각종 공과금과 카드값 계산의 복잡한 머리상태에 또 남편기자가 리뷰기사를 써야할 공연 하나를 잡아놨구나 하는 억울한 심정으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도착했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하고, 푸치니 작곡 오페라 <토스카>의 숙명적이고도 웅장한 하행 4음음계가 울려퍼지자 마치 이태리 현지 야외오페라를 보는듯한 고귀함에 피로가 싹 달아났다. 그 기분은 바로 "나 4월 성공했쓰~!" 이런 기분.

무대벽에 성당의 창문과 첨탑 조명, 화가 카라바도시가 그리고 있는 마리아상의 얼굴 영상이 분위기를 살린다. 또한 왼쪽 아래무대의 성수와 오른쪽 한켠에 그림 그리는 계단이 운치를 더한다. 여기에 존 피오레 지휘에 서울시향이었는데, 지휘자의 풍모만큼이나 지휘자의 몸에서 시작된 음 에너지가 지휘봉을 통해 전달돼 오케스트라의 역량과 기량, 음색이 뽑아져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은 기분 탓인지 이날 제대로 처음 느낀것 같다.

오페라 ‘토스카’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느낄 무렵, 쫓기는 안젤로티 역 베이스 이두영의 중후하고 탄탄한 음성과 성당지기 역 베이스바리톤 성승민의 팽팽하고도 중후한 음색도 좋았다. 이어  주인공 화가 카라바도시 역 테너 마시모 조르다노가 ‘오묘한 조화(Recondita armonia)’를 부르자, 그 감미롭고도 두터운 강약의 조절, 고음에서 힘 있는 열창에 관객들이 열렬히 박수로 화답했다.

또한 토스카 역 제니퍼 라울리가 등장하자 무대가 더욱 화사해졌다. 그녀의 부드럽고 포용력있는 감미로운 음색은 조르다노와의 듀엣에서나 솔로에서나 사랑스러웠다. 미미가 마리아 그림에 질투를 느끼며 눈동자만큼은 자신의 눈동자처럼 갈색으로 해달라며 세번이나 확인할 때의 표정이나 제스처도 세밀했으며, 이에 곤혹스럽지만 연인을 안심시키는 카라바도시의 대답도 그 뉘앙스를 잘 살려 관객들을 공감시켰다. 1막은 완전히 브라보로 일관되었다.

 

루치오 갈로(스카르피아 역)는 온 몸과 얼굴로 음악이 그로부터 뽑아져나와
오케스트라로 소용돌이치는 것같은 몰입과 파워를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을 압도하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스카르피아 역 루치오 갈로였다. 스카르피아로부터 시작된 음상이 오케스트라로 뻗어나가 큰 굉음으로 소용돌이치고 이 둘이 한몸인것만 같은, 내가 이런 경험은 거의 처음하는 느낌이었다. 그는 얼굴을 가득 찌푸리기도 하고, 온몸에서 모든 에너지와 힘을 동원하여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표정이나 행동이 큰데도 전혀 과장되어 보이지 않았으며 또한 그의 그러한 노래로 인해 그가 토스카를 향한 병적인 사랑과 파괴적인 힘이 오히려 진실하고 절실해 보이기까지 했다. 추기경의 행렬과 합창 테데움, 스카르피아가 함께 부르는 ‘요원 세 명, 마차 한 대(Tre sbirri, una carrozza) 노래는 웅장함과 증화음의 힘이 넘치며 화려하게 1막대미를 장식했다.

2막에서 연인을 살리기 위해 스카르피아와 거래를 하는 토스카가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Vissi d'arte, vissi d'amore)’는 인생의 슬픔과 아름다운 선택이 절절히 느껴져 관객의 박수갈채가 대단했다. 푸치니 토스카 전반에서 들리는 솔, 파, 미b, 레의  4음 하행음계는 3막에서는 상행음계로 드러난다. 희망을 뜻하는 것일까. 마지막 3막, 비장함은 조르다노가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에서 최상이다. 그 편지를 통한 흐느낌과 주체할 수 없는 슬픔, 연인을 향한 사랑의 감정이 충만하게 표현되었다.

용감한 토스카는 결국 스카르피아를 향해 결단을 내린다. 순식간에 죽일때 배 한번, 등 한번 찌르는 그 힘도 정말 실감난다. 역사적으로 토스카 소프라노들에게 간혹 부상도 안겼던, 군인들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가 뛰어내리는 마지막 장면의 처리 또한 압권이다. 실제로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붉은색 전체조명에 하이라이트 조명을 받은 토스카가 하늘을 쳐다보면서 두 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따라오던 군인이 저 아래를 한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장렬한 죽음을 암시하면서 비장한 음악과 혼연일체가 되어 무척 감명 깊었다.


공연을 다 보고 프로그램지의 연출노트를 보고 나니 연출의 스티븐 카르가 말한대로 토스카의 다양한 감정의 요소 자체와 음악에 집중해 간결하고도 진정한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오페라의 무대미술, 의상, 연기 등 모든 것의 출발은 그 위대한 음악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또한 오페라의 노래는 사실은 음악에 말을 얹어놓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감동깊게 느끼게 된 뿌듯한 하루였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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