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LG아트센터 CoMAS14, 2014년 첫 번째 기획공연 '키스 앤 크라이'가 3얼 6일(목)부터 9일(일)까지 공연된다.
'토토의 천국''제8요일'등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벨기에 출신 유명 영화감독 자코 반 도마엘의 첫번째 무대 작품인 '키스 앤 크라이'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가슴 저릿한 사랑의 기억을 다루고 있다.
미처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떠나 보낸 사람, 꺼내기 아픈 기억으로 가슴 아픈 한켠에 묻어두었거나, 생각만 해도 행복했던 기억들로 가슴이 벅차오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아득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간 사람들.. 한 때 사랑했던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자코 반 도마엘(Jaco Van Domael, 1957년 생 / 벨기에)과 그의 부인이자 안무가인 미셸 안느 드 메이(Michèle Anne De Mey, 1959년 생 / 벨기에)는 기술과 인간 감성이 만나는 방법으로 한 여인이 평생에 사랑했던 다섯 명의 연인에 대한 사랑의 기억을 그려내고 있다.
본래 '키스 앤 크라이'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자신의 점수를 기다리며 코치와 앉아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마음을 졸이며 앉아있는 그곳에서 짧은 순간 동안 선수들은 기쁨에 웃고 키스하고, 때로는 안타까움에 울음을 터뜨리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하게 된다. '키스 앤 크라이'는 작품 내에서도 주인공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 공간에서 공연의 제목을 따왔다.
작은 것에서 출발해 거대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는 자코 반 도마엘과 미셸 안느 드 메이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키스 앤 크라이'는 벨기에 유명 작가 토마 귄지그(Thomas Guinzig)가 쓴 단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무용수, 촬영감독, 조명감독, 미술감독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다양한 예술가들을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이들과의 협업으로 영화와 연극, 무용, 문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탄생했다. 특히,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영화배우 유지태가 내레이터로 참여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먼저 무대 상단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세트처럼 복잡하게 짜인 무대 위에는 두 명의 무용수, 모형 기차, 물을 채운 수조, 그리고 몇 대의 카메라와 여러 명의 스태프 등이 보인다.
잠시 후 무대 위에서 '움직임'이 시작되면 카메라는 분주히 이를 촬영하여 스크린에 투사한다. 여기에 미리 녹음된 내레이션과 음악이 더해지고, 영상은 한 편의 서정적인 영화로 탈바꿈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함과 동시에, 그 영화가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목격하게 된다.
그 동안 '박수칠 때 떠나라'(2000), '오프닝 나이트'(2011) 등 LG아트센터가 선보인 일부 연극 공연에서도 라이브로 촬영한 영상을 공연에 활용한 바 있지만, 이러한 영상은 극을 이끌어 가기 위한 보조적 수단에 머물렀다. '키스 앤 크라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의 영화를 만들고, 그 과정과 결과를 모두 무대 위에서 펼쳐 보이는 방식으로, 이러한 형태의 공연이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키스 앤 크라이'의 가장 중요한 표현 방식은 '손가락 춤'이다. 두 무용수 미셸 안느 드 메이와 그레고리 그로장(Grégory Grosjean)은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을 통해 '춤'과 '연기'를 선보이는데, 그 세밀한 움직임 속에 설렘, 두려움, 열정, 그리움 등 인간의 갖가지 감정을 표현한다. 또한, 수조 안에 잉크가 퍼지고, 작은 모형 기차가 순환하는 등,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의 '크기'는 아주 작지만, 그것이 만들어내는 화면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국내 관객을 위해 한국어로 새롭게 녹음될 내레이션은 영화배우 유지태가 참여했다. 자코 반 도마엘은 유튜브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배우,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유지태를 내레이터로 선택했고, 화상통화를 통해 직접 디렉션을 주며 녹음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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